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 취한다고, 입테이프 붙이는 게 과연 좋을까?

김영섭 2025. 5. 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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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 일부 있지만...알레르기 등으로 코막힌 사람·어린이, 질식 위험에 특히 주의해야
여성이 입테이프를 세로(수직)로 붙이고 잠을 자고 있다. 입테이프로 숙면 효과를 누린 사람은 그대로 쓰면 된다. 그러나 코가 막힌 사람과 어린이는 질식 위험이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입으로 숨쉬는 것보다는 코로 숨쉬는 게 건강에 더 좋다. 입으로 숨쉬면 목이 마르고 아플 수 있고, 호흡기에도 썩 좋지 않다. 잠잘 때 코로 숨을 쉬면, 코가 공기를 걸러내는 정화기 역할을 하고 습도를 조절해준다. 잠잘 때 입호흡을 하는 사람이 코호흡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입테이프(구강테이프)다.

수면 중 입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이 일부 효과는 있지만, 알레르기 등으로 코가 막힌 사람은 질식할 우려가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웨스턴대 연구팀은 수면 중 입테이프를 붙이는 방법에 관한 연구 논문(8편)과 턱끈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연구 논문(2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1999~2024년 발표된 이들 논문에선 입호흡을 하거나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 213명의 사례가 다뤄졌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 중 입을 테이프로 붙이면 혈중 산소농도나 시간당 무호흡 횟수를 개선하는 데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 논문 4편에선 심각한 질식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입테이핑을 했지만 코가 심하게 막혀, 입으로 숨을 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선 질식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거나 심하면 숨질 수 있다. 코 막힘은 꽃가루 알레르기, 편도선비대, 코 휨(중격 만곡) 등으로 발생할 수 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브라이언 로텐버그 교수(이비인후과, 두경부외과)는 "어떤 이유로 코가 막힌 사람은 입을 테이프로 붙여선 안 된다. 수면 중 코와 입이 동시에 막히면 결코 안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입으로 숨쉬는 사람이나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을 앓는 사람들에게 입테이핑은 매우 적은 이점과 심각한 위험이 일부 있을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팀은 입 테이핑의 안전성과 효과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텐버그 교수는 "입테이핑의 효과가 통계적으로는 유의미했으나, 임상적으로는 유의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 결과(Breaking social media fads and uncovering the safety and efficacy of mouth taping in patients with mouth breathing, sleep disordered breathing, or obstructive sleep apnea: A systematic review)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실렸다.

"입테이핑, 건강한 성인 중 호흡기병·심한수면장애·테이프알레르기 없는 사람 할 수 있어"

최근 몇 년 동안, 잠을 잘 때 입을 테이프로 붙여 코 호흡을 유도하는 입테이핑이 소셜미디어에서 인기 트렌드로 자라잡았다. 국내에서도 인기 연예인들이 수면 중 입테이핑의 숙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고 밝힌 사례가 있다. 좋은 효과를 봤다는 사람들은 입을 테이프로 붙이면 공기 흐름이 좋아지고, 코골이가 줄고, 천식 증상이 완화되고, 입마름과 입냄새가 줄고,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많은 의료 및 건강 행위에는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가 뒤따른다. 따라서 믿음이 있다면 입테이핑으로 실제 그런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입테이핑을 수평(가로)이 아니라 수직(세로)으로 하는 게 좋다는 의견도 일부 있다.

하지만 의학계의 수면건강 전문가들은 입테이핑을 권장하지 않는다. 특히 입테이핑을 시도하다가 심각한 병을 뒤늦게 진단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호주 모나시대 모이라 융 부교수(임상심리학)는 "건강한 성인 중 호흡기병, 심각한 수면장애, 테이프 알레르기가 없는 사람에겐 입테이핑이 좋을 수 있으며, 해로울 확률은 낮을 수 있다. 다만 현재로선 이를 확신할 수 있는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비영리매체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쓴 기고문에서다. 그는 "어린이에겐 절대 입테이핑을 시도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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