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 결과 본 주요국, 대미 저자세 버리고 버티기 나섰다
트럼프발 관세전쟁 넉 달
![90일간 ‘휴전’을 이끌어 낸 미·중 경제무역 고위급 협상단. [사진 미국 무역대표부 X]](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5/24/joongangsunday/20250524013002837rkso.jpg)
가장 빨리 노선을 튼 건 인도다. 인도는 시종일관 미국에 저자세를 취하면서 가장 먼저 미국과의 협상에 돌입했다. 그러나 인도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온다. 미국이 중국 제품에 대한 관세를 대폭 인하한 데다 자국 내에서 미국에 너무 많은 양보를 하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 중인 것과 무관치 않다고 분석한다.
일본 역시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19일(이하 현지시간) 의회에서 대(對)미 협상 전략에 대해 “기한보다 국익이 우선”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당초 6월 협상 타결을 목표로 했던 일본은 7월 참의원 선거 전까지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EU)도 강경 모드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EU는 특히 부가가치세(VAT) 폐지나 디지털 규제 완화 등 미국 측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대해 외신은 “각국이 강경한 대응이 효과적이라는 확신을 갖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 마르코 파픽 BCA리서치의 수석 전략가의 말은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할 때는 강하게 맞서야 한다는 교훈을 각국이 얻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은 관세 협상에 성실히 임하라고 재차 압박했다. 미국의 무역협상을 이끄는 스콧 베센트 재무부 장관은 18일 NBC뉴스 인터뷰에서 “국가들이 선의로 협상하지 않으면 ‘이게 관세율이다’라고 적은 서한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차기 정부를 이끌 유력 대선 후보의 협상 전략도 차이를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서둘러 협상을 타결할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을 펼쳤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한·미 정상회담을 바로 개최하겠다”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18일 열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TV 토론에서다. 이 후보는 이날 “미국도 관세 협상에서 압도적 우위에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보인다”며 “지금 부과한 관세를 100% 그대로 유지하긴 어려울 테고, 협상의 여지가 있을 거라 본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측은 특히 한 언론에 “미국에 유예기간 연장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미국과 신뢰를 바탕으로 정상회담을 개최해 7월 8일 관세 유예가 종료되기 전에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상 간 담판을 짓는 ‘톱 다운’ 방식의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김 후보 측은 한 언론에 관세와 조선업 협력이나 액화천연가스(LNG) 등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딜에 대해 “유리한 딜이 될 수 있게 면밀하게 채산성을 따지고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