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민 맥킨지 中 소장 “탈중국은 합리적 선택 아냐...인도가 대안 될 수도”

중국 전문가인 성정민(48)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McKinsey Global Institute·MGI) 중국 소장은 22일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가치 사슬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탈(脫)중국’은 한국에게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다”라면서도 “여러 조건이 갖춰지면 인도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성 소장은 이날 오후 조선일보 주최 2025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서울 신라호텔) 세션 ‘우리가 모르는 중국: 추측과 현실 사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MBA)를 받은 그는 중국 현지에서 MGI 연구팀을 이끌며 세계화, 기술, 혁신과 경제 발전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및 신흥 시장을 선도하는 요소를 연구하고 있다.
성 소장은 세션 초기에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주며 ‘중국 위협론’의 기원을 추적했다. 그는 먼저 “나는 우리나라가 1988년에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등을 빨리 극복하는 과정을 경험하며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했다. 이어 “지금의 젊은 중국인들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 자신감이 넘친다. 중국이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성황리에 열고, 이후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서 큰 타격을 입지 않고 계속 성장을 한 것을 보며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고 했다.
성 소장은 “내가 2002년에 처음 중국에 갔는데, 이때만 해도 전세계가 중국을 호의적으로 바라봤다. 중국을 매력적인 투자처로 여겼고, 수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했다”며 “하지만 중국이 한동안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여러 영역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오자 한국을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중국을 도전자이자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인공지능(AI), 배터리, 첨단 로봇 공학 등 다양한 산업·기술 분야에서 선두자급으로 성장하자 중국에 대한 경계가 자연스럽게 심화됐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한국은 중국과 불가피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고, 여러 지정학(地政學)적 문제도 얽혀 있다”며 “이 때문에 중국과의 디커플링(경제 분리) 얘기도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목했다.
하지만 성 소장은 디커플링은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글로벌 상호의존 시대에서 특정 국가로부터 벗어난다는 발상은 어렵다. 그러나 여러 국가들과 연결돼 있다는 건 한편으로는 ‘다양화’를 시도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인도를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인도에 충분한 인프라와 법치주의 체제 등이 갖춰지면 인도로 향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누군가는 다음 세기는 인도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성 소장은 최근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른바 ‘혁신 격차’와 관련해선 구조적으로 한국이 밀릴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에선 매년 350만명의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전공 졸업자들이 배출된다”며 “반면 한국은 30만명 정도밖에 안 되는 걸로 안다. 모두가 의사가 되고 싶어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주 52시간 규제 등 한국의 경직적인 근무 체제도 혁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성 소장은 “중국의 테크 기업들은 ‘996(오전 9시 출근, 오후 9시 퇴근, 주 6일 근무)’ 시스템이 일반적”이라며 “중국은 기본적으로 사람도 많은데, 이들이 일도 많이 한다. 단순하지만 이게 전략인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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