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본사회’ 강행한다는 李, 책임질 생각은 있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22일 “국민의 기본적 삶을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 기본사회로 가겠다”며 이를 위해 행정부에 ‘기본사회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후보는 기본사회의 구체적 내용으로 아동수당 지급 확대, 고용보험 확대, 농어촌 기본소득, 지역 화폐 등을 거론했다. 주택, 의료, 교육에 대해서도 민간보다는 정부 재정을 바탕으로 한 국가 지원을 강조했다. 노동 시간에 대해선 “주 4.5일제의 단계적 도입으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무슨 돈으로 하느냐다. 이 결정적 문제에 대한 설명은 과거에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때 전 국민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기본주택’ ‘기본금융’ 같은 기본 시리즈를 공약했다. 그러나 비현실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 후보는 이번 대선에선 성장을 강조하는 ‘먹사니즘’을 내세웠다. 민주당 주요 인사들도 “지금은 재정이 어렵다” “성장이 우선”이라며 기본소득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이 후보 자신도 신년회견에서 “기본소득을 재검토하겠다”며 당내 기본사회위원장 사퇴 의사까지 밝혔다.
그러나 당내 강경파와 핵심 지지층이 반발하자 즉시 당내에 기본사회위원회를 만들었고, 전 국민 25만원 지원금도 다시 추진했다. 민주당은 ‘기본사회’가 기존의 ‘기본소득’과는 다르다고 했지만, 무엇이 다른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혼란이 커지자 이 후보는 “분배와 성장은 동전의 양면인데, 너무 극단적으로 분류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전날 “우리나라는 국민에게 공짜로 주면 안 된다는 희한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정말 희한한 생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1년에 최소 200조원이 든다는 ‘기본소득’이라는 말은 쓰고 있지 않지만 ‘기본사회’가 무엇이고 현금 지원과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 설명이 없다. 어느 정도의 재정이 소요되고 어떤 세수 대책이 있는지, 증세를 할 것인지도 말하지 않고 있다. ‘기본사회위원회’라는 것이 기존 정부 부처와 어떤 관계이고 업무가 중복되는 것은 아닌지도 명확하지 않다.
이 후보의 ‘기본사회’가 재정 대책의 바탕 위에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완하는 것이라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기본사회’ 설명은 사각지대가 아니라 전체에 돈을 뿌리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지금은 경기 불황으로 세금이 안 걷혀 재정 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고 있다. 이 후보는 ‘기본’ 시리즈를 강행하다 재정과 경제를 위기에 빠뜨릴 경우 어떻게 책임질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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