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화는 없다, 당권도 없다.. 이준석의 절연 선언에 한동훈·장성민도 갈라섰다

제주방송 김지훈 2025. 5. 2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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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그만 질문하라”.. 친윤 당권거래 폭로 후 ‘완전 절연’
장성민 “단일화는 개헌의 꽃”.. 김문수 향해 다시 ‘대연합’ 압박
한동훈, 폭로 고리로 윤핵관 직격.. ‘사당화’ 프레임 불 붙였다
이준석 후보가 22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학생식당에서 열린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에서 학생들과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개혁신당)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2일, “단일화 질문은 이제 그만하라”며 국민의힘과의 정치적 연대 가능성에 완전히 선을 그었습니다.

친윤계의 당권 제안 폭로를 “친한계 당권투쟁의 수단”으로 규정하며, “무의미한 정치공학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같은 날 장성민 전 국민의힘 의원(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은 김문수 후보에게 “개헌을 위한 단일화야말로 시대정신”이라며 거듭 대연합을 촉구했고, 한동훈 전 대표는 해당 폭로를 고리로 윤핵관 세력을 ‘사당 착각’이라 규정하며 노골적인 전선을 형성했습니다.

정치권의 단일화 논의는 이제 구도 자체가 갈라졌습니다.

정책이 아닌 권력, 숫자가 아닌 철학.

단일화는 이제 각자의 진심과 전략이 부딪히는 마지막 교차로에 서 있습니다.

이준석 후보가 22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를 찾아 학생 및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개혁신당)


■ 이준석 “국민의힘, 또 구제불능.. 단일화는 친한계의 당권 전쟁 도구”

이날 인하대에서 백브리핑에 나선 이 후보는 “국민의힘은 대선 기간에도 당권투쟁 중”이라며 “자당 내부의 권력 싸움에 단일화를 끌어들였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개혁신당의 선대본 이동훈 단장이 전날 SNS에 올린 “당권 줄 테니 단일화하자”는 국민의힘 인사 발언을 언급하며, “그걸 진심으로 믿는 게 아니라, 그들끼리 당권 싸움 하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양향자 위원장과 있었던 불편한 대화도 공개하지 않았다”며 실명 공개 요구를 거부하고, “의미 없는 얘기들을 자꾸 던지면서 선거 준비에 지장을 준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후보는 “핸드폰도 차단했다”며 “단일화에 관심 없고, 관련 질문도 안 해주셨으면 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장성민 전 위원이 김문수 후보 지지 유세를 하고 있다. (본인 페이스북 캡처)


■ 장성민 “단일화는 개헌을 띄우는 꽃.. 숫자 합산이면 쪽박 찬다”

이준석 후보가 단일화 프레임 자체를 거부한 그 시각, 장성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또다시 ‘빅딜 연대론’을 꺼냈습니다.

그는 “단일화는 지지율을 더하는 숫자 게임이 아니라, 국민적 명분과 국가설계를 공유하는 대연합이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개헌, 경제, 영호남 통합, 트럼프발 관세 대응까지 김문수 후보가 주도할 시대 의제들이 있다”며, “이 모든 설계도를 함께 띄울 ‘김덕수 어깨동무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장성민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장 전 의원은 개헌을 위한 실질적 연대로 이낙연·이준석까지 엮는 ‘개헌연대’를 구상하며, “막판에라도 한덕수 전 총리가 동참하면 대선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6월 장미대선에서 피워야 할 꽃은 단일화”라는 수사로, 단일화를 ‘감동의 정치’로 복원하려는 의도를 드러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 페이스북 캡처.


■ 한동훈 “사당 착각”.. 단일화 폭로 고리로 윤핵관 정조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에 “친윤들이 다른 당에 당권을 주겠다고 거래 제안을 했다는 폭로가 나왔다”며, “아직도 윤석열·김건희 사당이라고 착각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이는 개혁신당 측 폭로를 빌미로 자신과 거리 두기를 해온 윤핵관 세력을 정면으로 공격한 것이며, 단일화 이슈가 사실상 ‘윤핵관 사당화’ 프레임 전환의 수단으로 활용된 셈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의 단절 선언과는 다르게, 한동훈은 이슈의 파편을 윤핵관 공격으로 되돌린 것”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단일화를 거부하면서도, 그 논란을 내부 정리용 메시지로 재가공한 전략적 대응이라는 평가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21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 지원 유세를 하고 있는 모습. (본인 페이스묵 캡처)


■ 단일화는 끝났나, 혹은 이제 다시 시작되려나

이준석 후보는 단일화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그는 이 선거를 통해 국민의힘과의 노선을 완전히 끊고, 개혁신당의 독자 노선을 분명히 하겠다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그러나 장성민 전 의원은 여전히 ‘제7공화국을 여는 개헌 연대’라는 이름으로 단일화의 정치적 명분을 복원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 양측의 간극은 전략 차이만 아닌, 정치의 방향성과 시대 프레임의 충돌에 가까워 보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구도에 발을 담그며 ‘윤핵관을 향한 반격의 도구’로 단일화 이슈를 재해석하는 모양새입니다.

이제 단일화는 후보 간 조율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가 ‘정치’를 넘어서 ‘시대’를 설계할 수 있는가의 시험입니다.

사당화를 끊고, 개헌의 문을 열고, 국민 앞에 명분을 내놓을 자가 누구릴지. 

정치공학이 아닌 정치철학으로 중심에 설 수 있는 이름만이, 혼란의 시간을 끝내고 다음 질서를 정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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