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 여사 모르게 시켰다"면서... '법사폰'엔 비서와 연락 내역 없어
전씨 "어떤 수단으로 연락했는지 기억이 안 나"
①증거인멸 ②여사 지시 ③제3자 가능성 등

건진법사 전성배(65)씨가 사용한 이른바 '법사폰'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수행비서인 유경옥 전 대통령실 행정관과 연락을 주고받은 내역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유 전 행정관을 이르면 이번 주말 다시 소환해 전씨와 연락 기록이 없는 이유 등을 추궁할 계획이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부(부장 박건욱)는 지난 17일 전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유 전 행정관과의 관계와 연락 내역 등을 확인했다. 전씨는 통일교 세계본부장이던 윤모(48)씨로부터 2022년 4월과 7월, 샤넬백을 1개씩 받았다. 샤넬백 가격은 각각 1,000만 원 이상, 800만~9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이를 김건희 여사 모르게 유 전 행정관에게 주며 조금 더 저렴한 샤넬 제품 여러 개로 바꿔 오게 했다. 교환 제품을 받은 뒤 자신이 잃어버려 김 여사에겐 전달하지 못했다는 게 전씨 주장이다.

그러나 유 전 행정관에게 심부름을 시켰다면서 정작 법사폰에 통화 내역 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전씨에 대한 압수수색을 하며 법사폰 3개를 찾았다. 전씨는 윤씨에게 샤넬백을 받기 한참 전부터 이 폰들을 썼는데 유 전 행정관 연락처는 저장돼 있지만, 전화나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은 없었다. 포렌식 과정에서도 두 사람의 소통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법원 영장으로 가능한 통신사실확인자료 조회 기간도 최대 1년이라 2022년 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압수수색으로 유 전 행정관 휴대폰도 확보했지만 최근 교체한 아이폰 기기로 드러났다. 전씨와 유 전 행정관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는 현재까지 없는 셈이다. 전씨는 "(유씨와) 어떤 수단으로 소통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전씨 진술의 신빙성이 낮다고 보는 검찰은 이들이 ①증거(연락 내역)를 인멸했거나 ②김 여사 지시로 이뤄져 소통할 필요가 없었거나 ③제3자를 통하거나 제3의 장소에서 선물을 주고받았을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행정관을 최근 참고인 조사했던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말 재소환해 샤넬백 교환 과정에 김 여사 개입이 없었는지 등을 재차 캐물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샤넬백 외에 전씨가 윤씨에게 받은 6,000만 원대 '그라프'(Graff)사 목걸이 행방도 추적 중이다. 이에 대해서도 전씨는 "언론 등을 피해 거주지를 여러 번 옮기면서 잃어버려 김 여사에게 전달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간 자신이 머물렀던 은신처도 검찰에 공개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법사폰에 남은 문자를 자신의 주장이 맞다는 근거로 들고 있다. 2023년 11월 29일 윤씨는 전씨에게 '전에 가방이랑 목걸이가 걸리네요. 목걸이는 고문님이 가지고 있나요' '부킹(예약)하고 연락드릴게요. 목걸이는 그때 보관하고 계신다고 했는데 제가 다시 돌려가지고 있겠습니다'라고 보냈다. 이에 전씨는 '만나서 말씀드릴게요'라고 답했다.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디올백을 받는 영상이 공개돼 한참 논란이 일었던 시기와 겹친다.
검찰은 전씨가 목걸이를 받은 뒤 1년 이상 보관한 점, 디올백 사건이 터지자 서로 문자를 주고받은 점 등을 토대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2115480001661)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1817350002819)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51618110004254)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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