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럭이는 세계사', 깃발로 읽는 인류의 꿈과 저항의 역사

곽성일 기자 2025. 5. 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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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 장관 두빌레트, 200개 국기 통해 문명 교차점 조명
펄럭이는 세계사 표지.연합
"깃발에는 꿈과 의지, 역사와 미래가 깃들어 있다. 깃발은 역사의 미니어처다."

우크라이나 전 내각 장관이자 기업가인 드미트로 두빌레트가 최근 출간한 『펄럭이는 세계사』(윌북)는 200개가 넘는 국기와 깃발을 통해 세계사의 흐름을 되짚어보는 책이다.

저자는 국기와 깃발에 담긴 패턴과 상징이 각국의 정치, 지리, 문화 전환점을 반영한다고 강조한다. 프랑스 삼색기는 혁명의 불꽃을 상징하며 세계 각지의 계급 혁명에 큰 영향을 미쳤고, 대영제국의 유니언잭은 제국주의 확장의 상징으로 꼽힌다. 공산권 국가들의 오각별은 거대한 이념 집합체를 의미하며, 독수리, 백합, 붉은 별 같은 반복되는 도상들은 역사적 뿌리와 지정학적 위치를 나타낸다.

책은 또한 깃발이 한 국가의 독립투쟁과 저항의 역사를 상징하기도 한다고 전한다. 북태평양 마셜제도의 비키니 환초 깃발은 미국 수소폭탄 실험으로 파괴된 섬과 그곳 원주민들의 저항을 담은 검은 별 3개와 '모든 것은 신의 손에 달렸다'는 마셜어 문구가 새겨져 있다. 캐나다 단풍잎 국기에는 대영제국 흔적을 지우려 했던 국민의 정치적 투쟁이 녹아 있다.

한국 태극기에 대해서는 평화를 상징하는 흰 바탕과 음양을 나타내는 태극 문양, 그리고 결실을 의미하는 사괘의 조화가 특별한 의미로 소개된다. 2009년 서울 진관사 철거 과정에서 발견된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태극 문양을 덧칠해 항일 의지를 담은 유물로 주목받는다.

저자는 "평화를 사랑하면서도 불의에는 단호히 저항하는 한국인의 철학이 태극기뿐 아니라 각종 집회의 깃발에서도 드러난다"며,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촉구 집회에서 젊은 층이 들고 나온 유머와 풍자가 섞인 깃발들이 한국인의 독특한 기질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책은 한지원 씨가 번역했으며, 총 388쪽 분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