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무연고자’ 기사에서 영감 얻은 고선웅표 창작극 ‘유령’

임석규 기자 2025. 5. 2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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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극작가이자 연출가 고선웅(57)이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대뜸 물었다.

'각색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가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극 '유령' 공연을 앞두고 마련한 간담회였다.

그가 대본과 연출을 겸한 서울시극단 연극 '유령'은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한다"는 화두 아래, 무관심 속에 죽어가며 잊히고 지워지는 무연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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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0일~6월22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창극 ‘변강쇠, 점찍고 옹녀’ 등을 내놓으며 ‘각색의 달인’으로 불린 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이 14년 만에 창작극 ‘유령’을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세상은 무대고 인간은 배우라는 걸 믿으시나요?”

스타 극작가이자 연출가 고선웅(57)이 2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대뜸 물었다. ‘각색의 달인’으로 불리는 그가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극 ‘유령’ 공연을 앞두고 마련한 간담회였다. 현재 서울시극단 단장인 그는 “저는 그렇게 믿는다. 이 작품을 이해하는 열쇳말”이라고 했다.

그가 대본과 연출을 겸한 서울시극단 연극 ‘유령’은 “사람으로 태어났다면 사람으로 살다가 사람처럼 죽어야 한다”는 화두 아래, 무관심 속에 죽어가며 잊히고 지워지는 무연고자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대는 배우 분장실과 주검 안치실을 넘나든다. “인생 자체가 뿌리 없이 둥둥 떠다니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떠돈다는 단어와, 사람은 어디엔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작품 내내 저를 붙잡았어요.” 영문 제목을 ‘고스트’(Ghost·유령)가 아니라 ‘아임 노웨어’(I’m nowhere·나는 어디에도 없다)라고 붙인 이유다.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14년 만에 선보이는 창작 연극 ‘유령’은 무연고자의 삶을 추적한 한겨레 ‘고스트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었다. 오른쪽부터 고선웅 서울시극단 단장과 배우 이지하, 강신구. 세종문화회관 제공

영감을 얻은 건 일간신문 연재기사였다. “8년 전쯤인가요. 무연고자들의 삶을 추적한 르포 기사를 봤는데, 문학적이면서도 감동적이어서 마음이 아팠어요.” 그는 “언젠가 연극으로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며 계속 마음속에 품고 있다가 이번에 기회를 얻게 됐다”고 했다. 서울시극단 관계자는 “고선웅 단장이 한겨레에 연재된 ‘고스트 시리즈’에서 영감을 얻어 쓴 작품”이라고 전했다. 2001~2017년 인천광역시 의료원을 거쳐 간 무연고 사망자 195명의 삶을 추적해 보도한 이 시리즈로 이문영 한겨레 기자는 2019년 한국기자협회가 주는 ‘332회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막상 그 얘기를 하려니 너무 무거운 거예요. 관객에게 힘든 상황을 강요하면 안 되잖아요.” 고 단장은 “소동극처럼 무겁지 않게 풀어, 처참한 이야기는 전혀 아니다”라며 “배우들에게도 자연스럽고 가볍게 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을 자주 한다”고 했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같은 비극적인 연극에서도 웃음의 급소를 찌르며 유머 코드를 잃지 않는 작업 방식을 이 작품에서도 유지한다는 거다. 그는 흥행과 작품성을 놓치지 않는 연출가로 손에 꼽힌다. 지난 5일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선 서울시극단 연극 ‘퉁소소리’로 연극 부문 작품상을 받았다.

그에게 ‘유령’은 소명처럼 다가왔다. “흔히 인류를 위한 원대한 강박관념 같은 게 있어야 작가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작품을 하면서 그런 공명심은 조금도 없었어요. 단지 이 이야기를 꼭 해야겠다는 약간의 사명감이나 소명의식 같은 게 있을 뿐이죠.” 배우들과 협업하는 집단 창작도 그의 특징적인 작업 방식 가운데 하나인데,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배우들과 연습을 하면서 방향이 잡히고 작품도 개선된 것 같다”고 했다.

‘유령’은 오는 30일부터 6월22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에스(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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