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명의 마지막 숨비소리…제주 ‘일강정’ 해녀 은퇴식

김봉현 선임기자 2025. 5. 2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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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문화협회 ‘제8회 은퇴식’ 25일, 강정동어촌계 주최
79~88세 평균 경력 64년…강정동 몽돌해변전망대서 열려
ⓒ 제주해녀문화협회 

김성진, 강옥순, 강지선, 강일선, 문기준, 이화순, 김만지, 조인순, 양옥열, 현인자, 현추자, 강진옥. 머리숱에 흰 서리 내린 지 오래지만, 날마다 저승 문턱에서 이승으로 올라와 테왁 붙잡고 내뱉는 저들의 숨비소리만큼은 여전히 창창하다. 

예로부터 제주에서 제일가는 '일강정(一江汀)' 마을에서 반농반어(半農半漁), 또는 바다를 밭으로 살아온 12명 고령 해녀 어르신들이 은퇴한다. 밭일도 물질처럼, 물질도 밭일처럼 게으름을 모르고 억척스럽게 살아온 해녀들이 이번 은퇴식을 끝으로 바닷속 물질에선 한걸음 물러나지만, 제주해녀문화를 지키고 전수하는 든든한 파수꾼 역할은 변함이 없다.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어촌계(계장 윤길범)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제주해녀문화협회(이사장 양종훈)가 주관하는 '제8회 해녀은퇴식'이 오는 25일 오전 11시 켄싱턴리조트 서귀포 강정동 몽돌해변전망대(서귀포시 강정동 2677)에서 열린다

이번 은퇴식은 서귀포시 강정동 어촌계와 (사)제주해녀문화협회가 사라져가는 '제주해녀문화' 전승을 위해 함께 마련했다. 88세부터 79세에 이르는 평균 물질 경력 64년의 강정동어촌계 소속 12명 고령 해녀들이 이날 가족과 이웃 등 하객들의 축하 속에 은퇴하게 된다. 
ⓒ 양종훈 / 제주해녀문화협회 이사장, 다큐멘터리 사진가 

은퇴 해녀들의 평균 물질 경력은 무려 64년이다. 12명 은퇴해녀는 김성진(88세, 경력65년), 강옥순(87세, 경력66년), 강지선(88세, 경력66년), 강일선(81세, 경력60년), 문기준(83세, 경력63년), 이화순(83세, 경력63년), 김만지(83세,경력63년), 조인순(88세, 경력69년), 양옥열(85세, 경력67년), 현인자(79세, 경력60년), 현추자(85세, 경력67년), 강진옥(84세, 경력65년) 해녀다.  

양종훈 이사장은 "이번 은퇴식은 가족 생계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 운영까지 해녀문화 전승을 위해 평생 바다에서 살아온 고령 해녀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하는 자리"라며 "유네스코 인류유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제주해녀문화를 꿋꿋이 지켜오다 은퇴를 맞게 된 해녀들은 물론 새내기 해녀들에게도 큰 자부심을 심어줄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은퇴 해녀들에게는 한국걸스카우트연맹(총재 김종희)이 '걸스카우트 명예지도자' 증서와 세계걸스카우트의 상징인 연초록색 스카프를 은퇴 해녀들에게 헌정할 예정이다. 

향토기업인 ㈜제주우유(대표 김경은)에서도 은퇴 해녀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꾸준히 유제품을 후원하고 있다. ㈜성우서비스(대표 박영호)와 제주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재학생들로 구성된 제주해녀서포터즈와 서귀포수협도 해녀은퇴식을 후원한다. 

한편, (사)제주해녀문화협회는 지난해 5월 한림읍 귀덕2리를 시작으로, 10월 구좌읍 하도리(2회), 11월 한림읍 수원리(3회), 12월 11일 한림읍 금능‧월령리(4회), 12월 28일 법환동(5회) 그리고 올해 2월 도두동(6회), 5월12일 김녕(7회)까지 해녀 은퇴식을 일체의 보조금 지원 없이 자발적인 후원금과 재능기부로 주관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