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이런 전시가"…외국 예술가 발길도 붙잡은 샤갈[르포]

오진영 기자 2025. 5. 2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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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전시회를 다녀 봤지만, 이 전시는 남다릅니다. 한국에서 이런 전시를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 을 찾은 블레어씨(56)는 전시회의 감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블레어씨는 "전시회의 구성이나 공간 배치가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며 "캐나다의 미술관과도 또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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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 23일부터 9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에서 외국인 관람객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많은 전시회를 다녀 봤지만, 이 전시는 남다릅니다. 한국에서 이런 전시를 보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을 찾은 블레어씨(56)는 전시회의 감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캐나다 국적의 블레어씨는 한국에서 일하는 자신을 보러 캐나다에서 방문한 아내와 함께 샤갈 특별전을 찾았다. 블레어씨는 "전시회의 구성이나 공간 배치가 그림에만 집중할 수 있게 꾸며져 있다"며 "캐나다의 미술관과도 또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예술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샤갈 특별전에는 오전 10시 개막 직후부터 수많은 관람객이 몰렸다. 도슨트(해설사)의 해설을 듣기 위해 이어폰을 끼고 작품 앞에서 귀를 기울이는 관객 수십여명도 눈에 띄었다. 한가람미술관의 넓은 공간을 활용한 대형 전시관이었지만 관람객들이 집중되면서 수 분 이상 기다려야 관람할 수 있는 작품도 있었다.

가장 이목이 집중된 것은 샤갈의 미공개 원화 7점이다. 유럽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 샤갈은 평생 동안 1만여점이 넘는 작품을 그려와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 많다. 이번 전시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7점은 샤갈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작품이다. 전시를 기획한 폴 슈나이터 큐레이터는 "개인 소장자들에게 '세계 최초로 작품을 공개하고 싶다'며 설득해 정말 어렵게 대여해 온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에서 관람객들이 천장의 몰입형 미디어 아트를 감상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다른 전시회와 구별되는 것은 인기가 없는 작품이 드물었다는 점이다. 보통 넓은 공간에서 열리는 대규모 전시회는 작품을 지나치는 관람객이 많다. 많은 작품을 단시간에 봐야 해 이해가 어렵거나 첫 눈에 '확 오는' 작품이 아니라면 오래 몰입해서 보는 관람객이 드물다. 하지만 이날 전시회에서는 대부분의 작품에 고르게 관람객들이 흩어져 있었다. 한 작품에 10분 넘게 시선을 고정하는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영감'을 바라보던 강모씨(37)는 "보라색 수탉이나 러시아 마을 같은 작품은 알고 있었지만 이 작품은 실제로 처음 봤다"며 "파란색에서 우울하면서도 밝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모순적인 감정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독일 국적의 예술가 A씨는 "방해받지 않고 하나의 작품에 몰입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인상적"이라며 "샤갈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팔레트가 감명깊다"고 말했다.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에서 관람객들이 그림을 감상하고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해외에서 기획·제작돼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개된 몰입형 미디어아트도 인기를 끌었다. 천장에는 파리 오페라 극장의 천장화와 이스라엘 하다사 메디컬 센터의 12개 스테인드글라스가 전시회 윗부분의 대형 프로젝션과 흡입력 있는 사운드로 실감나게 재해석됐다. 마치 유럽의 대성당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시회는 풍성함을 더하기 위해 여러 부대 프로그램도 준비했다. 평일 하루 3차례 전문 도슨트의 해설을 제공하며 개인 해설도 이용할 수 있다. 배우 박보검이 참여하는 오디오 가이드도 준비됐다. 전시회 관계자는 "익숙한 작가인 마르크 샤갈을 새롭게 보여줄 수 있는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예술의전당 재단장 전 마지막 전시에서 특별한 경험을 함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르크 샤갈 특별전 - 비욘드 타임'은 샤갈의 서거 40주기를 맞아 머니투데이와 예술의전당, (주)아튠즈, KBS가 꾸민 대규모 전시다. 이날부터 오는 9월 2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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