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사이시옷] 국민참여재판 신청은 늘어나는데, 열릴 확률은 1% 미만… 이유는?

MBC라디오 2025. 5. 23. 09:45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준형 변호사>
- 뺑소니 저지른 80대, 국민참여재판 신청... 배제 결정에만 6개월
- 1~2분 만에 끝나는 재판들도 다수… 국민참여재판은 하루 종일 진행
- 국민참여재판 신청은 늘어나는데, 열릴 확률은 1% 미만
- 배심원들, 판사보다 무죄 취지의 결정을 많이 내리는 편
- 사법부 의지가 중요… 안 되면 입법으로 해결해야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안준형 변호사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안준형 > 네,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해 오셨습니까?

◎ 안준형 > 최근에 있었던 사건인데요. 연세가 있으신 80대 A씨가 뺑소니 혐의로 기소가 됐습니다. 그런데 A씨는 억울하다고 무죄를 주장했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했는데요. 참고로 국민참여재판이라고 하면 보통의 재판과는 다르게 국민들이 판사 역할을 하는 쉽게 말해 한국판 배심원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근데 법원이 국민참여재판을 좀 하기 싫었나 봐요. 당시 A씨의 사건을 맡았던 국선 변호사가 A씨가 좀 나이가 고령이고 실제 이게 뺑소니에 해당하는지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라고 사유를 밝히면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을 했는데 재판부가 A씨가 인지장애 등의 정신이상 의심이 든다면서 국민참여재판을 배제하는 결정을 했습니다.

◎ 진행자 > 안 받아들인 거예요?

◎ 안준형 > 그렇죠. 근데 이러한 배제 결정을 내리는 데만 6개월이 걸렸다고 해요. 결국 A씨의 변호사는 이 1심 법원의 배제 결정에 대해서 고등법원에다가 항고를 했고요. 고등법원에서는 1심 배제 결정이 부당하다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다시 1심 재판부는 고등법원의 결정에 따라서 국민참여재판을 해야 되잖아요. 그런데 고등법원의 결정 후에도 국민참여재판을 할지 말지 다시 결정하는데 8개월이나 결정을 미뤘다고 하고요. 재판 과정에서 국민참여재판을 A씨가 철회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라고 언론에 보도가 됐습니다.

◎ 진행자 > 이런 발언을 했다고요?

◎ 안준형 > 네. 그래서 결국은 우여곡절 끝에 A씨가 1년 4개월 만에 국민참여재판을 받게 됐지만 고령에다 인지장애가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 사이에 기억력 감퇴 증상이 악화돼서 애초에 준비했던 소송을 제대로 하지 못해 만장일치 유죄취지의 벌금형 판결을 받아서 억울하다라는 사연이 최근에 뉴스에 보도가 됐습니다.

◎ 진행자 > 그러면 하나하나 짚어봐야 될 것 같은데 8개월간이나 질질 끌면서 결정을 미뤘다. 이거 어떻게 평가하세요?

◎ 안준형 > 일단은 제가 볼 때는 재판부 하기 싫지 않았을까. 국민참여재판을.

◎ 진행자 > 그게 판사 입장에서 귀찮은 겁니까?

◎ 안준형 > 굉장히 귀찮고요. 사실은 형사재판은 공개재판이 원칙이잖아요. 우리나라 재판은. 여러분들도 언제든지 법원에 구경 가시면 다른 재판들을 볼 수가 있는데 대부분 재판 처음 보시는 분들이 놀라는 게 하나 있어요.

◎ 진행자 > 뭔데요?

◎ 안준형 > 재판이 왜 이렇게 빨리 끝나요? 이런 얘기를 하거든요. 영화에서 보면 한두 시간 할 것 같잖아요.

◎ 진행자 > 피고인이 다 인정하면 빨리 끝날 수도 있죠.

◎ 안준형 > 피고인이 무죄를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공판기일을 한 달 두 달 간격으로 여러 번에 쪼개서 하기 때문에 한 번 기일하는데 짧으면 1, 2분이 안 걸리는 경우들도 있어요.

◎ 진행자 > 저도 여러 번 목격한 적이 있는데 저도 명예훼손으로 한 적이 있어서, 이른바 잡범들은 빛의 속도로 진행하던데요.

◎ 안준형 > 요새는 업무가 과중하다 보니까 제가 최근에 재판 갔는데 10분 간격으로 재판을 막 5개씩 잡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국민참여재판은 배심원들을 부르는 거잖아요.

