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들]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관하여

최근에 전자기술이 나날이 발전하면서 작은 틈에도 숨길 수 있는 소형기기, 사양 좋은 카메라 기능이 있는 휴대성 좋은 스마트폰 등으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사건이 증가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흔히 도촬, 몰카, 불법촬영이라고 하는 이 범죄는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경우에 성립되는 범죄입니다. 이는 화장실, 지하철 등에서 불특정다수를 향한 불법촬영에서부터 연인 사이의 성관계 불법촬영까지 다양합니다.
우선 카메라등 이용 촬영죄의 피해자가 된 경우, 피의자의 범행사실을 알게 되어 두렵고 당황스럽겠지만 최대한 빨리 수사기관에 고소하여야 합니다. 특히 피해 횟수 및 정도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인터넷을 통해 급속하게 유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신속한 수사와 함께 임의제출 또는 압수 등으로 범행의 도구가 된 휴대폰 등이 수사기관에게 넘어가도록 해야 합니다. 이 경우 디지털 포렌식 수사를 통해 이미 삭제한 사진 및 동영상을 복구할 수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의 피의자가 되었는데 혐의를 인정하는 경우, 피해자와 합의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제가 맡은 사건들에서도 수사 단계에서 교육이수를 조건으로 합의를 보아 기소유예처분을 받은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 경우 합의와 함께 충분한 양형자료 역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물론 불특정다수를 향한 불법촬영은 합의를 하고자 하여도 피해자 자체의 특정이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카메라등 이용 촬영죄는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를 하더라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과 함께 피의자의 각 행위가 실제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에 해당되는지 법리적 검토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사안에 따라 촬영부위, 사진의 각도, 횟수 등에 따라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한 것인지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단발성 촬영의 경우, 고의가 없이 기기 오작동 등 실수로 촬영된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하지만, 피의자가 임의 제출한 휴대폰 등에 대한 포렌식을 통해서 다수의 촬영물이 나올 경우 고의가 추단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라 수사 초기 경찰 조사 때부터 효과적인 방어 전략을 수립하여 일부 무혐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습니다.
덧붙여 촬영 피해자가 미성년자인 경우,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를 넘어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아청법) 위반 소지가 있어 더욱 더 각별한 법리 검토가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에서는 "아동·청소년 등이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신체를 노출한 것일 뿐 적극적인 성적 행위를 한 것이 아니더라도 이를 몰래 촬영하는 방식 등으로 성적 대상화하였다면 이와 같은 행위를 표현한 영상 등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에 해당한다"(대법원 2023. 11. 16. 선고 2021도4265 판결)고 판결하면서 고등학교 여자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여학생들의 탈의 후 나체 모습 등을 몰래 촬영한 사건을 아청법 위반으로 판시한바 있습니다. 대법원은 같은 취지로 미성년자가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과정에서 신체 부위가 노출되는 장면을 용변칸 천장에 몰래 카메라를 설치하여 촬영한 경우, 아청법상 '성착취물'을 제작한 것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23. 12. 28. 선고 2023도12198 판결). 이렇게 아청법 위반 성착취물제작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본다면, 벌금형 없는 중형이 됩니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 사건을 자주 변호하다 보면 피의자가 초범인 경우가 거의 없었으며, 설령 초범인 경우라도 사진 한 장만, 동영상 한 건만 촬영했던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가해자는 휴대폰 촬영이라는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는 자신의 행동이 중대한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노력도 함께 필요할 것입니다.
양혜인 법률사무소 은인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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