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그 라이브클럽 아직 있어? 여전히 핫한 30살 ‘무몽크’

김태훈 기자 2025. 5. 22.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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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앞 거리를 자주 다닌 사람이라면 'MONK'라는 간판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라이브클럽 문화의 중심에는 1992년 개업한 부산 최초의 재즈 카페 'MONK'(몽크)가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무몽크'는 단순한 라이브클럽이 아니다.

적자를 감수하고 무몽크를 운영하는 것은 인디문화를 위해 이런 무대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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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최초 재즈카페 ‘MONK’

- 폐업 후 ‘Moo’가 그 자리 옮겨와
- ‘무몽크’로 이름 짓고 명맥 이어
- 부산 인디문화 산증인이자 산실

부산대 앞 거리를 자주 다닌 사람이라면 ‘MONK’라는 간판을 한 번쯤 본 적 있을 것이다. 평소라면 별생각 없이 지나쳤을 풍경이지만, 호기심을 갖고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가면 색다른 세계를 만날 수 있다. 벽을 가득 채운 낡은 포스터와 형형색색의 조명, 벽에 붙어 조명 빛을 반사하는 수백 개의 CD. 타임머신을 타고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온 듯하다.

올해 30주년을 맞은 라이브클럽 ‘무몽크’의 허현웅 대표가 무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 대표는 부산 최초의 재즈 카페 ‘몽크’가 폐업하자 자신이 운영하던 ‘무’를 옮겨 ‘무몽크’로 이름을 바꾼 뒤 재개장해 30년째 운영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이곳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라이브 클럽 ‘무몽크’(부산 금정구 장전동)이다. 최근 만난 무몽크 허현웅(57) 대표는 담담한 표정으로 “대단한 기록을 세운 것처럼 주변에서 축하를 해주시는데 민망하다. 운영을 계속 이어갈 생각이기에 30이라는 숫자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무몽크는 언뜻 들어 이름에 담긴 의미와 유래를 추측하기 쉽지 않다. 그 탄생 비화는 이렇다. 1990년대 중반 부산은 재즈 클럽 열풍이 한창이었다. 저녁이면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클럽에 모여 시원한 맥주 한 잔과 음악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라이브클럽 문화의 중심에는 1992년 개업한 부산 최초의 재즈 카페 ‘MONK’(몽크)가 있었다.

하지만 IMF 사태로 인해 1998년 ‘몽크’는 폐업을 맞았다. 당시 인근에서 재즈 클럽 ‘Moo’(무·1995년 개업)를 운영하던 허 대표는 ‘몽크’를 잇기 위해 ‘무’를 이 자리로 옮겨와 ‘무몽크’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무와 몽크를 합친 이름이지만, 헛된 꿈을 꾸지 않겠다는 뜻의 ‘무몽(無夢)’이란 의미도 담겨 있어요. 흔치 않은 이름이다 보니 손님들 사이 수많은 추측이 오가곤 했답니다. ‘스님이 운영해서 무몽크다’ ‘술을 많이 무라는(먹으라는) 의미다’처럼 말이죠.”

2000년 1월 ‘무몽크’에서 한 인디밴드가 공연을 하고 있다. 무몽크 제공


이렇게 탄생한 ‘무몽크’는 단순한 라이브클럽이 아니다. 허 대표는 무대를 짓고 앰프와 조명 등 장비를 갖춰 지역 뮤지션들에게 무대를 내어줬다. 또 무대 한 편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X-JAPAN, LOUDNESS 등 당대를 풍미한 해외 유명 밴드의 공연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실제로 레이니썬 쥬드 피아 에브리싱글데이 등 부산에서 성장한 인디밴드 대부분은 무몽크를 거쳐 갔다. 그뿐만 아니라 전수일 감독의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를 비롯해 여러 독립영화의 무대로도 등장했다. 진정한 부산 인디 문화의 산실이라고 할 만 하다.

“공연 외에도 다양한 행사를 열었어요. 2000년대 초반에는 새벽에도 200명이 넘는 손님이 들었죠. 계단부터 가게 밖 도로까지 손님들이 늘어서는 진풍경도 펼쳐졌고요.”

물론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인기 밴드 공연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손님이 들지만, 파리만 날리는 날도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허 대표는 다른 직장을 병행하며 월세를 부담하고 있다. 적자를 감수하고 무몽크를 운영하는 것은 인디문화를 위해 이런 무대가 하나쯤 있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최근 애니메이션 음악을 연주하는 젊은 밴드와 기성 메탈 밴드의 합동 공연을 열었는데, 공연 팀도 관객도 정말 열정적이더라고요. 이런 모습을 보는 즐거움 때문에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면 진작 그만뒀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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