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슬전'으로 성장 자양분 얻은 이봉련 [인터뷰]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연기였지만, 힘들 때 의지하고 싶은 '참 어른' '참 선배'로 인생 캐릭터를 만들었다. 어른이었지만 성장했고, 그 성장세가 시청자들의 호응을 넘어 호평을 끌어냈다. 그렇게 안방극장 시청자들에게 '배우 이봉련'이 각인됐다.
이봉련은 지난 1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이우정,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이하 '언슬전')에서 종료 율제병원 산부인과 교수 서정민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입덕부정기를 거쳐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스핀오프 드라마.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이 주연을 맡았다.
이봉련이 극 중 맡은 서정민 교수는 단짠 매력의 소유자다. '마귀할멈'이란 별명이 있지만, 전공의들에게 롤모델로 손꼽히는 인물. 극 중 서정민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전공의들에게 보여준 크고 작은 믿음과 지도는 상대에게 신뢰감을 높인다. 전공의 수련에 열과 성을 다하면서, 혼낼 때 혼내고 칭찬할 때 칭찬하는 참 선배의 면모를 뽐냈다. 덕분에 시청자들도 서정민 그리고 이봉련에게 흠뻑 빠져들었다.
그간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과 만남을 이어온 이봉련은 '언슬전'으로 자신의 인생캐(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 더불어 인지도도 한층 더 쌓아올렸다. '언슬전'을 통해 불호 없는 연기를 뽐낸 이봉련을 아이즈(IZE)가 만났다.

-'언슬전'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
▶ 정말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배우들도 감독님도 좋아하고 신났다. 무사히 끝나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최종회 시청률 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언슬전'.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았다. 그러나 전공의 파업 여파로 인해 지난해 편성이 연기된 바 있다. 방송 연기로 인해 걱정도 적잖게 했을 듯 하다.
▶ (전공의 파업 여파가) 촬영 막바지 즈음에 생겼다. (예정된) 방송도 밀리게 됐다. 안타까웠다. 현장에서는 하던 일 하던 대로 했기 때문에, '우리일 하자' '끝까지 하자'라면서 하던대로 했다. 방송이 밀렸는데, 그동안에는 각자 할일 하면서 보냈다. 저도 제 일을 했다. 그리고 방송이 됐고, 이렇게 끝났다. 언제 걱정했나 싶을 정도로 (잘) 끝났다.
-'언슬전' 출연 과정이 궁금하다. 또 이 작품의 크리에이터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는 과거 '응답하라 1994' 이후 재회다. 기분이 어땠는가.
▶ 제가 '응답하라 1994'에서는 성나정(고아라) 대학 동기로 MT 장면에서 잠깐 나왔다. 그 때는 신원호 감독님을 많이 뵙지 못했고, 촬영만 하고 돌아왔었다. 그래서 이번에 저를 기억하실까 했다. 오디션 때 이민수 감독님, 김송희 작가님 그리고 신원호 감독님과 이우정 작가님이 있었다. 제가 '저 기억하시냐'고 물었는데, '기억한다'고 했다. 오디션은 떨리는 자리였다. 떨리는 오디션이었고, 이후 합류하게 돼서 좋았다. 저를 선택해 준 이민수 감독님한테도 감사하다.
-시즌2를 바라는 시청자들도 있다. 시즌2에 대해 입장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즌2 출연도 바라고 있는가. 또 '언슬전' 시즌2가 없다해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출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없진 않다. '언슬전' 시즌2, 그리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출연을 내심 기대하고 있지 않은가.
▶ 참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반갑고, 재미있을 것 같다. '언슬전' 시즌2 이야기가 나온 거는 가장 반가운 댓글이었다. 대화방에 '시즌2 가시죠'라는 게 있더라. 이거는 진짜 감사한 거다. 저는 언제든 갑니다. 다른 전공의가 오든, 시즌제를 하든, 다른 드라마이든 서정민은 있지 않을까 싶다.

-극 중 수술 장면을 소화했다. 위기 상황도 단숨에 풀어내는 노련한 모습이 몰입도를 높였다. 노련함 가득한 의사 역할을 위해 노력했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 극 중 서정민 교수는 촉망 받는 것을 넘어서 기대되는 의료진 중 한 명이었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있어선 아주 노련한 사람이어야 했다. 그 부분을 제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자문해주시는 선생님, 제작진에게 집요하게 물어보고 확인을 받았다. 촬영하고, 확인 받고 그랬다. 많이 노력했다. 또 선생님(의사)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여쭤보고, 의대 수업하는 것도 참관 신청해 듣기도 했다. 극 중에서 가르치는 것에 큰 뜻을 둔 역할이어서 가르치는 것도 봤다. 발품도 많이 팔았다.
-서정민 교수는 굉장히 꼼꼼한 성격이었다. 덕분에 환자도 잘 볼 수 있었다. 이런 서정민 교수의 꼼꼼함이 이봉련과는 얼마나 닮았을까.
▶ 저는 50% 정도라고 생각한다. (서정민은) 의학 쪽이다. 실수하면 안 된다. 그래서 의사로서 꼼꼼함이 다를 것 같다. 저도 일할 때는 제 것에 대해선 꼼꼼하게 하려고 한다. 예민하기도 하고, 피곤할 정도로 챙기기도 한다. 그 정도의 싱크로율이다. 반반이다.

