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 거절당하면 11번 방문한다”…발로 뛰면서 사업을 배우다 [똑똑한 장사]
[똑똑한 장사-42] “살다 보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 우연한 기회가 찾아와요. 그 기회를 붙들 수 있느냐는 오직 판단력과 실행력에 달려 있죠.” 1990년대 대기업에 근무하던 이진섭 식자재대통령 대표(58)에게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시작은 친형의 단순한 부탁이었다.
그는 단지 형을 도와준다는 마음으로 식자재 유통 일을 시작했지만 그 안에서 미래를 읽고 자신만의 길을 열었다. 하루에 50곳의 식당 문을 두드리며, 다섯 번 거절당해도 여섯 번째는 다시 방문했다.

그런데 운영하던 회사에 문제가 생겨서 동생에게 SOS를 요청했다. 당시 이진섭 대표는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형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서 회사에 휴가를 내고 형의 일을 돕게 됐다. 짧은 시간 동안 형을 돕던 이 대표는 식당 사장들을 돕는 일이 꽤 즐거웠다. 식당 사장들의 성장을 눈으로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돈을 버는 일이 행복했다.
미래의 가능성도 커보였다. 외식이 늘어나면 식당이 늘고, 식당이 늘면 식자재 유통에 대한 수요도 커질 거라는 직관적인 논리가 그의 마음을 흔들었다. 결국 그는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고, 새로운 인생에 발을 내딛었다. 사표를 낸 후 6개월간 형 밑에서 일을 배우고 나머지 6개월은 시장 조사를 하고 거래처를 확보하며 사업 준비를 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식자재를 공급해줄 매입처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보증보험을 가입하고 여러 유통업체를 방문하며 대리점 자격을 얻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매입처를 확보한 후에는 본격적으로 식당을 발로 뛰며 영업을 시작했다. 이미 웬만한 식당들은 기존 거래처를 두고 있었기에, 그는 ‘맨땅에 헤딩하듯’ 하루 50군데 이상 식당을 방문하며 문을 두드렸다.
“좋은 상품을 가졌다면 안 쓸 이유가 없다.” 이 대표는 이런 확신을 바탕으로 똑같은 식당에 5번이고 10번이고 다시 방문했다. 결국 작은 주문 하나라도 받아내면 관계가 시작됐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더 많은 품목이 따라왔다.
이 과정에서 쌓인 거래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자, 그는 ‘소사장제’라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일정 규모의 거래처를 확보하면 이를 개인 사업자에게 넘기고, 그는 다시 새로운 거래처 개척에 나섰다. 1년 만에 5명의 소사장을 모집했고, 6개월 만에 목표했던 10명을 달성했다. 당시 소사장이 되려면 차량과 납품 식자재의 미수채권 등 약 3500만 원의 자금이 필요했다. 관리 식당 수가 40여 곳이면 월 매출 6000만원, 수익은 500만~800만 원에 달했다.


위탁관리는 특히 직원 출신이 무투자 상태에서 소사장처럼 운영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회사는 기본 세팅과 매입처를 제공하고, 위탁 지점장은 영업과 납품을 맡아 최대 월 1500만 원까지 벌 수 있다. 현재 위탁 운영자는 약 22명에 이른다.
이 같은 방식으로 식자재대통령은 전국에 걸쳐 5000여 개 식당을 거래처로 확보했으며, 취급 품목 수는 3500여 종에 달한다. 연간 매출은 1200억 원 규모이며 이 중 프랜차이즈 납품 비중은 350억 원가량으로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30년 전과 다름없이 아침에 출근해 거래처를 점검하고, 오후엔 창고를 들러 확인하며,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는 단조로워 보일지 모르지만 1200억 매출은 일상의 결과물이다. 더 좋은 제품을 더 저렴하게. 이 것이 자신이 힘든 식당 사장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미션이자 삶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이진섭 대표의 사례는 화려한 전략보다 중요한 것이 흔들리지 않는 목표와 한 걸음씩 나아가는 끈기라는 것을 보여준다. 불황은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그 속에서도 길을 찾는 사람이 결국 살아남는다. 남들처럼 행동하면 남 이상이 될 수 없다. 지금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맨땅에 발을 딛고 일어설 시간이 아닐까.
[이경희 부자비즈 대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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