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법대로"... 대선 막판 갈수록 쌓이는 '고소·고발'

장수현 2025. 5. 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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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120원' 발언 두고 거대 양당 맞고발
허위사실공표·불법자금 수수 등 혐의 다양
'신속 수사' 선거법 사건 증가...국민 피해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뉴스1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막판 경쟁이 격해지면서 대선 후보와 정치권을 겨냥한 고소·고발 사건이 쌓여가고 있다. '정치의 사법화를 피해야 한다'는 그간의 비판 목소리가 무색하게 정치권은 점점 더 수사기관에 기대 상대를 공격하고 있다. 신속 수사가 필요한 선거법 사건이 쌓일수록 국민의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명선거법률지원단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달 12일 이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최소 다섯 차례 고발했다. 김 후보의 △유튜브 슈퍼챗 불법정치자금 수수 △민주화운동 보상금 10억 원 거부 관련 허위사실 유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매수 관련 의혹 △이재명 후보 '커피 120원' 발언 관련 허위사실 유포 △공식 선거운동 기간 전 명함 배부에 따른 부정선거운동죄 등 혐의다.

국민의힘 측도 '고발 공격'을 반복하긴 마찬가지이다.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이 후보 발언에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는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페이스북 글을 민주당이 낙선 목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하자 국민의힘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무고와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맞고발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등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이재명 후보 캠프의 중앙선관위 마크 무단 사용 및 위조 혐의 고발도 이어졌다. 시민단체도 김 후보를 계엄 관련 내란방조 혐의로 고발하는 등 양측 진영을 겨냥한 정치권 바깥의 고발도 누적되고 있다.

이번 대선 국면에서의 과열된 고발전은 예견된 측면이 있다. 최근 정치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선거 때의 고소·고발도 지속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19대 대선 당시 429명이었던 선거법 위반 고소·고발 사건 피의자 수는 20대 대선에선 1,313명으로 폭증했다. 이달 2일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의 지난 대선 TV토론 발언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유죄 취지 파기환송하며 공직 출마하는 후보자는 일반 국민과 달리 '표현의 자유' 허용 범위를 더욱 엄격하게 봐야 한다고 판시한 것도 적극적인 '허위사실 공표' 고발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게 일부 법조계의 판단이다.


신속처리 '선거법' 늘수록 국민은 피해

무의미한 선거법 사건이 늘어날수록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선거일로부터 6개월 이내 종결해야 해, 앞서 접수된 사건 처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막중한 책임이 있는 대선 후보로서 표현에 더 신중하게 된다는 일부 긍정적 영향은 예상된다"면서도 "판례를 악용하려는 목적으로 상당 기간 (선거법 위반) 고발이 늘어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수도권 대학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커피 120원' 맞고발전은 정치를 포기하고 사법의 영역으로 끌고 가는 전형적 사례"라며 "정치의 사법화를 개혁하자는 기조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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