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스마트시티의 역설…임대료 오르고, 공장용지 줄고
- 영세업체 이탈로 공단 슬럼화
- 부산상의 간담회서 애로 청취
부산 사상공단을 첨단·디지털 산업단지로 재정비하는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입주업체 이탈과 공단 슬럼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싱크홀 사고 등으로 공장에 생긴 균열을 방치해야 하는가 하면, 기대 심리에 임대료만 올라 영세업장이 쫓겨나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2일 ‘사상스마트시티 기업애로 대응 관계기관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부산상의·사상기업발전협의회 ·부산시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총 20여 명이 참석했다.
사상스마트시티 조성사업은 노후화로 경쟁력이 약화한 사상구 주례·감전·학장동 일대 공업지역을 재정비해 부산의 새로운 성장동력이자 혁신성장의 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2009년 재생사업지구로 선정됐으며 현재 학장동 세병로와 학장초 남측 도로의 확장 및 개설 작업 등 기반시설 정비가 이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제2 부산시청사(서부산행정복합타운) 착공을 앞두고 있다. 계획된 사업 완료 시기는 2030년이다.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재생사업 지구 지정 이후 임대료 상승으로 영세업체의 이탈이 가속화한다고 입을 모았다. 업체와 부동산 등에 따르면 이 지역 공장 월 임대료는 3.3㎡ 당 2만~3만 원으로 1만 원 안팎이었던 10여 년 전과 비교해 2, 3배 올랐다. 사업에 대한 기대 심리로 임대료를 올리거나 도로 확장 및 도시철도 공사가 이어지면서 공장 가용 용지가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땅꺼짐 현상이 연이어 발생한 사상~하단선 도시철도 인근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업체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김진호(부산스텐 대표) 사상기업발전협의회 이사는 “도시철도 공사 구간 인근에 임대 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지반 침하로 건물 벽에 균열이 많이 난 상태다. 지난 2년 동안 거의 임대를 못하고 있다. 임시방편으로 실리콘으로 막아놨으나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각종 지원시설 건립과 사업지구 지정 후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워져 사용하지 못하고 방치한 땅도 많다. 박명서(정선산업엔지니어링 대표) 사상기업발전협의회 부회장은 “제2 부산시청사, 디지털 기업지원복합센터, 부산교육원, 지식산업센터 등 인프라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제조업체가 입주할 땅이 부족해졌다. 공단에서 사업을 시작하려는 업체가 입주하려 해도 구청이 허가를 안 내준다”며 “사상스마트시티 사업에 기대를 걸었는데, 사업 기간이 20여 년으로 길고 도시철도 공사까지 난항을 겪다 보니 공단이 사실상 멈춘 듯한 느낌이 든다”고 전했다.
이에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단 제조업체를 보호 및 육성하는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간담회를 주재한 정현민 부산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기업 애로사항을 부산시와 사상구 등 관계기관에 적극 전달하고, 사업 추진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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