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리포트] 펭귄 똥이 만든 구름, 남극 기후변화 막는다

홍아름 기자 2025. 5. 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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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물서 나온 암모니아가 ‘구름 씨앗’ 역할
구름이 햇빛 차단, 지표 온도 상승 억제
배설물로 뒤덮인 눈 위에 서 있는 아델리 펭귄 무리./매슈 보이어 헬싱키대 박사과정생

남극에 사는 펭귄들의 배설물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대를 포함한 국제 연구진은 “아델리 펭귄의 배설물에서 나오는 암모니아가 구름 형성을 도와 지표면 온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22일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와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2023년 1~3월 남극 마람비오 기지 인근에서 진행됐다. 연구진은 기지에서 8㎞ 떨어진 곳에 있는 6만여 마리의 아델리 펭귄 무리에서 바람이 불어올 때,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현상을 포착했다. 물고기나 크릴새우를 주식으로 삼는 펭귄의 배설물에는 암모니아로 분해되는 질소 폐기물이 많이 들어있다.

실제 측정된 암모니아 농도는 최대 13.5ppb(1ppb는 10억분의 1 농도)로, 평소보다 1000배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펭귄 무리가 2월 말 이동한 뒤에도 남겨진 배설물에서 계속 암모니아가 방출됐다. 이 영향으로 공기 중 암모니아 농도는 여전히 기준치보다 100배 이상 높았다.

암모니아는 공기 중 황 성분과 반응해 에어로졸(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부유 미세입자)을 만든다.이 입자는 수증기가 응결할 수 있는 씨앗이 돼 구름 형성을 돕는다. 연구진은 암모니아 외에 배설물에서 나오는 디메틸아민도 황 성분과 결합하면서 에어로졸이 1만 배 빨리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펭귄 서식지 방향에서 바람이 불어왔을 때 에어로졸 입자의 수와 크기가 급증하고, 3~4시간 후 짙은 안개가 끼었다. 펭귄 배설물에서 나온 화학 물질이 구름 형성을 가속한다는 의미다.

구름은 햇빛을 반사해 지표 온도가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 그러면 남극에서 해빙(海氷)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수있다. 앞서 2016년 캐나다 공동 연구진은 북극 바닷새의 배설물이 만들어낸 구름이 햇빛을 반사해 지표면을 냉각시킨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펭귄이 배출하는 암모니아가 기후 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제 막 이해하기 시작한 단계”라며 “이번 연구는 해양 조류와 그 서식지 보존의 중요성을 다시 상기시켰다”고 밝혔다.

참고 자료

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2025), DOI: https://doi.org/10.1038/s43247-025-023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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