직접 경험을 추월한 기술 매개의 경험
김신성 2025. 5. 24. 06:01
경험의 멸종/ 크리스틴 로젠/ 이영래 옮김/ 어크로스/ 1만9800원
일상 곳곳에서 직접 경험이 사라지고 있다. 대면 소통은 불편한 일이고,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의 도움 없이 길을 찾는 일은 미련해 보인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이다. 이제 단순히 경험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기술로 매개된 경험은 직접 경험보다 더 우선시되고 있다. 1년 동안 소셜미디어 사용을 중단할 것인지 아니면 투표권을 포기할 것인지 선택하라는 질문에 10대 사용자의 64%가 투표권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저자는 기술로 매개된 경험이 직접 경험을 추월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한다.

경험은 ‘겪는’ 일에서 ‘보는’ 일로 옮겨가고 있다. 여행지의 모습보다 여행을 떠난 자신의 모습을 중계하고, 동영상을 보는 자신의 모습을 다시 촬영한 리액션 영상을 게시한다. 직접 경험이 박탈된 사회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직접 경험을 체험해 보려는 시도인 셈이다. 우리는 더 이상 경험으로부터 현실을 배우지 않는다. 대신 가상의 체험을 통해서 실제 경험을 모방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김신성 선임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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