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후순위채 선별법

금리가 낮아 투자처가 마땅히 없어서인지 은행이나 보험사들의 후순위채 및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개인들의 관심이 높다. 설마 대형 금융사가 망할까 싶은데 금리도 높으니 횡재 같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미세하지만 채권 보유자가 감수하는 리스크의 차이가 금리에 녹아 있다. 더구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같은 특수한 채권의 경우 신용등급이나 만기의 차이 외에도 특수한 조건들이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판매하는 회사도 불완전판매가 이뤄지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지만 투자자들도 더 조심해야 한다. 특히 흔히들 콜옵션이라고 부르는 조기상환 요건에 주의가 필요하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분명 채권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본과 부채의 중간적 성격을 띤다. 회사가 부도 상태에 이르면 일단 자본이 손실을 부담하고 이후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순서로 손실을 본다. 그래서 일반기업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대부분 재무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재무비율 수치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이뤄진다.
그런데 이와 달리 금융회사의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 발행은 매우 일상적이다. 2024년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발행잔액은 후순위채권 4조5000억원, 신종자본증권 1조원이었다. 한화생명은 후순위채 2조8000억원, 신종자본증권 1조원이었다. 고객으로부터 부채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금융사는 엄격한 자본적정성 규제를 적용받는다. 이와 관련된 자본조달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정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같은 보완자본증권 활용이 허용된다.
대신 보완자본증권엔 매우 엄밀한 규정이 적용되며 이러한 규정을 지키지 못하면 자본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보통은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적용된다. 첫째, 금융사의 보완자본증권의 경우 이익이 나지 않거나 배당재원이 없는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다행히 보험사 후순위채는 이자지급 중단조건이 없다). 둘째, 부도가 나지 않더라도 일정수준으로 재무비율이 악화하면 손실을 볼 수 있다. 셋째, 보완자본증권에 일반적으로 따라붙는 만기 이전 조기상환(소위 콜옵션 행사)에 대해서도 강한 제약조건이 적용된다.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은 조기상환 가능시점에 조기상환이 이뤄진다고 가정하고 거래되는 것이 일반적이라 조기상환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우리 감독당국은 은행의 BIS비율과 보험사의 K-ICS비율이 일정수준에 미달해 재무상황이 좋지 못한 경우, 새롭게 유상증자 혹은 보완자본증권을 통해 조달한 경우에만 조기상환 혹은 콜옵션 행사를 허용한다. 따라서 조기상환 중지의 가능성은 그렇게 희박하지는 않고 조기상환이 일단 중단되면 재개되는 것도 매우 어렵다.
소중한 내 투자자산을 지키는 일이다. 발품을 판다면 결코 어렵지만도 않다. 첫째, 인터넷만 검색하면 나오는 보험사의 신용등급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2025년 1분기 기준으로 현대해상이 AAA, 동양생명 AA-인 반면 롯데손해보험은 A0였다. 둘째, 생명보험협회 및 손해보험협회의 경영공시자료에 나오는 K-ICS비율을 살펴봐야 한다. 단순한 비율 수치는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일괄조회가 가능하지만 생보 및 손보협회의 경영공시를 통해 어떤 회사가 규제를 유예받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이 너무 싸다면 기회라고 생각하기 전에 일단 확인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이병건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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