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1분기 킥스 줄줄이 하락…금리·규제에 자본건전성 비상

배규민 기자 2025. 5.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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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별 지급여력비율 현황/그래픽=윤선정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금융당국 권고 수준인 150%를 밑도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당국이 권고 기준을 130%로 낮춰 급한 불은 일부 껐지만 금리 하락과 규제 강화로 인해 자산건전성 관리에는 여전히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는 중소형 보험사는 물론 대형사들도 킥스 하락세가 뚜렷하다. 빅3 생보사 중 하나인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분기 킥스가 150%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2023년 말 193.78%에서 지난해 말 164.16%로 하락한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가 이어진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도 200%대 중후반을 유지하던 이전과 달리 1분기에는 200%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도 지난해 말 163.7%에서 8.7%포인트 하락해 1분기 155%를 기록하며 간신히 150%대를 유지했다. 동양생명은 하락폭이 가장 컸다. 2023년 말 193.4%였던 킥스는 지난해 말 155.7%로 하락했고, 올해 1분기에는 127%로 떨어져 66.4%포인트 감소했다.

아직 공시 전이지만 지난해 말 킥스가 150%대였던 중소형 보험사들 역시 1분기에는 150%를 밑돌거나 겨우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상황을 고려해 킥스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완화했지만 이 기준은 3분기부터 적용된다. 아직은 150% 이상을 유지해야 후순위채 조기상환 요건 등을 충족할 수 있다. 최근 롯데손해보험 사례처럼 지급여력비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후순위채 조기상환이 어려워지고 향후 추가 자본 조달에도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오는 6월 후순위채 조기상환(콜옵션)을 앞둔 푸본현대생명은 아직 1분기 킥스를 공시하진 않았지만 150%를 맞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이 회사는 6월에 150억원, 9월에는 5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다.

보험업계는 금리 하락과 부채 할인율 인하 등 복합적 규제 요인이 킥스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금리가 하락하면 자산평가액이 증가하지만, 보험부채 평가액은 이보다 더 큰 폭으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가용자본 항목인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줄어들며 킥스가 하락하는 구조다. 실제로 킥스 하락이 두드러졌던 동양생명은 1분기에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이 5000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시행 중인 부채 할인율 인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보험사는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 부채로 계상하는데, 이때 적용하는 이자율이 바로 할인율이다. 할인율이 낮아질수록 현재 부채는 커지고 이는 자기자본 축소와 요구자본 증가로 이어져 킥스 비율 하락을 초래한다.

금융당국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 관계자는 "예상보다 시장 금리 하락이 빠르다는 인식이 있다"며 "향후 부채 할인율 적용 시점에 대해 업계 의견이 모이면 조정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킥스 권고 기준 130% 적용 시점도 최대한 앞당긴다.

시장 전문가들은 앞으로 자산과 부채 간 듀레이션 관리(ALM·자산부채종합관리)가 보험사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본다. 보험사들도 이에 대응해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고 있다. 공동재보험 출재를 통한 리스크 전가, 장기채권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보유 채권 교체 매매 등이 주요 대응책으로 꼽힌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둔 동양생명의 당면 과제는 수익이 아닌 자본관리, 특히 ALM 체계 정비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장기채 매입과 채권 교체가 활발히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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