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실패작 ‘구글 글라스’와는 다를까… 구글-삼성전자·젠틀몬스터 노크하는 ‘스마트 안경’ 시장 300만대 수준
연간 스마트안경 출하량 300만대… 워치의 3% 수준

구글이 삼성전자·젠틀몬스터와 협업해 개발한 XR(확장현실) 스마트 안경을 올 연말 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글은 지난 2013년 ‘구글 글라스‘를 선보였다가 참패를 경험했다. 업계는 스마트 안경이라는 폼팩터(제품 외형)의 실용성이 아직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구글의 재도전이 반짝 관심에 그칠 수 있다고 본다.
구글은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I/O 2025’을 열고 스마트 안경 시장 재진출을 예고했다. 구글은 삼성전자, 젠틀몬스터, 워비 파커가 참여한 안드로이드 XR 기반 스마트 안경을 올 연말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안경 하드웨어 제조를 맡고 젠틀몬스터가 디자인하는 식이다.
구글은 스마트 안경을 재출시하며 인공지능(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AI 비서 기능을 탑재해 지인에게 메시지를 보내거나, 약속을 잡는 등 소통이 가능하다. 길 안내 요청, 사진 촬영 등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포함했다. 예컨대 스마트안경을 끼고 ’근처 맛집을 찾아달라‘라고 요청하면 AI가 구글맵을 기반으로 안내를 시작한다. 외국에서는 현지인과 소통할 때 AI가 대화를 번역해 화면에 띄운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경쟁사인 메타의 신제품 예상 가격은 200만원대로 전망된다.
◇ 구글 글라스 ‘기술 한계·사생활 침해’ 논란
구글은 2013년에도 ’구글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을 선보였지만, 소비자들이 외면하면서 2년 만에 단종됐다. 구글 글라스의 배터리 수명은 짧았고 업로드 속도는 느렸으며, 카메라 화질과 음성인식 기능은 기대에 못 미쳤다. 상대방 몰래 대화를 녹음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사생활 침해 논란이 불거지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는 전날 콘퍼런스에서 구글 글라스에 대해 “(구글 글라스) 당시 기술 격차가 있었고 IT 제품 공급망에 무지해 가격도 비합리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AI 에이전트라는 킬러앱 덕에 훨씬 기능이 좋아졌고 훌륭한 파트너(삼성전자)도 구축을 돕고 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스마트 안경이 필수 디바이스(기기)로 자리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현재 디바이스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제품은 노트북이며, 웨어러블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보조하는 제품은 ’워치(시계)‘다. 시계는 남녀노소 착용 장벽이 낮지만, 안경은 무게 탓에 원래 착용하던 사람이 아니면 매일 자주 쓰는 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과거 논란이 됐던 사생활 침해 문제도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 안경이 일부 마니아들 사이에서 ’반짝 인기‘를 누리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XR(확장현실)에 있어서는 여러 면에서 고글(안경) 쪽 제품이 복잡해, 삼성과 협력하고 있다”고 했다. 또 “안경의 경우 사람들이 패션처럼 생각하기 때문에 (기술이) 드러나지 않도록 디자인돼야 한다”고 했다.
◇ 스마트 안경 연간 출하량 300만대… 워치 3% 수준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스마트워치와 비교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스마트워치 출하량은 감소세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1억대 정도를 형성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스마트 안경 출하량은 전년 대비 210% 증가한 약 300만대를 기록했다. 스마트워치 출하량의 3%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손 없이 조작하는 디바이스‘에 주목하면서 안경 브랜드와 협업해 AI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 안경에 공들이고 있다. 메타는 안경 브랜드 레이벤과 XR 스마트 안경 ‘오라이온’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한 바 있다. XR 헤드셋인 ‘애플 비전 프로’로 고배를 마셨던 애플 역시 스마트 안경용 맞춤 칩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작은 기기 안에 여러 기능을 넣으면 무게부터 발열 문제까지 불편함이 한둘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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