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노쇼' 부추기는 호텔경제론, 딱 걸린 이재명 대세론도 '주춤'

21대 대선을 10여 일 남겨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굳건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앞서가는 후보일수록 말 한마디 한마디를 조심해야 할 시기인데요. 그럼에도 이 후보는 이른바 '호텔경제론'을 다시 꺼내고, "커피 원가 120원" 발언을 하면서 구설에 휘말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이 후보의 호텔경제론과 커피 원가 발언을 둘러싼 논란을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전북 군산 유세에서 언급
이재명 후보의 호텔경제론과 '커피원가 120원' 발언이 대선판을 뜨겁게 달군 한 주였습니다. 온라인에는 호텔경제론을 두고 포르투갈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사건을 빗대기도 하는 등 각종 패러디가 난무했습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이때다 싶어 이 후보를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커피원가 120원' 발언은 지난 총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떠오르게 합니다. 민주당이 적극 방어하고 있지만 군색한 변명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①호텔경제론=이재명 후보는 지난 16일 전북 군산 유세에서 5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 '동네 경제'에 대해 일장 연설을 했는데요. 2017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내놓은 이론인데 다시 들고 나온 겁니다. 이 후보는 이날 "제가 자주 말씀 드리는데 사람들이 경제 그러면 뭐 엄청나게 복잡하고 대단한 거라서 특별한 사람만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냥 경제는 돈이 도는 걸 경제라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한 관광객이 호텔에 맡긴 예약금 10만 원이 호텔-식품가게-통닭집-신발가게-빵가게-호텔로 순환하는 과정을 설명했는데요. 그 이후 여행객이 예약을 취소하고 호텔에서 10만 원을 받아갔지만 경제는 활성화됐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이 후보는 "일정이 바뀌어 이 동네에 들어온 돈 하나도 없는데 거래가 쫘악 일어났다. 이게 경제다"고 말했습니다.
발언의 취지는 알겠지만 이 후보의 얄팍한 경제관을 읽을 수 있는 지점입니다. 너도나도 외상하고 카드 긁으면 경제가 팍팍 돌아간다는 얘기나 다를 게 없습니다. 기업은 둘째치고 구멍가게라도 운영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이 후보의 주장에는 동네 식품가게, 통닭집, 신발가게, 빵가게가 차례대로 10만 원을 다 소비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은행 부채를 갚을 수도 있고, 저축을 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한계소비성향이 계속해서 1이 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이준석 후보가 TV토론에서 "무한 동력이냐"고 꼬집은 겁니다.
노쇼가 발생하더라도 경제가 잘 돌아간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호텔이 예약 취소를 예상하지 못하고 돈을 써버리면 자금난에 봉착할 수도 있는데요. 이로 인해 만기 도래한 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가 날 수도 있고, 그러면 동네 경제 전체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는 겁니다.

◇이준석, TV토론서 호텔경제론 공격
이재명 후보는 경제 분야 TV토론에서 호텔경제론과 관련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집중 공격을 받고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두 후보 간 지난 18일 TV토론에서의 설전을 정리했습니다.
→이준석-"이재명 후보에 대해서 많은 지적이 들어오는 게 호텔경제학이라고 들어보셨습니까?"
이재명-"그 본인이 지어낸 말이죠. 그건 성장을 말하는 게 아니고 경제 순환이 필요하다는 걸 극단적으로 단순화해서 설명한 거예요."
→이준석-"그럼 경제 순환했을 때 이게 결국에는 케인즈의 승수효과 같은 것을 노리고 하신 말씀이십니까. 어떤 취지입니까?"
이재명-"승수효과 얘기를 한 거죠. 예를 들면 돈이란 고정돼 있어도 없는 거와 같죠. 그런데 한 번 쓰여지느냐 두 번 쓰여지느냐 세 번 쓰여지느냐에 따라서 경제가 순환이 되면 그 자체에서도…."
→이준석-"그런데 이 그림 그린 걸 보면 도는 과정에서 돈이 사라지지 않고 계속 그 한계 소비 성향이 1로 해서 계속 돌거든요. 무한 동력입니까 그러면."
이재명-"예를 들면 그건 예일뿐이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1로 돌지는 않죠. 그건 극단적인 예를 한번 들어본 거니까요. "
이재명 후보는 결국 "극단적인 예"라며 한발 물러섰는데요. 그럼 대선 후보가 극단적인 사례인 줄 알면서도 왜 일반적인 사례인 것처럼 말했는지 궁금해집니다. 결론적으로 이재명 후보의 발언은 신중하지 못했고, 보수 진영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②커피원가 120원=이 후보는 군산 유세에서 경기지사 시절 계곡 불법 영업을 정비한 일화를 소개하면서 "닭죽 대신 커피를 팔자고 했다. 닭죽은 땀 흘려 팔아야 3만 원 남는데 커피는 원가 120원에 8000원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얘기인데요. 이 후보의 해당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고 있습니다. 커피 원가가 절대로 120원이 나올 수 없다는 겁니다.

