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시대] 생태와 산업이 어우러진 정원도시를 향해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가 다가오고 있다. 산업화의 선두에 섰던 울산이 이제는 생태와 문화, 치유가 어우러지는 도시로 새롭게 거듭나는 변곡점에 서 있다. 이번 박람회는 단순한 국제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태화강을 품은 울산의 도시브랜드를 재정의하고, 시민과 자연이 공존하는 새로운 도시상을 실현하는 중대한 기회이자 도전이다.
그 중심에는 태화강이 있다. 태화강은 한때 죽음의 강이었다. 산업화의 그늘 아래 방류된 폐수와 생활하수로 인해 생물들이 살 수 없는 오염 하천이 되었고, 시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그러나 울산은 태화강을 포기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부터 '태화강 수질개선 종합대책'과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시작되었고, 시민과 행정이 함께 하천지킴이 활동을 꾸준히 진행했다. 수달, 황새, 연어가 돌아왔고, 강변에 시민들이 모면서 일상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오염의 상징이었던 태화강은 이제 생명의 강, 시민의 강, 울산의 자긍심이 되었다.
지난 2019년 태화강은 대한민국 제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되었다. 이는 생태 회복의 상징을 넘어서, 울산이 '정원도시'로 전환하는 시대적 선언이자 도시브랜드의 새로운 출발점이었다.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태화강 생태복원이라는 현실의 성과를 바탕으로 정원문화를 확장하고, 지속가능한 도시 비전을 구체화하는 국제행사다. 과거의 오염을 극복한 강에서 출발해 미래의 울산을 상징하는 국제행사를 여는 일련의 흐름은 울산이 걸어온 생태 전화의 연장선에 있으며, 그 완성도를 높이는 진화의 단계라 할 수 있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의 목적은 명확하다. 첫째, 태화강 국가정원을 대표적인 국제행사의 거점으로 삼아 도시브랜드를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단순한 조경 공간을 넘어, 정원도시 울산이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는 데 있다. 둘째, 태화강 생태복원 사업의 성공을 기반으로 산업과 생태, 도시와 자연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제시한다. 박람회는 울산의 도시계획 전반에 '생태 회복력'이라는 가치를 중심에 놓는 계기가 될 것이다.
셋째, 정원문화를 확산시켜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정책 모델을 정착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넷째, 울산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형 탄소중립 산업도시이자 최고의 정원도시로 육성하는 전략적 전환의 계기를 만든다. 울산은 이미 수소경제, 친환경 모빌리티, 그린 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산업 생태계에서 탈탄소 시대에 앞서가고 있다. 이와 같은 산업 전화의 흐름 속에서 정원박람회는 '기술과 자연의 공존', '녹색전환과 도시정원의 결합'이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는다.
다섯째, 울산만의 독특한 정원문화를 형성해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사라졌던 전통 정원 문화와 마을 속 정원 기억들을 발굴하고 복원함으로써, 울산만의 정체성을 담은 정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와 가까운 생활권 곳곳에 소규모 주제정원이나 마을정원을 조성하고, 시민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정원학교, 시민조경단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생활 속 녹색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화 기반은 정원을 '보는 공간'이 아닌 '사는 공간', '함께 가꾸는 공동체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시민 스스로 도시 변화를 주도하게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해 삼산·여천 매립지와 같은 산업 유산들을 정원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이곳은 한 때 쓰레기와 폐기물이 쌓이던 땅이었으나, 지금은 생태와 휴식, 시민 문화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설계되고 있다. 울산의 정원박람회가 단순한 전시 행사가 아니라 도시재생 그 자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
경제적 효과도 매우 크다. 울산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1,30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을 유치하고, 생산유발효과 약 3조 1,544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약 1조 5,916억원, 약 2만 5,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입장권 수익 외에도 기업 후원, 휘장 임대, 각종 전시·체험 시설 유치 등 약 144억원 규모의 자체 수익을 전망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경제효과에 그치지 않고, 박람회를 계기로 관광·문화·상권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지속가능한 도시경제의 기반이 될 것이다.
울산국제정원박람회는 울산이 과거 '공해도시'라는 이미지를 넘어 생태와 치유,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 정원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다. 기능과 생산의 도시에서, 감성과 생태의 도시로 이동하는 이 변화는 단지 겉모습이 아닌 울산의 철학과 가치를 바꾸는 일이다. 그 변화의 출발점은 태화강이다. 이곳에서 생태의 복원이 가능했고, 도시와 사람이 함께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으며, 이제 세계를 향한 울산의 새로운 이름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도시의 변화는 행정과 제도의 뒷받침 속에서 구체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울산광역시의회는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설립 및 지원 조례」를 제정하였으며, 여야를 막론한 지역 국회의원들도 박람회 특별법을 발의하며, 인허가 절차 간소화, 국공유지 무상사용, 행정적·재정적 지원 등 박람회 추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제 이 모든 노력에 의미를 더하는 것은 바로 시민의 참여이다. 정원은 전문가의 손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함께 가꾸고 느끼고 누려야 진정한 도시문화가 된다. 나무 한 그루 심는 일, 행사에 참여해 체험하는 일, 자녀와 함께 정원을 거니는 일. 이러한 일선의 참여가 모여 울산을 바꾸는 힘이 된다. 도시의 품격은 사람과 자연이 함께 호흡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2028년 울산은 정원 위에 도시의 미래를 그릴 것이다. 태화강에서 시작된 울산의 변화는 이제 시민과 함께 울산 전역으로 번져가고 있다. 꽃이 피는 도시, 사람이 피는 도시. 그 여정에 시민 여러분의 동행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