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타 화재’ 이후 미세먼지서 ‘중금속 성분’ 급증
2시간 측정값 ‘1년 평균’ 상회
'독성' 이황화탄소 등 예의 주시
“기준치 이내 ‘안심하라’ 아냐”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후 대기 미세먼지에서 중금속 성분의 미량원소 검출량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환경공단 등에 따르면 대기 미세먼지 중 금속 성분의 미량원소 측정을 위해 호남권대기오염집중측정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선 ▲Ca(칼슘) ▲Pb(납) ▲Mn(망간) ▲Ni(니켈) ▲Zn(아연) ▲K(칼륨) ▲S(황) ▲Cu(구리) ▲Br(브로민) 등 9종을 측정한다.
브로민을 제외하곤 모두 상온에서 고체 상태인 이 원소들은 대기에 일정량이 늘 분포하는 미량원소다.
미량원소는 사람은 물론, 식물 등 생물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것으로 호흡을 통해 자연스럽게 흡수한다. 다만, 납 같은 원소는 일정량을 넘어가면 인체에 치명적이다.
호남권 측정망은 광주 북구에 있는 호남권대기오염집중측정소가 유일하며 2시간 단위 측정값과 24시간 이동평균, 1년 이동평균을 공개해 오고 있다. 이를 비교하며 어떤 이유로 특정 원소가 많이 검출된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전인 지난 16일 미량원소 성분 9종의 2시간 단위 측정값은 망간, 아연, 구리를 제외하곤 모두 1년 이동평균을 초과하지 않았다.
그러나 칼슘의 경우 17일 오전 10시 기준 1년 이동평균은 52ng/㎥이었으나, 측정값은 56ng/㎥이었다. 정오부턴 1년 이동평균 밑으로 다시 떨어졌으나 18일 오전 2시 181ng/㎥로 치솟았다.
같은 날 오전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측정값은 216·232·318·267·209·180·160ng/㎥, 1년 이동평균은 52-53ng/㎥였다.
유해 중금속에 속하는 납의 16일 측정값은 종일 0ng/㎥였으나 17일 오후 2시와 4시에는 각각 18·14ng/㎥로 기록됐다. 이 때 1년 이동평균이 모두 6ng/㎥였던 점을 감안하면 이전보다 3배나 많은 양이 검출된 셈이다.
나머지 7가지 원소들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 발생 이후부터 완진이 선언된 20일 오전 11시50분 전까지 모두 한 차례 이상 2시간 단위 측정값이 1년 이동평균을 넘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늘어난 측정값 모두 환경부의 ‘대기환경기준’을 초과하진 않았으나, 이번 화재로 하늘을 뒤덮은 ‘검은 연기’가 어떤 성분인지 알 수 없는 현 시점에서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광주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영산강유역환경청에서 측정한 ‘가스 입자성 물질 6종’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질 59종’ 외의 물질도 이번 화재로 인해 발생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이인화 조선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타이어의 원료 중 하나인 황의 경우 연소 상태에 따라 아황산가스(SO2)와 이황화탄소(CS2)가 배출된다”며 “이황화탄소는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검출량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늘어난 미세먼지 미량원소도 일반적인 화재 현장에서 나오는 물질은 아니다”며 “대부분 과다 섭취할 때 치명적인 독성 물질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준치 이내’라는 표현을 ‘안심해도 된다’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2천명이 넘는 사람이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고 있는데, 그 원인을 밝히는 게 가장 시급하다”며 “그러기 위해선 이번 화재로 어떤 물질이 얼마나 탔는지 파악하고, 무엇이 만들어져서 어느 정도의 양이 대기로 유출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 기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인한 피해 신고는 3천397명·5천700건으로 집계됐다. 접수 유형은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인적 피해가 3천236건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물적 피해 1천931건, 기타 533건이다.
/안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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