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영을 잘못했다” 이숭용의 반성과 실천, 초보 딱지 떼고 리모델링 적임자 증명할까

김태우 기자 2025. 5. 2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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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실패를 교훈 삼아 올해 조금 더 안정적인 시즌 운영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숭용 SSG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태우 기자] “내가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이숭용 SSG 감독은 지난해 11월 일본 가고시마에서 열린 팀 마무리캠프 당시 2024년 시즌을 돌아보면서 팀의 실패가 자신의 탓이라고 했다. 원대한 계획을 가지고 들어갔지만, 제대로 된 운영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리모델링’을 천명하며 여러 가지 계획을 청사진처럼 펼쳐놨지만, 막상 성적에 쫓겨 일부 주축 선수들에 의존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시즌 계산의 미스가 크게 났고, SSG는 딱 한 경기 차이로 포스트시즌에 가지 못했다. 밖에서 보는 감독의 운영은 직접 해보니 괴리가 컸다. 초보 감독의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그런 이 감독은 오프시즌 동안 많이 들으려고 노력했다. 시즌 뒤 프런트와 현장 코칭스태프들과 시즌 리뷰를 하며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곰곰이 복기했다. 베테랑 선수들과도 많은 대화를 했다. 자신이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분위기를 들으려 했다. 심지어 취재진들을 비롯한 외부인들에게도 자신의 운영을 신랄하게 평가해달라며 귀를 열었다. 그렇게 몇 달 동안 생각할 시간을 가진 이 감독은, 지난 2월 플로리다 캠프 당시 “인내심을 가지고 선수들을 조금 더 믿어야겠더라”는 최종 결론을 냈다.

사실 지난해도 어린 선수들을 많이 쓰기는 했다. 프런트의 건의, 2군 코칭스태프의 건의는 비교적 잘 들어준 편이었다. “많이 듣기는 한다. 그건 부인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였다. 다만 듣는 것과 믿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출전 기회는 제한적이었고, 그럴수록 1군 주축 선수들에 대한 비중은 커졌고, 이것이 여름의 체력 저하로 이어져 결국은 한 시즌 농사를 망쳤다. 그래서 선수 풀을 더 넓히는 동시에, 조금 더 과감하게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여건은 좋지 않았다. 시즌 개막도 하기 전에 투·타의 에이스인 미치 화이트와 최정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최악의 출발이었다. 화이트의 시즌 첫 경기는 4월 17일, 최정의 시즌 첫 경기는 5월 2일이었다. 그 외에도 크고 작은 부상들이 많았다. 지금도 외국인 타자인 기예르모 에레디아, 주전 포수인 이지영, 4선발인 문승원, 필승조 일원으로 기대했던 서진용, 내야의 베태랑 만능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성현 등이 부상으로 1군에 없다. 올 시즌 내내 100% 전력으로 경기를 해 본 적이 없다.

▲ 올 시즌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던 SSG는 많은 위기를 이겨내고 최근 5할 승률을 회복했다 ⓒ곽혜미 기자

시즌 시작은 좋았지만 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결국 승률이 5할 아래로 처졌다. 계약 기간 마지막 해에 몰린 감독으로서는 조바심이 날 수 있었다. 무리하게 필승조를 끌어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팀이 9위 추락을 걱정해야 했던 지난 4월 말, “타선은 최정과 에레디아가 돌아오면 올라올 것이다. 그런데 그때 불펜이 무너지면 안 된다. 그게 최악의 시나리오”라면서 “지난해도 그런 면이 있었다. 관리를 해야 한다. 결국 여름 승부다”고 인내를 예고했다.

그렇게 가다 보니 마운드부터 성과가 있었다. 첫 단추가 비교적 잘 잠겼다. SSG는 플로리다 캠프 당시 1군에서 쓸 수 있는 최소 25명 정도의 투수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다행히 마운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편이다. 그렇게 무리를 한다는 느낌은 없다. 기존 주축 선수 외에 김건우(21⅓이닝), 박시후(15이닝)를 비롯, 정동윤 최현석 전영준 박기호를 차례로 실험하면서 주축 불펜 투수들의 부담을 줄여준 덕이다. 던질 경기는 과감하게 던지고, 잡을 경기는 총력을 다해 잡는 전략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 SSG 불펜은 별다른 ‘혹사’ 논란이 없다. 체력들은 전체적으로 잘 세이브가 된 편이다.

타선은 여전히 침체되어 있는 부분이 있고, 시즌 구상도 많이 꼬인 편이다. 그러나 부상 선수들이 나온 게 운영의 변화로 이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그래도 신진급 선수들을 쓰는데 여전히 머뭇거림이 있었던 이 감독이 오히려 과감하게 선수들을 기용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그렇게 활용한 최준우(101타석), 조형우(93타석), 안상현(57타석), 채현우(14타석) 등의 선수들이 좋은 성과를 내면서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 만들어졌다. 이는 시즌 144경기를 운영하는 데 있어 꽤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

▲ 이숭용 감독은 지금 성적보다는 지난해 문제였던 여름 승부를 중점으로 두고 더 인내할 뜻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 번의 고비를 넘긴 SSG는 21일 현재 24승22패1무(.522)로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정말 위기에 위기가 겹쳤던 것 같은데, 막상 정신을 차려보니 성적이 크게 처지지는 않았다. 앞으로의 전망을 보면, 최악의 시기는 넘겼다고 볼 수 있다. 최정이 3루 수비에 들어가기 시작했고, 어깨 부상으로 빠졌던 오태곤이 22일 1군에 돌아오고, 이지영은 주말 LG와 3연전 중 한 경기에 복귀할 예정이다. 하재훈은 2군 경기에 복귀했고, 서진용도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에레디아가 6월 3일에 돌아온다. 이제 해볼 만한 전력이 된다.

물론 모든 시즌 운영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고, 몇몇 논란도 있었다. 지도력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가진 이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다만 지난해에 비하면 시즌 운영이 차분해진 느낌을 준다. 이 감독은 지금도 주위에 많은 이야기를 물어보며 자신의 운영을 점검한다. 최근 성적이 좋지만 한숨을 돌린 정도지 들뜨지 않는다. 지금은 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다. 이미 지난해 여름에 못했던 것에 대한 오답노트를 보고 있다. 이 감독은 “결국 8월 싸움이다”고 잘라 말했다.

이 감독은 “계속 위를 보고 있다. 그런데 첫째는 부상 관리다. 그 다음이 선수들을 무리시키지 않는 것이다. 특히 불펜이 그렇다. 야수들도 안상현이 들어오면서 어제(20일) 같은 경우도 박성한을 쉬게 해줄 수 있었다. 채현우도 쓰면서 한유섬도 쉬어주게 할 생각”이라면서 “지금도 물론 중요하지만 작년 8월에 문제가 있었다. 지금도 최대한 무리시키지 않고 일단 유지하자는 생각이다. 해보니까 8월이 승부더라. 올해는 그런 부분들을 거울 삼아서 경헌호 (투수) 코치와도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앞에 승리가 보이기 때문에 그게 쉽지는 않은데 그래도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수단 장악력은 이미 지난해 인정을 받은 지도자다. 성장형 감독이 돼 구단 리모델링의 적임자임을 증명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시즌 초반 숱한 악재를 이겨내고 5할 승률을 유지하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는 SSG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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