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바다거북 알, 수컷 부화가 사라졌다···암수 '116대1'로 멸종위기

고은경 2025. 5. 2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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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WWF, 세계 거북이의 날(23일) 영상 공개
호주에서는 새끼 거북 99%가 암컷, 성별 불균형
플라스틱을 먹이로 착각, 장기 손상 등으로 사망
프랑스령 기아나 해안에서 푸른바다거북이 부화하고 있다. WWF 제공

기후 변화와 플라스틱 오염으로 바다거북의 생존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세계자연기금(WWF)은 23일 '세계 거북이의 날'을 맞아 국내외에서 바다거북이 위기에 처해 있는 현장을 공개한다고 22일 밝혔다. 세계 거북이의 날은 미 비영리 거북이 보호 단체 ATR(미국 거북이 구조대, American Tortoise Rescue)이 전 세계적인 거북이 개체 수 감소와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

바다거북은 해초를 섭취해 해초가 지나치게 무성해지는 것을 막는 한편 배설물이 비료 역할을 하면서 해초 지대 유지에 기여한다. 또 일부 바다거북은 해면동물(바다에 사는 무척추동물의 한 종류)을 먹어 개체 수를 조절해 해면동물과 경쟁관계에 있는 산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등 해양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로 현재 대부분의 바다거북 종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있다.

바다거북이 지중해 발레아레스제도에서 그물에 걸려 있다. WWF 제공
케냐의 라무섬 해안에서 부화한 푸른바다거북. WWF제공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바다거북의 성비에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WWF호주에 따르면 호주 북부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에서는 부화한 새끼 거북 99%가 암컷이었다. 바다거북의 성별은 알 부화 시 모래 온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29.1도 이상에서는 암컷이, 그보다 낮으면 수컷이 태어나기 때문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컷 1마리에 암컷이 116마리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불균형이 보고됐다. 이러한 '자성화'(feminisation) 현상은 장기적으로 바다거북 번식과 생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해양 플라스틱 오염도 바다거북을 위협하는 주요 요소다. 비닐봉지, 폐어망에 얽혀 질식하거나 심각한 부상을 입는다. 또 이런 쓰레기를 해파리나 해조류로 착각해 삼키는데 이로 인해 장기가 손상돼 내부 출혈로 죽거나 위장이 플라스틱으로 차 포만감을 느껴 굶어 죽기도 한다.

이는 해외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제주 지역 바다거북의 사체 부검 결과 34마리 중 28마리에서 총 1,280개(118g)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바다거북 1마리당 평균 38개(3g)를 삼킨 것이다.

비닐봉지를 먹이로 착각한 매부리바다거북. WWF 제공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 해안 근처에서 바다거북 사체가 발견됐다. WWF 제공

호주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와 선샤인코스트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바다거북이 플라스틱 1조각을 섭취하면 사망 확률이 22%, 14조각 이상을 삼키면 사망 확률이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 WWF는 제주 지역 해양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지역 보전 단체인 '디프다제주'와 협력해 해안 및 수중 정화 활동과 바다거북 생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해안 쓰레기 수거 활동 중 두모리와 애월 해안에서 발견한 바다거북 사체 2마리를 제주대로 보내 유전자 정보 확인 등을 거쳐 바다거북 보전 전략 수립에 활용할 예정이다.

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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