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방위비에 주한미군 감축까지…숙제 쌓여가는 새 정부

● 중국 견제 군사전략, 대북 협상용 다목적 카드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하며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4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재집권 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왜 우리가 부유한 국가를 방어해야 하느냐”며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properly) 대우해 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엔 대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춘 미국의 군사전략 재편 과정에서 주한미군 문제가 집중 논의되기 시작했다. 주한미군은 중국 견제에 초점을 맞추고 북한에 대한 대응은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것.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취임 후 펴낸 ‘잠정 국가방어 전략지침’에는 “미군은 본토 방어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를 최우선시하고 북한 등 다른 위협은 해당 지역 동맹에 최대한 맡긴다”는 방침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북한 위협 대응을 위해 투입된 주한미군 일부를 괌 등으로 이동시켜 중국과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에 대비해 유연하게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한미·한일 안보조약과 주둔협정의 제약을 받는 것과 달리 미국 영토인 괌에 배치된 미군은 유사 시 한반도는 물론 중국과 대만 해협, 남중국해 등에 언제든 투입될 수 있다.

주한미군 감축안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외교 재개 시 협상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비공식 정책 검토 일환”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 후 한미연합훈련을 ‘워게임(War game·전쟁 게임)’이라고 규정하며 “엄청난 돈을 아낄 수 있는 워게임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 관세, 방위비에 주한미군까지 3중고 가능성

정부 안팎에선 미측이 방위비분담금과 관세 협상을 위한 포석으로 주한미군 감축을 협상테이블에 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주한미군의 재배치를 포함해서 북한 정책, 중국 정책, 인도태평양 전략을 짜면서 일종의 구상과 아이디어로 제안됐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감축 철회를 마냥 낙관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스톱 쇼핑’으로 일괄 패키지 협상 가능성을 공언한 만큼 차기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관세 협상은 물론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 요구와 주한미군 감축 이슈까지 3가지 현안이 동시에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대비책을 적극 검토하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과 방위비분담금 증액, 관세 부과율이 서로의 협상 레버리지로 작용해 한국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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