◎ 진행자 > 그렇죠.

◎ 안준형 > 배심원들을 불러서 그날 결정을 해야 되기 때문에 하루 종일 걸립니다. 이게.

◎ 진행자 > 다른 건은 못 맡는다.

◎ 안준형 > 예. 다른 사건은 그날 진행을 아예 못하고 또 이거를 하루 만에 끝내려면 그 전에 사전 작업도 많이 해야 돼요. 준비기일도 막 열고 막 해야 돼서 검사도 부담스럽고 판사도 부담스럽고 변호사들도 부담스럽고요.

◎ 진행자 > 판사 입장에서 이게 그렇다고 사회적인 이목을 끄는 사건도 아니고 때깔 안 난다.

◎ 안준형 > 그렇죠. 굉장히 중요한 사건도 아닌 것 같은데 시간 많이 써야 되고 또 준비도 해야 되고 또 국민참여재판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까 국민참여재판을 진행해 보지 않은 재판부도 또 많아요.

◎ 진행자 > 아무리 그래도 불이익을 주겠다라고 진짜로 이런 말을 했다면 문제가 있는 거 아니에요?

◎ 안준형 > 이게 100% 사실로 확인된 건 아닌데 언론 보도에 따르면 당사자가 느끼기에 굉장히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좀 더 후속 보도가 필요할 것 같기는 해요.

◎ 진행자 > 혹시 변호사님이 수임한 사건 중에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건이 있었어요?

◎ 안준형 > 예, 저도 몇 번 해봤는데 사실 저도 많이는 안 해봤어요. 저도 변호사 생활하면서 국민참여재판 자체도 아직 못 해봤고 근데 신청은 두 번 정도 해봤는데 두 번 다 배제 결정이 나왔었는데요.

◎ 진행자 > 안 받아들여졌어요?

◎ 안준형 > 네, 첫 번째는 공범들이 여러 명 있었는데 저희만 국민참여재판을 한다고 하니까 법에도 써있지만 공범들과의 절차 진행의 형평성에 따라서 배제가 됐었고 또 한 번은 억울해서 성범죄 사건에서 신청을 했더니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국민참여재판을 또 못하도록 돼 있어요.

◎ 진행자 > 피해자가 출석하고 이래야 될 수도 있으니까, 증인으로 출석하고 이래야 될 수도 있으니까.

◎ 안준형 > 그래서 법에 정해진 배제 사유도 많을뿐더러 법에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판사들이 배제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제가 주변에서 느끼기에는 굉장히 배제 결정을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통계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국민참여재판이 도입이 된 게 2008년이에요. 벌써 한 20년 가까이 되고 있죠. 이 도입 취지는 한 명의 재판관보다는 여러 명의 국민들이 집단 지성을 활용해서 판단하는 게 조금 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도입이 된 건데요. 2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1년에 열리는 국민참여재판 건수가 그때나 지금이나 100건이 채 되지 않습니다.

◎ 진행자 > 1년 토털, 모든 법원 다 통틀어서?

◎ 안준형 > 그렇죠. 전국에 있는 법원 다 통틀어서. 그러니까 1%도 안 되는 거죠.

◎ 진행자 > 가뭄에 콩 나듯 한 거네요.

◎ 안준형 > 그렇죠. 거의 안 하는 거죠. 그리고 배제율을 보면 이게 100건이 안 되는 이유가 신청을 안 해서 그런 거 아니냐 찾아봤더니 2013년도에는 배제하는 비율이 10%였거든요. 근데 작년 기준으로 보면 30%가 넘어갑니다.

◎ 진행자 > 그럼 신청이 세 배로 늘었다는 얘기가 되는 거네요.

◎ 안준형 > 그렇죠. 신청은 오히려 늘었는데 배제가 느니까 계속 건수는 비슷한 거죠. 결국은 사법부에서 국민참여재판을 도입은 해놓고 20년 동안 확대 시행할 의지가 없는 거죠.

◎ 진행자 > 그러니까요. 현행 제도상으로는 판사가 나 안 할래 하면 방법이 없는 거잖아요.

◎ 안준형 > 상급법원에다 항고는 할 수 있지만 어쨌든 그 판사한테 다시 재판을 받아야 된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배제 결정을 쉽게 뒤집으려는 노력조차 하기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죠. 피고인 입장에서.

