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마다 ‘탑승 전쟁’... 영종하늘도시 버스 정류장 [현장, 그곳&]
인구 매년 느는데 버스 증차 부족... 市 “2개 노선 개통, 대책 조속 마련”
“질서도 없고 난장판 그 자체에요. 버스 배차 간격이 워낙 길어 놓치면 안되니, 전쟁이 일어나는거죠.”
지난 23일 오전 7시25분께 인천 중구 중산동 한 아파트 후문의 버스 정류장. 이른 시간임에도 직장인들과 학생들이 휴대폰을 보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평온하던 버스 정류장은 영종도와 송도를 오가는 320번 버스가 도착하자 전쟁터로 변했다. 서로 먼저 타려는 승객들이 버스가 채 멈추기도 전에 차로로 내려섰고, 버스 문이 열리자 남녀노소 없이 경주하듯 버스로 몰려들었다. 서로 부대끼는 과정에서 짜증 섞인 탄식 소리가 터져 나오고 승객들 간 자칫 싸움이 벌어지진 않을까 긴장감마저 돌았다.
버스를 먼저 타기 위해 일찍 나오고도 뒤로 밀린 승객들은 한숨을 내쉬며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 A씨(30)는 “가뜩이나 배차 시간이 길어 출퇴근 시간마다 붐비는데 줄을 서는 문화도 자리잡히지 않아 서로 눈치보며 탑승 경쟁이 벌어진다”며 “버스가 오면 ‘우르르’ 몰려 타다 보니 안전사고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비슷한 시각, 인근 다른 아파트 정류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승객들은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서지도 않았고 버스가 곧 도착한다는 안내가 전광판에 나오면 차로로 몰려들었다.
영종도 지역 주민들이 인구는 매년 증가하는데 반해 버스 증차는 충분하지 않아 출·퇴근 시간 혼잡 등이 심화되며 안전사고까지 우려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영종도 인구는 지난 2020년 이후 매년 4천700명 이상 증가, 올해 3월 기준 13만2천175명(외국인 포함)에 이른다.
하지만 영종도 내 중·장거리를 운행하는 320번과 206번, 202번 등 간선버스들은 평일 배차 간격이 16~25분에 이를 정도로 길다.
중구는 영종하늘도시 주민들 교통 편의를 위해 버스 운행 대수를 꾸준히 늘리고 있지만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영종지역은 인구가 계속 늘고 있는 데다 인천공항 이용객들까지 많아 충분한 버스 증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태완 도로교통공단 인천지부 교수는 “인구 증가세가 가파르고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도에는 버스 추가 투입과 배차 시간 단축, 운전기사 증원 등 대중교통 개선에 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 다른 지역에 비해 영종도를 신경 쓰고 있다. 올해도 6개 신규 노선 가운데 영종도에 2개 노선을 개통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종지역 주민들의 민원을 고려해 출퇴근길 혼잡이라도 우선 줄일 수 있도록 빠른 시일 내에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박상후 기자 psh6554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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