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컬처의 현재와 정책의 빈자리 [이지영의K컬처여행]

요즘 대한민국의 가장 큰 사회적 이슈는 대통령선거다. 이에 따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책 공약 마당에 들어가 각 정당과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K컬처나 문화산업에 대한 정책적 접근은 한 명을 제외하고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K컬처의 산업적 파급력과 세계적 위상을 고려하면 이 같은 침묵은 의아하기만 하다.
실제로 K컬처를 위한 기반 시설이 빈약하다는 점은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K팝은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는 K팝 전용 공연장 하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콘텐츠 수출과 글로벌 확장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인프라나 제도적 지원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제작, 유통, 해외 진출까지를 포괄하는 체계적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요구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문화산업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K컬처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창작 생태계를 구성하는 ‘사람’에 대한 투자가 병행되어야 한다. 창작자들이 경제적 불안정 없이 작업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 예술과 인문학이 단지 소비 대상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공적 자산으로 존중받는 분위기가 함께 조성되어야 한다. 문화예술인에 대한 창작 지원, 인문학 교육의 활성화, 독립적인 창작 공간과 인재 양성 체계는 단기적 성과보다 장기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핵심이 된다.
정책은 그 사회가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낸다. K컬처를 진정한 문화강국의 토대로 삼기 위해서는 콘텐츠 산업의 외연 확대를 넘어서,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어야 한다. 문화는 기술이나 자본의 지원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새로운 상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비롯된다. 예술과 인문학이 교육과 일상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시민과 창작자가 함께 문화적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
K컬처의 현재가 눈부시다면, 그 미래는 바로 지금 우리가 어떤 조건과 환경을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문화강국은 선언이 아니라 준비와 실천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이지영 한국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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