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농무부 청사에 걸린 트럼프 현수막…반응 엇갈려
시민들 “공공기관에 대통령 얼굴 걸어도 되나”…일부 지지자는 환호하기도
최근 헤리티지 재단, 백악관 내부에도 트럼프 사진 걸려…전문가들 “강한 정치적 메시지”
미국 농무부(USDA)가 창립 163주년을 기념해 본청 외벽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의 대형 현수막을 나란히 설치하면서 정치성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의 앞뜰’로도 불리는 내셔널몰(National Mall) 공원 인근 USDA 청사 외벽에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링컨 전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현수막이 각각 내걸렸다. 이 현수막은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 데이(5월 마지막 월요일)와 독립기념일(7월 4일) 등 역사 기념일들을 기념하기 위해 설치됐으며 수 개월 간 유지될 예정이다.
세스 크리스텐슨 USDA 홍보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민과 목장주들의 든든한 지지자이며 링컨 전 대통령은 USDA의 창립자”라며 “두 인물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고자 현수막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워싱턴에 거주하는 제시카 스티븐스는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공간인데 건축물의 고전적 아름다움이 훼손됐다”고 비판했으며 메릴랜드 출신 밥 존스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 대통령 개인의 얼굴을 내세운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반면 플로리다에서 온 트럼프 지지자 프랭크 앱은 “사진을 꼭 찍어야겠다”며 반가움을 나타냈다. 대학을 막 졸업한 체이스 포레스티(22)는 “USDA는 국민 건강과 식량 안보를 책임지는 기관인데 과학과 연구에 반하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USDA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은 미국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워싱턴유니언역 근처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건물에도 그의 대형 초상화가 걸려 있으며, 백악관 내에는 피격 이후 주먹을 들어 올린 트럼프 대통령의 그림이 오바마 대통령의 초상 대신 걸려 있다. 뉴욕포스트 표지에 실렸던 대통령의 머그샷 사본 또한 집무실 근처 액자에 걸려 있다.
WP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가 연방기관 내부에 걸리는 것은 전통적인 관습이나, 이처럼 외벽에 대대적으로 노출된 사례는 전례를 찾기 힘들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카라 피네건 일리노이대 교수는 “이러한 시각적 상징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행정부의 가치관과 정책 방향을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현수막이 설치된 위치가 연간 2만 명 이상 찾는 내셔널몰 인근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장소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는 단순한 기념을 넘어 정치적 상징성을 띤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사 벤턴쇼트 조지워싱턴대 지리학 교수는 “내셔널몰은 미국의 역사와 시민 이념을 상징하는 공간”이라며 “현직 대통령의 대형 현수막을 그곳에 설치한 것은 전례 없는 자기 홍보이자 강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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