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도 장마도 혹독해진다… 올 여름 날씨 전망 보니

올여름도 극심한 폭염(暴炎)이 닥칠 것으로 전망됐다. 장마가 시작되는 내달 쏟아질 물 폭탄도 예년보다 심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상청이 발표한 3개월 전망(6~8월)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 6월(영상 21.4도), 7월(24.6도), 8월(25.1도)보다 월별 기온이 모두 높을 것으로 예측됐다. 기온이 평년보다 높거나 비슷할 확률은 6월 80%, 7월 90%, 8월 90%로 분석됐다. 유럽중기예보센터(ECMWF), 미국 해양대기청(NOAA) 등 11국이 운용하는 기후 예측 모델 474개의 평균 전망치에서도 6월 58%, 7월 64%, 8월 71% 확률로 평년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역대 최장 ’34일 연속 열대야(밤 최저기온 25도 이상)' 현상이 올여름 반복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작년과 무더위가 야기되는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혹독한 여름이 예고된 것은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가량 높기 때문이다. 여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열대 서태평양이 현재 뜨거운 가운데, 6월과 7월 각각 우리나라 고기압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북인도양과 남인도양의 해수면 온도도 평년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 해역들이 뜨거우면 우리나라 남동쪽에 강한 고기압 세력이 자리 잡는다. 이 고기압의 바깥을 따라 고온 다습한 남풍(南風)이 더 강하게 우리나라로 불어온다. 남풍은 뜨겁고 축축해 ‘여름바람’이라 불린다. 남풍으로 인해 습도가 높아지면 대기가 머금는 열의 양이 많아진다. 공기가 뜨겁다 보니 해가 떨어져도 밤사이 기온이 내려가지 않아 열대야가 잦아지고, 다시 볕이 내리쬐면 열기가 탑처럼 쌓인다. 남풍이 더 불어오면 드라이기를 튼 것처럼 폭염 강도가 더 세진다.
올여름 무더위의 징조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21일 서울은 아침 최저기온 23도를 기록하며 서울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07년 이후 가장 더운 5월의 아침을 보냈다. 이날 최고기온 역시 30.8도를 기록해 올해 첫 30도를 넘겼다. 동남아에 온 듯 후텁지근했던 당시 무더위도 남풍이 원인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이른 무더위에 지난 15~21일 온열 질환자 44명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23일 한랭 건조한 북풍(北風)이 불어오면서 주말엔 더위가 한풀 꺾이겠으나, 한여름에는 대부분 남풍만 불기 때문에 더위를 해소해 줄 요인이 거의 없다.

여름철 기온은 상승 추세다. 재작년 평균기온은 6월 22.3도, 7월 25.5도, 8월 26.4도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6월 22.7도, 7월 26.2도, 8월 27.9도로 더 더웠다.
비는 장마가 시작되는 6월 강수량이 평년(101.6~174.0㎜)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장마가 혹독할 것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장마는 보통 일본 쪽 북태평양고기압과 우리나라 북쪽의 티베트고기압 또는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충돌하며 발생한다. 장맛비는 비구름대의 ‘씨앗’이 되는 수증기의 양이 많을수록 거세진다. 지난해 장마철엔 시간당 100㎜ 이상 ‘극한 호우’가 9차례, 여름을 통틀어선 16차례 내렸다.
올해도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예년보다 높기에 한번 비가 쏟아질 때 좁은 지역에 많은 양을 쏟아내는 집중호우가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지난 16일 이미 축축한 남풍이 소나기성 비구름대를 크게 만들면서 경기 남양주에 시간당 74㎜, 서울 중구와 용산구에 시간당 37.5㎜, 30.5㎜의 장마급 물 폭탄을 뿌린 바 있다. 다만 기상청은 7월(평년 245.9~308.2㎜)과 8월(평년 225.3~346.7㎜)엔 평년 수준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평년(2.5개)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80%로 분석됐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 태풍이 발생할 에너지는 충분하지만, 서태평양 고기압이 예년보다 더 세력을 확장해 태풍 주 발생지의 공기를 오히려 억누르면서 태풍 형성을 억제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5월 중순이면 북서태평양에서 태풍이 2개 이상 발생했어야 하는 시기인데도 아직 첫 태풍이 나오지 않고 있다. 태풍이 우리나라 쪽으로 북상하는 빈도가 적을수록 한여름 뜨거운 고기압 영향권에 더 오래 머물러야 해 폭염이 심해진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유재덕의 공유주방] [8] 식탁과 가장 가까운 것
- [경제포커스] 중앙은행 총재 인사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 인천서 18개월 여아 지게차에 치여 중상
- [김도훈의 엑스레이] [110] 하루키를 좋아하세요?
- [특파원 리포트] 권력에 맞선 판사와 누운 판사
- [기고] 여야 정치인에게만 유리한 사법개혁, 대통령이 거부해야
- [정옥희의 몸짓 탐구생활] [15] 낯선 도시에서 횡재하는 나만의 방법
- [장일영의 세월에 장사 있다] 걷기만 하면 치매 예방? 좋아하는 노래 부르며 걷는 게 훨씬 낫다
- [리빙포인트] 말린 다시마 보관법
- [오늘의 날씨] 3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