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무연고자’ 기사에서 영감 얻은 고선웅표 창작극 ‘유령’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스타 극작가이자 연출가 고선웅(57)이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대뜸 물었다.
'각색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가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극 '유령' 공연을 앞두고 마련한 간담회였다.
그가 대본과 연출을 겸한 서울시극단 연극 '유령'은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한다"는 화두 아래, 무관심 속에 죽어가며 잊히고 지워지는 무연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무대고 인간은 배우라는 걸 믿으시나요?”
스타 극작가이자 연출가 고선웅(57)이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대뜸 물었다. ‘각색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가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극 ‘유령’ 공연을 앞두고 마련한 간담회였다. 현재 서울시극단 단장인 그는 “저는 그렇게 믿는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 열쇳말”이라고 했다.
그가 대본과 연출을 겸한 서울시극단 연극 ‘유령’은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한다”는 화두 아래, 무관심 속에 죽어가며 잊히고 지워지는 무연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대는 배우 분장실과 주검 안치실을 넘나든다. “인생 자체가 뿌리 없이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떠돈다는 단어와, 사람은 어디엔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작품 내내 저를 붙잡았어요.” 영문 제목을 ‘고스트’(Ghost·유령)가 아니라 ‘아임 노웨어’(I’m nowhere·나는 어디에도 없다)라고 붙인 이유다.

영감을 얻은 건 일간신문 연재기사였다. “8년 전쯤인가요. 무연고자들의 삶을 추적한 르포 기사를 봤는데, 문학적이면서도 감동적이어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는 “언젠가 연극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계속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이번에 기회를 얻게 됐다”고 했다. 서울시극단 관계자는 “고선웅 단장이 한겨레에 연재된 ‘고스트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라고 전했다. 2001~2017년 인천광역시 의료원을 거쳐 간 무연고 사망자 195명의 삶을 추적해 보도한 이 시리즈로 이문영 한겨레 기자는 2019년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332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막상 그 얘기를 하려니 너무 무거운 거예요. 관객에게 힘든 상황을 강요하면 안 되잖아요.” 고 단장은 “소동극처럼 무겁지 않게 풀어, 처참한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며 “배우들에게도 자연스럽고 가볍게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자주 한다”고 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같은 비극적인 연극에서도 웃음의 급소를 찌르며 유머 코드를 잃지 않는 작업 방식을 이 작품에서도 유지한다는 거다. 그는 흥행과 작품성을 놓치지 않는 연출가로 손에 꼽힌다. 지난 5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선 서울시극단 연극 ‘퉁소소리’로 연극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그에게 ‘유령’은 소명처럼 다가왔다. “흔히 인류를 위한 원대한 강박관념 같은 게 있어야 작가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공명심은 조금도 없었어요. 단지 이 이야기를 꼭 해야겠다는 약간의 사명감이나 소명의식 같은 게 있을 뿐이죠.” 배우들과 협업하는 집단 창작도 그의 특징적인 작업 방식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배우들과 연습을 하면서 방향이 잡히고 작품도 개선된 것 같다”고 했다.
‘유령’은 오는 30일부터 6월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에스(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이재명, 양산서 ‘문재인 기소’ 검찰 비판…“없는 죄 만들려 극렬 난리”
- 김문수, ‘40대 총리’ 카드로 단일화 제안…이준석 “개혁신당 끝까지 간다”
- 한동훈 “친윤 떨거지들 야합 시도” 맹폭…친윤계 “당권 욕심” 반발
- 이준석-안철수, 9년 앙숙에서 ‘학식 메이트’ 되기까지
- 이재명·권영국만 “교사 정치권 보장”…국힘은 특보 임명장 뿌리며 반대 [정책 다이브]
- 김문수 “자유 대한민국에 기독교 영향 크다”…불교계 “종교 편향” 반발
- “159명 영혼 보살펴 주시길”…이태원 참사 유가족, 교황 레오14세 알현
- 민주, ‘후보매수죄’ 혐의로 김문수 고발…“이준석에 뒷거래 시도”
- 이준석 캠프 함익병 “50대 남성 룸살롱 다 가봐” 지귀연 두둔
- 이스라엘 대사관 직원 2명, 워싱턴서 피살…용의자 “팔레스타인 해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