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이 부정하는 ‘위안부’…문학의 힘으로 알린 진실
- 1997년 소설 새 번역본 출간
- 日 우익 교활함에 한 방 먹여
작가 노라 옥자 켈러(Nora Okja Keller)가 쓴 장편소설 ‘컴퍼트 우먼’은 역사의 진실을 드러내고 전달하는 문학의 힘, 예술의 힘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제목 ‘컴퍼트 우먼’(Comfort Woman)은 일본군 ‘위안부’를 뜻하는 영어 표현이다. 이 소설은 어떤 점, 어떤 면에서 특별할까?

작가에 관해 알아보자. 왠지 이 이름이 익숙한 독자도 있을 것이다. 노라 옥자 켈러는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하와이로 이주했다. 하와이대학교에서 영문학·심리학을 전공했고, 미국 문학 연구로 UCSC(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크루스)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책 맨 뒤에 실린 ‘옮긴이 해제 - ‘위안부’ 엄마와 딸의 대화, 상처 입은 과거와 현재를 어루만지는 손길과 노래’를 보면 작가는 부모가 이혼한 뒤 주로 어머니 구태임 여사의 보살핌 속에서 성장했다.
‘컴퍼트 우먼’은 노라 옥자 켈러가 1997년 미국 문단에 영어로 발표했다. 같은 해 이 소설은 곧장 한국어로 번역돼 ‘종군위안부’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컴퍼트 우먼’은 새로운 번역본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일본 우익과 집권세력의 대응은 일본 국가의 개입이나 강제성을 부인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담론 자체를 거짓으로 몰고가니, 교활하고 극악하다. 긴 역사를 통틀어 전쟁을 너무 많이 했던 나라인 일본은 이런 종류의 문제에 부딪힌 경험이 많아 대응에 노련한 면모가 있다. 일제강점기 조선은 ‘어린 여성 다수가 동시에 일본군에게 몸을 팔기 위해 강제가 아니라 자기 발로 나설’ 가능성이 없는 공동체였다. 일본 국가 기구가 기획·개입해 실제로는 강제로 여성을 일본 군대용 성노예로 끌고 간 것이 ‘실질이고 본질’이다.
일본 우익과 권력 그룹은 프레임 전환이라는 수법을 능숙하게 쓴다. 쉽게 말해 일본군 ‘위안부’ 존재나 강제성 등 그 자체를 부정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면 여기 대응하는 쪽은 ‘아니다! 진실이다’ 하는 식으로 맞선다. 마치 진실이냐 아니냐를 놓고 싸우는 공방처럼 되면서 일본이 ‘딴소리’를 할 여지가 매우 커진다. 장편소설 ‘컴퍼트 우먼’이 강력한 이유는 이런 교활한 프레임에 예술의 힘으로 크게 한 방 먹인다는 이유도 포함된다.

이 소설은 문학 예술의 격(格)과 파격을 활용하면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겪고 상처를 입은 한 여성이 딸과 함께 살며 어떻게 무너졌고, 어떻게 다시 일어섰고, 어떤 죽음을 맞이하는지 보여준다. 이토록 깊은 고통을 치유하는 일은 가능할까? 소설에는 하와이에 사는 조선인 엄마 아키코와 딸 베카가 주인공이다. 상처 많은 생을 밀고 가면서도 두 사람이 서로 발견하고 서로 품는 모습은 감동스럽다. 한국 무당 관련 용어가 많이 나오고, 일본군 ‘위안부’로서 아키코가 겪는 장면 일부는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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