◇커피 원가 120원에 대파 875원 소환
이 후보의 발언은 취지와는 달리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마치 폭리를 취하는 집단으로 매도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하는데요. 한 잔이 4500원인 아메리카노 커피의 원가는 원재료비·인건비·임대료·기타 운영비와 세금 등을 포함해 3500원가량 된다고 합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이 후보의 발언에 커피로 생계를 이어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며 "커피믹스 한 봉지도 120원이 넘는 시대다. 인건비·임대료·재료비·카드 수수료에 시달리며 하루 12시간씩 서서 일하는 사람들을 마치 폭리를 취하는 장사꾼처럼 몰아갔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김 비대위원장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이건태 민주당 선대위 법률대변인은 "김 비대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은 명백히 후보자의 낙선을 목적으로 한 허위사실 유포"라며 "이 후보는 자영업자가 커피를 너무 비싸게 판다는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했습니다.
이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은 지난 총선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을 소환했는데요. 당시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 직원이 윤 전 대통령에게 "대파 1단에 875원"이라고 설명했고, 여기에 윤 전 대통령은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해 크게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대파 1단은 평균 3000-4000원으로 비싼 편이었지만 마트 직원과 윤 전 대통령이 말한 875원은 정부 지원금과 자체 할인이 적용된 특별 할인가였다는 겁니다. 그런데 민주당의 집중 공격 등으로 '국민은 어려운데 대통령이 물가도 모른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국민의힘 총선 패배의 한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이 후보의 커피 원가 발언도 민주당이 적극 방어하고 있지만 대선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20-21일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12명(무선 ARS)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이재명 48.1%, 김문수 38.6%, 이준석 9.4%로 나타났습니다. 전 주에 비해 이재명 후보는 2.1%p 하락하고, 김문수 후보는 3.0%p 상승하면서 격차가 줄어들었는데요. 직업별로 보면 자영업자들의 지지 후보 변화가 눈에 띕니다. 이재명 후보는 48.2%로 전 주에 비해 6.9%p 하락했고, 김문수 후보는 45.1%를 얻어 8.8%p 상승했습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준우, "말이 되지 않는 노쇼 경제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많은 분들이 호텔하고 문방구가 무슨 상관이야 이렇게 얘기하실 텐데요. 원래는 호텔 하고 나중에 돌면 매춘부 얘기를 하고 이런 얘기예요. 그런 아주 말도 안 되는 이론이라는 것을 조롱하기 위해서 만든 내용인데 이걸 이재명 후보 측 경제 조언하는 분 중에 하나가 누가 이걸 좋은 거라고 들고 와서 호텔과 매춘부 얘기를 지금 국민들한테 경제정책이라고 하고 있는 거예요."(2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이준우 국민의힘 대변인-"황당한 얘기죠. 노쇼 해 가지고 결국 경제가 돈다. 이 얘기인데 노쇼 주도 경제론 이게 말이 되지 않는 건 중학생 정도 돼도 다 이해가 될 거예요. 왜냐하면 호텔 입장에서 10만 원 받은 걸 다시 돌려주게 되면 호텔은 그 돈 어디서 구합니까? 이미 썼는데. 돈을 찍어내든지 어디서 빌려와야 하거든요."(21일 채널A 라디오쇼)
■정성호 민주당 의원-"그게 대통령 후보를 검증하는 데 그렇게 중요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대한민국이란 국가를 지금 위기에서 탈출하게 하고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정책과 비전을 얘기하고 그런 걸 경쟁해야지 무슨 커피 원두값이 얼마냐 호텔경제학 그걸 갖고 따지는 건 너무 치졸하지 않습니까?"(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전용기 민주당 의원-"돈이 돌게끔 하고자 하는 것, 그게 결국에는 지역 화폐로 지금까지 경제가 돌아왔던 내용들을 설명하는 이야기인데 그거를 이렇게 하나하나 짚어가지고 문제만 제기하니까 극단적으로 하지 마라라고 하는 거고~."(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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