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셀 아메리카' 공포…"자금은 이제 일본으로? 신흥국으로?"

정혜인 기자 2025. 5. 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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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본, 유럽 등 국채 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셀 아메리카'(미국을 팔아라) 공포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감세안으로 인한 재정 악화 우려로 미국에 대한 투자 신뢰가 떨어진 가운데 일본의 국채금리(수익률) 상승(국채 가격 하락)이 투자자들의 추가 이탈 가능성을 키운다. 재정 확대가 대선 공약으로 나온 한국도 향후 금리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사진=블룸버그

21일(각 현지시간) 미국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날 0.123%포인트 상승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 2023년 10월 이후 최고치인 5.092%를 기록했다. 10년물도 4.599%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지난달 초 트럼프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이후 채권 금리가 급등하던 것과 유사한 모습이다. 국채금리 급등으로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1% 넘게 추락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30년물 국채수익률은 22일 장중 3.179%까지 올라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 장기 국채금리는 지난 3월 14일 3.199% 수준까지 올랐다가 이후 하락했는데 최근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장기 국채수익률은 일본은행(BOJ)의 국채 매입 축소 우려에 연일 상승 중이다. 초장기채로 분류되는 3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3.196%까지 올라 전날(3.185%)에 이어 역대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40년물은 3.675%로 3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국채수익률 상승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미국 국채 시장에서의 해외 특히 일본 투자자의 이탈을 경고했다. 일본은 1조1300억달러(약 1559조4000억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보유한 최대 해외 투자국이다. 피델리티 인베스트먼트의 펀드매니저 마이크 리델은 "(국채)금리 급등은 일본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을 매도하고 자금을 본국으로 송환할 유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30년물 국채수익률 올들어 추이/그래픽=이지혜

특히 22일 미·일 재무장관이 만나 환율 문제는 무역협상에서 거론되지 않을 것이란 취지의 입장을 냈음에도 엔화는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다. 조지 사라벨로스 도이치뱅크 외환 연구책임자는 "최근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과 일본 엔화 강세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는 미국 재정 리스크 가속화를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신호"라며 미국 국채가 일본 국채와의 수요 경쟁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3.34~143.35엔에서 움직이는 엔화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일본에서도 재정 문제가 거론되는 상황은 일본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다. 모간스탠리는 "구조적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으로 인한 일본 국채(가격)가 추가 약세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셀 아메리카'가 본격화되면 인도 등 신흥시장으로 자금이 대거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특히 인도, 아르헨티나, 그리스, 브라질 등이 차기 장기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미국 달러 약세, 국채수익률 상승, 중국경제 회복 등을 고려하면 신흥국 주식만큼 효과적인 자산은 없다"며 신흥국을 다음 투자처로 지목했다. JP모간은 앞서 신흥국 주식 비중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조정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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