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왜 아직도 벗지 못할까… 끝나지 않은 '가면의 사회'

코로나19는 끝났지만, 마스크는 남았다. 거리에서, 지하철에서, 강의실에서… 이제는 누구도 마스크 착용을 강요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그것을 벗지 않는다. 한때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방역의 상징이었던 마스크는 이제 '자기 표현'과 '자기 보호'의 도구로 남아 있다.
2022년 9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고, 2024년 5월부터는 병원 등 고위험 시설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더는 의무가 아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마스크를 손에 쥐고, 가방에 넣고, 얼굴에 두른다. 팬데믹은 지나갔지만, 마스크는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의무'에서 '선택'으로… 마스크는 이제 편안함의 상징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지금도 "화장을 안 해서", "미세먼지 때문에", "사람 많은 데 가기 꺼려져서" 등 다양한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온다.
2022년 한국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감염 예방'보다 '표정을 감출 수 있다', '화장을 안 해도 된다'는 점에서 마스크 착용이 더 편하다는 응답이 늘었다.
대학 졸업 후 부산에서 회계 관련 회사에 다니고 있는 김보민(24) 씨는 "자외선 차단이나 민낯 가리기 용도로 마스크를 챙긴다"며 "이제는 필요할 때만 쓸 수 있어서 오히려 더 편하다"고 말했다.

목동에서 학원 강사로 일하는 김자영(25) 씨는 "마스크 덕분에 표정 관리가 쉬워 수업 중 감정을 숨기기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장난칠 때 웃음을 감췄다"며 "없었으면 선생으로서 위엄이 흔들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벗는 게 더 어색해요"… 익숙해진 마스크, 방패가 된 얼굴
한 맘카페에는 "우리 아이는 아직도 마스크를 써야 얼굴이 갸름해 보인다고 한다"는 글이 올라왔고, 댓글에는 "마스크를 벗으면 옷을 안 입은 것 같다고 한다", "익숙해서 벗기 싫어한다"는 공감 반응이 이어졌다.
고등학생 시절 마스크 착용을 지속했던 곽모(18) 씨는 "이제 습관이 돼서 대학에 와서도 계속 쓰고 있다"며 "감기도 덜 걸리는 것 같아 좋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2023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절반 이상(53%)이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해서 계속 쓴다'고 응답했다. 심리적 이유가 컸고, '친구들이 얼굴을 보는 게 불편해서', '마음이 편해서'라는 응답도 많았다.
경남의 초등교사 송모 씨는 "건강상 이유 외에도 마스크 착용이 습관이 된 학생들이 있다"며 "이제는 필수가 아니어도 일상처럼 착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다테마스크'와 교차하는 익명 사회
2021년 일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코로나 종식 후에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겠다고 답했다. 이유는 '외모 콤플렉스', '남에게 나를 드러내기 싫어서' 등이었다.
서경현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개인주의가 강화되며 마스크가 익명성과 심리적 안전을 보장하는 장치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회적 고립이나 소통 단절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호흡기 감염 예방이라는 실용적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이메일 :jebo@cbs.co.kr
- 카카오톡 :@노컷뉴스
- 사이트 :https://url.kr/b71afn
CBS노컷뉴스 김미현 인턴기자 nocutnews@cbs.co.kr
진실엔 컷이 없다
Copyright ©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귀연 삼겹살 합성사진' 올린 박수영, 딥페이크 처발 받는다?[노컷체크]
- 김한규 "여론조사 보수결집? 표심엔 영향 없어" [한판승부]
- '건진 샤넬백' 단서 잡은 檢…김건희 측·통일교 수사 전방위 확대
- '사회' 토론인데…네거티브로 시작해 끝난 '진흙탕 싸움'
- '역대급 할인'이라는 미국채, '안전자산' 맞을까[계좌부활전]
- 이재명 "비방 많아" 김문수 "단일화 절박" 이준석 "관심없다"
- 장예찬 "이준석 총리님" VS 이기인 "국힘은 위헌정당"[지지율대책회의]
- 토론서 소환된 이재명 '가정사 논란' vs 김문수 '전화 갑질'
- 권영국 손바닥에 적힌 '민(民)'…윤석열 '王'자 논란 풍자
- 에너지 두고 "친중"↔"젊은데 올드"…이재명·이준석 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