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420만원 미납’ 나비효과... 국가대표팀까지 국제대회 못 나갈 수도

김영준 기자 2025. 5. 22.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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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광주의 K리그 경기 모습. 광주 선수들이 득점 후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경기는 광주가 1대0으로 이겼으나, 포항은 광주가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켰다며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단돈 3000달러(약 420만원)를 놓친 행정 실수의 나비 효과가 커지고 있다. 프로축구 광주FC의 ‘연대 기여금 미납’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뒤늦게 돈을 납부해 FIFA(국제축구연맹)로부터 받았던 선수 등록 징계는 해제됐지만, 광주가 징계받은 줄 모르고 선수를 새로 영입한 점 때문에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연대 기여금 제도는 선수 이적 시 발생하는 이적료 일부를 그 선수가 12~23세 때 뛰었던 팀에 나눠주는 제도다. 구단이 FIFA(국제축구연맹)에 송금하면 FIFA가 이를 분배하는 방식이다. 광주는 2023년 알바니아 출신 외국인 선수 아사니를 영입하면서 연대 기여금 3000달러가 발생했다. 작년 8월 이를 보내려 했으나 해외 송금에 문제가 생겨 보내지 못했고, 이후 업무 담당자가 육아휴직을 하면서 인수인계가 되지 않아 최근까지 미납 상태로 남았다.

FIFA는 이를 이유로 지난해 12월 광주에 선수 등록 징계를 내렸지만, 광주 구단은 징계받은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FIFA 징계 공문이 아시아축구연맹(AFC)과 대한축구협회를 거쳐 광주 구단에 전달됐는데, 이를 받은 담당자가 육아휴직을 떠난 그 직원이었다. 그가 휴직 중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아 구단 내 누구도 그 사실을 몰랐다. 광주는 최근 FIFA 홈페이지에 공개된 징계 구단 목록을 보고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뒤 3000달러를 납부했다. 이에 일단 처음 내려졌던 선수 등록 금지 징계는 풀렸다. 대한축구협회는 22일 “전날 FIFA로부터 ‘연대기여금 수령을 확인해 광주에 대한 징계 절차가 즉시 종료되며, 선수 등록 금지는 해제된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광주가 징계 중에 선수 영입을 하고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등 공식 경기를 뛴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광주는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10명 넘는 선수를 새로 영입해 대회를 치러왔다. 엄밀히 말하면 ‘무자격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누빈 셈이다. 일각에선 해당 기간 광주가 뛴 경기들을 몰수패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하지만 경기 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팀이 이의 제기를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 광주가 치러야 할 경기 상대들은 이의 제기가 가능하다. 실제로 문제가 불거진 뒤 벌어진 경기에서 광주에 패한 포항 구단이 한국프로축구연맹에 공식 이의 제기를 해 연맹이 이를 검토 중이다.

대한축구협회 책임도 불거진다. 협회가 FIFA 징계 공문을 광주 구단에 전달했는데도 협회는 광주가 징계받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FIFA에서 온 이메일 내용을 파악하지도 않고 전달만 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광주에 내려진 ‘선수 등록 금지’ 징계가 이행되지 않은 점에 대해서 대한축구협회가 FIFA로부터 또 다른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광주에 대한 FIFA 징계 결정문에는 “피청구인(광주) 소속 협회(대한축구협회)는 징계를 이행하고, 국내에서 선수 등록 금지 조치가 이행됐다는 증거를 FIFA에 제공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잠재적 제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고 적혀있다. 잠재적 제재의 예시로는 ‘FIFA 주관 대회에서 제외’가 명시됐다. 최악의 경우, 한국 국가대표 팀이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 일정 기간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번 일을 두고 “고의성 없는 행정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며 “K리그 안정성 등을 고려해 광주가 ‘무자격 선수’를 출전시켰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광주의 선수 영입을 인정하고 그동안 뛴 경기 결과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이다. 협회는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비난 여론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협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무자격 선수’ 문제에 대한 FIFA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그와 별개로 재발을 막기 위해 매뉴얼 재확립, 이적 및 징계 모니터링 방법 구축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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