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몽니에…하버드 유학생들 “학생비자 무효 되나” 발동동
“반유대주의 방치하고, 중국 공산당과 협력”
유학생 “일시 귀국했는데 재입국 못할까봐 걱정”

크리스티 놈 미 국토안보장관은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하버드대가 법을 준수하지 않음에 따라 2025~2026학년도 ‘학생 및 교환방문자 프로그램(SEVP)’ 인증을 상실했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들은 국토안보부로부터 SEVP 인증을 받아야 외국인 학생들에게 입학허가서(I-20)를 발급할 수 있다. I-20은 유학생이 미국 입출국 시 반드시 소지해야 할 뿐 아니라 학생비자(F-1)를 받는 데도 필수인 서류다.
대학 당국이 발급하는 I-20이 상실돼 학생비자를 받지 못하면 미국에서 추방될 수 있다. 놈 장관은 이날 하버드대에 보낸 서한을 X에 공개하고 “하버드대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을 벌어들이기 위해 외국인 학생에게 높은 등록금을 납부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라고 했다. 그는 “하버드대는 올바른 일을 할 기회들을 거부했다”며 “이번 사건이 전국의 모든 대학과 교육기관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경고했다.
● 국토안보부 “하버드, 반미 테러 선동가 방치”

국토안보부는 “하버드대 본부는 테러를 지지하는 반미(反美) 선동가들이 유대인 학생을 비롯해 많은 사람을 괴롭히고 물리적으로 폭행하며 학습 환경을 방해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위험한 캠퍼스 환경을 조성했다”며 “이들 중 상당수는 외국인 유학생”이라고 주장했다.
또 하버드대의 범죄가 2022년 208건에서 2023년 323건으로 55%나 급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버드대가 위구르족 집단 학살에 연루된 중국공산당 준군사 조직원들을 초청해 교육하는 등 중국공산당과의 공조를 촉진하고 동참했다”고도 했다. 앞서 국토안보부는 지난달 16일 하버드대에 외국인 재학생들의 범죄 행위와 폭력 행위 이력 등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SEVP 인증을 종료하겠다고 통보했다.
● 韓 재학생 300여 명 날벼락
하버드대에 따르면 현재 하버드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약 6800명으로, 전체 학생의 약 27%를 차지한다. 하버드대 국제부총장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인 재학생은 317명으로 중국, 캐나다, 인도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23일 하버드대는 외국인 학생 등록 금지 조치에 대한 소송을 보스턴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앞서 하버드대는 연방정부를 상대로 보조금 삭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버드대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140여 개국에서 온 외국인 학생과 학자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고 대학과 국가를 풍요롭게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버드대 국제학생사무국은 “매일 유학생들의 체류 신분 현황을 확인하며 문제가 생긴 학생에게 즉시 알리고 법률 지원을 받도록 안내한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학생 보호 대책을 내놓지는 않았다.
하버드대가 2024~2025학년도 학사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29일 졸업식을 앞둔 가운데 한국인 예비 졸업생과 재학생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하버드대 학부에 재학 중인 A 씨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미 학사 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간 친구들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기존 학생비자(F-1) 효력이 없어져 미국으로 재입국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하버드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B 씨도 “대학이 정부가 제시한 시한(4월 30일)까지 요구 자료를 제출했는데도 갑자기 이런 결과가 나와 당황스럽다”며 “현재로선 학교를 믿는 수밖에 없어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하버드대 외국인 학생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은 이날 외교부 브리핑을 통해 “중국은 교육 협력을 정치화하는 것에 일관되게 반대해 왔다”며 “해외 중국 학생과 학자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확고히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 컬럼비아대 등으로 압박 확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후 지난달까지 주요 대학들을 상대로 동결했거나 취소한 보조금은 최소 127억 달러(약 18조4150억 원)에 달한다. 하버드대는 보조금 중단 조치에 효력정지 소송으로 맞섰다. 컬럼비아대는 학내 시위에 대한 보안 정책을 변경하겠다며 백기를 들었다가 하버드대의 반발 직후 ‘거부’ 방침으로 선회했다.
미 언론들은 최근 고율 관세 정책 등으로 지지율 하락을 겪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진보 엘리트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의회 전문매체 더힐은 “하버드대를 비롯한 명문대가 극좌 사상과 전복적인 활동의 보루라는 게 트럼프 지지층의 광범위한 문제의식”이라고 전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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