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남아공 대통령에 노골적 ‘모욕 외교’
백악관서 정상회담 중 서로 덕담 뒤
백인농부 집단 살해 의혹 기습제기
라마포사 대통령 해명에도 몰아붙여
지지층 의식, 백인 역차별 제기 분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 추궁에 나섰다. ‘리얼리티 쇼’를 방불케 하는 트럼프식 정상 외교가 잇따라 펼쳐지면서 각국 정상의 당혹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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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자료·영상까지 준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다룬 기사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
이날 회담은 영상과 관련 자료까지 철저히 준비하면서 의도적으로 ‘인종 문제’를 논하는 공방의 장으로 몰아간 것은 보수·극우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종 차별정책을 철폐시킨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라마포사 대통령에게 백인들에 대한 역차별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자신의 지지 기반인 백인 노동자 계층 등에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평가다. 영국 BBC 방송은 “이런 퍼포먼스 중심의 외교 스타일은 미국 내 대중을 겨냥한 것”이라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핵심은 지지자들이 느끼는 불만과 분노를 끊임없이 자극하고 유지하는 데 있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무실은 세계 지도자들에게 ‘위험 구역’이 됐다”는 미국 매체 악시오스의 평가처럼 백악관에서 벌어진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결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종전 방안을 두고 공개 설전을 벌였고,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실상 쫓겨나듯 백악관을 떠났다. 지난 7일에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만나 미국 제51번째 주(州) 편입론을 다시 한번 펼치기도 했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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