◎ 진행자 > 제가 종종 뉴스로 봤던 게 그래서 국민참여재판에서 유무죄 판단 내리고 형량까지 판사가 단독으로 했을 때하고 별로 차이가 없다, 이런 뉴스 제가 여러 번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요.

◎ 안준형 > 국민참여재판의 취지가 배심원의 판단을 존중하라는 뜻이잖아요. 배심원단의 평결과 93%정도는 일치해요. 유무죄는. 양형도 한 90% 가까이는 일치하긴 하는데 그러면 다른 경우는 어떤 경우가 있나 봤더니 평결과 판결이 일치하지 않는 189건은 배심원들이 무죄판단을 했는데 판사가 유죄판단을 한 거예요.

◎ 진행자 > 유무죄 판단이 갈린 거네요.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근데 반대로 배심원들이 죄가 있다고 했는데 판사가 무죄를 해준 거는 16건밖에 안 돼요. 한마디로 어떻게 보면 배심원들이 조금 더 무죄야취지의 판결을 많이 한다라고 볼 수 있죠.

◎ 진행자 > 이른바 정서법과 실정법의 간극입니까, 어떻게 봐야 되는 겁니까?

◎ 안준형 > 제가 볼 때 아직까지도 판사들은 조금 더 엄격하게 판단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진행자 > 근데 변호사 입장에서 이 사건은 단독 판사한테 판결 받는 게 낫겠다 이건 국민참여재판 가는 게 낫겠다라는 재판전략상 그게 선택이 될 거 아닙니까, 어떻게 되는 겁니까?

◎ 안준형 > 사실 이게 창피한 얘기인데요. 뭔가 전략적으로 판단하려면 경험이 있어야 되고 통계가 있어야 돼요.

◎ 진행자 > 데이터가 있어야 되죠.

◎ 안준형 > 그렇잖아요. 근데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아직까지 국민참여재판을 못 해봤단 말이에요. 1년에 100건이 안 되니까.

◎ 진행자 > 그렇겠네요.

◎ 안준형 > 그러니까 저희들이 공부하려고 그래도 판례도 많이 없고 경험도 많이 없다 보니까 국민참여재판을 변호사 스스로 회피하고 꺼리게 되는 분위기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 진행자 > 변호사 입장에서도 귀찮나요?

◎ 안준형 > 귀찮기도 하고 잘 모르기도 하고

◎ 진행자 > 일이 많아지나요?

◎ 안준형 > 그렇죠. 자기가 안 해보고 모르는 사건을 함부로 권했다가 의뢰인한테 불이익이 갈 수도 있기 때문에 변호사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조심스럽고 부담스럽죠.

◎ 진행자 > 단독 판사한테 판결 받았으면 무죄 나올 건데 국민참여재판 가서 유죄 나왔다 이래버리면 골치 아파진다 이런 얘기가 되나요?

◎ 안준형 > 그렇죠. 나중에 그렇게 책임의 소지가 생길 수 있으니까.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의뢰인이 막 이런 식으로 따지고 들어오면 그때는 골치 아파진다.

◎ 안준형 > 네, 그렇습니다.

◎ 진행자 > 평범한 통상 루트 따라가는 게 그냥 제일 안전하다.

◎ 안준형 > 그렇게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죠. 저희는 피고인의 이익을 최선시 해서 일을 해야 되니까요.

◎ 진행자 > 근데 근본적인 취지나 법의 정신 이런 거 볼 때는 국민참여재판은 확대되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 안준형 > 네, 맞습니다. 어쨌든 취지 자체는 변함이 없고 여론조사 같은 걸 보더라도 국민들 재판 과정에 참여하고 싶다라는 여론조사가 훨씬 더 높게 나오고요. 정책 분위기도 바뀐 게 없는데 결국은 사법부의 의지가 중요하죠. 결국 사법부가 이거를 확대해서 제도를 안착시키고 정착시킬 의지가 없다면 결국은 국회가 나서서 입법을 강화하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좀 더 강제화할 수 있는 방법을 입법 대안으로 내놓든지 이렇게 돼야 되겠네요.

◎ 안준형 > 그렇죠. 배제 결정을 좀 덜어준다거나 혹은 이런 사유에는 국민참여재판을 좀 더 유도하는 형식으로 입법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진행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변호사님.

◎ 안준형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안준형 변호사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Copyright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