-극 중 서정민은 주인공 오이영(고윤정)과 여러 일을 겪었다. 그 중에 시청자들에게 감동, 재미를 선사한 명장면도 적지 않았다. 이봉련이 뽑는 명장면이 궁금하다.
▶ 산부인과 응급 신호가 울렸을 때다. 오이영이 도망가려다가 되돌아오는 장면이다. 의사라면 달려오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뒤늦게 나타난 명은원(김혜인)에게 쓴소리를 한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긴박한 신은 저도 처음이었다. (당시) 호흡의 기분이 기억에 남는다. '이렇구나' '이런 신이 있구나' 싶다. 또 저한테 소중한 장면은 오이영에게 아기를 받으라고 하고, 제가 뒤에서 손을 잡고 리드해 주는 장면이다. 오이영이 아기를 잘 받으니까, 제가 손을 떼고 오이영 스스로 아기를 받도록 하는 장면은 제가 다 기분이 좋았다. 기억에 남는다.
-전공의 오이영 역 고윤정과 케미뿐만 아니라 공기선과 티격태격 케미도 시청자들에게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그리고 둘이 함께 수술방에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장면은 감동도 안겼다. 완벽했던 호흡이었다. 공기선 역의 손지윤과 연기 호흡, 케미는 어땠는가.
▶ 손지윤은 정말 좋은 배우다. 그 신(함께 수술한 장면)이 있기 이전에 서로 계속 쌓아온 게 있었다. 끊임없이 질투하고, 티격태격, 사이 안 좋은 모습이 오이영과 표남경(신시아), 엄재일(강유석)과 김사비(한예지)의 관계처럼 별반 다를게 없다. 그런게 드라마적으로 재밌다. 티격태격 하는 게 재밌다. 그런 케미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10회에 저희 교수들의 이야기도 나왔는데, 재미있었다.
-이봉련에게 실제 공기선 같은 연예계 친구가 있을까.
▶ 저도 누구한테는 공기선이기도 할 것 같다. 사람이 질투하면서 크기도 한다. 부러워하기도 하고, 동경하면서 저도 컸다. 그래서 저도 공기선이고, 어느 날에는 서정민이기도 했던 것 같다.

-서정민 캐릭터가 '참 어른'이었다. 극 중 인물이었지만, 실제 직장에서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시청자 호평이 이어졌던 서정민 교수. 좋은 어른의 모습이었다. 이 캐릭터를 연기한 이봉련은 어떤 어른인가. 서정민과 비슷한 결일까.
▶ 저는 다 섞여있다. '서정민 같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저도 서정민 같은 선배를 만났고, 서정민 같은 모습도 있을 거다. 이런 거는 미담으로 나와야 좋은 이야기인데. 또 저한테는 공기선 같은 면도 있고, 류재휘(이창훈) 같은 모습도 있을 거다. 막 화내는 일은 없다. 여러 성격이 합쳐져 있는 사람이다. 여러 모습이 있어야 현장에서 같이 일하기도 좋다. 그리고 서정민은 대본으로 봐도 멋있었다.
-'언슬전'에 대해 크리에이터 신원호 PD, 연출을 맡은 이민수 PD도 '성장 드라마'라고 강조한 적이 있다. 성장 드라마 '언슬전'을 통해 이봉련은 어떤 부분이 성장했다고 생각하는가.
▶ 많은 현장(촬영장)에 있었다. 체력이 받쳐줘야겠구나 싶었다. 이번에 체력에 대한 부분도 성장했다. 연기는 체력이다. 체력적인 부분으로 많이 좌우된다. 그리고, 드라마를 많이 사랑해주시면 해주실수록 캐릭터가 사랑을 받는다. 캐릭터가 사랑을 받으면, 다음에 만나는 캐릭터도 공들여서 준비를 해서 가야겠다는 부담감과 압박감도 생긴다. 드라마가 잘 된다는 거는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을 많이 갖게 하는 것 같다. 당장 성장하는 게 보이지 않을 텐데,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양분을 얻었다.
-극 중 함께 호흡한 전공의 역할을 소화한 4인방(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도 성장했을 터. 곁에서 지켜본 4인방은 어떤 부분에서 성장했다고 보는가. 또 선배로서 조언을 하기도 했는가.
▶ 현장에서 봤던 전공의 친구들은 제가 그 친구들에게 영향을 받고, 자극 받은 부분이 많다. 그들은 잘 모를 거다. 제가 누나고, 언니이다보니까 어떤 이야기를 해주길 바라고 조언을 구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저는 오히려 반대로 현장에서 그 친구들이 하는 거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조언보다 나도 똑같다. (그들이 하는) 그 고민이 나에게도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배우로 당연한 일이다. 이 말을 꼭 전해주고 싶긴 하다. 그 고민이 해소될 것 같으면, 배우로 고민도 끝난다. 저는 배우를 하는 이상 계속되는 고민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이게 조언은 아니다.
-배우 이봉련의 연기는 케미가 참 좋다. 혼자 나서도, 모두가 함께해도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배우다. 특히 상대 배우들과 케미가 좋은데, 자신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저는 옆에 있을 법한 인물, 또는 한 번은 봤을 것 같은 외모다. '그 언니, ○○○ 배우랑 닮지 않았어?'라는 말이 있다. 그래서 제가 배우를 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제가 어렸을 때, 아버지가 '네가 갖고 있는 걸로 했으면 좋겠다'라고 하셨다. 또 '얼굴로 배우하려고 나중에 수술 받고 그러는 거 아니지?'라면서 아버지가 겁내기도 했다. '네가 갖고 있는, 타고난 거로 배우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통찰력 있는 말씀이었다.
-배우 이봉련이 앞으로 얻고 싶은 수식어나대중의 반응이 있다면 무엇인가.
▶ '이 배우가 나오면 믿고 본다', 이런 말을 많이 한다. 시청자 입장에서 드라마를 보는 와중에 흐름에 방해되지 않고, 잘 흘러가는 배우가 있다. 믿음 주고, 잘 해내겠지라고. 저는 그런 안정감을 주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안정감이 있으면 도태될 수 있다. 안정감을 원하지만 경계하는 점이기도 하다.
/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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