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터리보조금 폐지, 1년만 당겨진 2031년으로
중국은 장벽 높아져 반사이익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 공약 실현을 위한 세제 법안이 22일(현지시간) 미 하원을 통과한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계가 우려했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폐지 시점은 2028년으로 대폭 앞당겨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2031년으로 1년만 당겨지는 것으로 잠정 결론이 났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본회의에서 감세 법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 찬성 215표·반대 214표로 가결 처리해 상원으로 넘겼다. 10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이번 감세 법안 중 한국 배터리 업계가 가장 주목한 것은 AMPC 조항이다. 현지에서 AMPC 조항이 완전히 폐지되거나 폐지 시점이 2028년으로 대폭 당겨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국내 산업계의 위기감은 팽배해진 상황이었다. 이날 하원을 통과한 법안에서는 배터리 셀과 모듈에 대한 생산 보조금 액수는 현행과 동일하게 유지됐고, 종료 시점도 종전 2032년 말에서 2031년 말로 1년 단축되는 데 그쳤다. 현행법에서도 생산 보조금은 2030년부터 일몰이 적용돼 2032년에는 25%만 지급되기로 설계됐기 때문에 실제로 업계가 받는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즉시 폐지될 것으로 예상되던 제3자 판매방식 조건 또한 2년간 유지돼 2027년까지 혜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직 최종 확정은 아니지만 최근 글로벌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실적 지원군 역할을 해 온 보조금이 살아남으면서 배터리 업계에서도 “큰 우려를 덜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법안 논의 과정에서 보조금 대폭 축소 등의 일부 의견이 있었음에도 한국 배터리 업체가 받는 보조금은 유지돼 경영상 큰 불확실성을 해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하원 통과로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의 미국 진출 장벽은 더욱 높아져 K-배터리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이번 법안에는 배터리 제조사에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AMPC 부분에 중국 등을 타깃으로 한 해외우려기관(FEOC) 규정이 적용됐다.
다만 아직 상원에서의 심의·의결 절차가 남은 만큼 업계는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원 예산 조정법안이 하원 법안과 결합해 최종 예산 조정 법안이 어떻게 나오는지를 봐야 희비를 논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당분간 차분히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근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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