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서 찾은 수묵의 뿌리, 세계로 이어지는 예술 흐름
8월30일부터 해남·진도·목포서
20개국 82명 작가 참여
윤두서 ‘자화상’·김정희 ‘세한도’부터
팀랩 미디어아트까지



서구 중심의 시선을 벗어나 아시아의 바다를 통해 문명 간 연결을 모색하는 전시가 펼쳐진다. ‘문명의 이웃들 - Somewhere Over the Yellow Sea’을 주제로 한 ‘2025 제4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다.
올해 수묵비엔날레는 8월30일부터 10월31일까지 전남 해남·진도·목포 일대에서 열린다. 수묵의 전통을 동시대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이번 전시는 ‘전통의 혁신과 재료의 확장’을 핵심 키워드로 삼아 아시아적 미학의 자율성과 감각을 드러낸다. 올해는 20개국 82명의 작가가 참여해 수묵을 매개로 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뿌리-줄기-확장’이라는 개념 아래 해남·진도·목포 세 지역에서 진행된다. 해남은 수묵 정신의 기원을, 진도는 전통과 현대를 잇는 계승의 맥락을, 목포는 수묵의 동시대적 해석과 실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구성된다.
◇ 해남: 수묵 정신의 기원
고산윤선도박물관에서는 ‘최고의 수묵 거장전’을 통해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 김환기의 수묵 작품, 천경자의 수묵채색화 등을 선보인다. 역사적 회화와 관련 시각 자료를 통해 수묵화의 조형성과 철학적 기반을 조명한다. 땅끝순례문학관에서는 전통 수묵 회화를 계승한 현대 작가들의 오마주 작업이 전시되며, 다도(茶道), 향도(香道), 화도(畵道) 등 전통 예술의 감각과 수묵적 사유를 연결짓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 진도: 전통과 현대를 잇는 줄기
소전미술관은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석파 이하응의 ‘묵란도’, 손재형의 ‘화의통선’ 등을 통해 문자와 수묵이 만나는 전통 서화의 미학을 보여준다.
남도전통미술관은 고암 이응노, 박생광 등 근현대 작가들의 색채 실험과 수묵의 추상성에 주목한 작품을 선보인다. 수묵을 매체로 한 표현의 다양성과 감각적 확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 목포: 수묵의 동시대 확장
목포문화예술회관에서는 미디어아트 그룹 팀랩(TeamLab)의 몰입형 영상 작업과 이란 작가 파라스투 포로우하르의 설치 작업 ‘Written Room’ 등이 전시된다. 붓 대신 빛으로 이미지를 표현하거나 문자로 벽면 전체를 채우며 상반된 방식으로 수묵의 정체성을 교차시킨다. 목포 실내체육관 전시실에서는 사딕 카와디쉬 알프리지의 영상 작업 ‘알리의 보트’를 비롯해 수묵의 재료성과 사유를 바탕으로 기후, 이주, 기억 등의 동시대 이슈를 다룬 작품들이 소개된다.
윤재갑 총감독은 “수묵은 단순한 회화 기법이 아닌 존재를 사유하는 동양의 예술 언어”라며 “남도는 조선 후기부터 수묵과 인문학이 활발히 이어져온 수묵 정신의 뿌리이자, 아시아 미학의 자산이 현실로 작동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수묵을 통해 아시아의 공동 문명성과 예술적 상상력을 다시 그려보는 자리”라며 “남도에서 시작된 수묵의 사유가 동시대 예술로 확장되며 세계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명진 기자
Copyright © 광주매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