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와 열정으로 뭉친 청년농…스마트 기술로 생산성 '쑥쑥'

미래 농업에 뜻을 두고 귀농을 선택하는 청년농이 늘고 있다. 올해 발표된 '2024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30대 이하 청년층 10명중 3명은 '농업의 비전과 발전 가능성'을 귀농 결정의 이유로 꼽을 정도다.
'열정'으로 무장한 청년농들이 유입되면서 농촌사회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소멸 위기에 놓인 농촌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스마트·인공지능(AI) 기술을 농사에 접목하면서 생산성이 높아지고 있다. 쿠팡에서는 '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청년농부도 잇따르고 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서동형씨(33) 대표는 2022년 전남 구례군으로 귀농해 수박과 감 등을 재배하는 농장 '어그리몬'을 차렸다. 이전까지 방송사에서 일했던 서씨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남는 게 없고, 내 것이 없어지는 느낌이 계속됐다. 내 것을 만들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서 대표는 농협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청년농부사관학교 6기로 참여해 약 800시간의 농업 교육을 이수하고 기본 농업 소양을 쌓았다. 틈틈히 공부해 제과기능사, 제빵기능사, 컴퓨터 그래픽스운용기능사, 굴삭기 운전기능사, 지게차 운전기능사, 사무자동화 산업기사, 초경량 비행장치 조종자 등 다수의 국가자격증도 취득했다.
서 대표는 "지역에서 농사를 짓고 판매를 하려면 라이브 커머스와 스마트 트스토어 직판매를 활용하는 게 경쟁력"이라고 했다.

전북 김제에서 '토이스토리'를 운영하는 최우용씨(29) 대표. 공고를 졸업한 그는 자동차 부품제조업체에서 일하다 우연히 접한 스마트팜 교육을 통해 농업의 미래 비전을 확신하게 됐다. 농업에 뜻을 두고 전북대 생명자원융합학과에 진학, 체계적인 수업을 받았다.
이후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입주해서는 오이 4작기를 구현할 수 있었다.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450평의 스마트팜 시설에서 총매출 1억4500만원을 달성했다. 평당 매출이 약 32만원 가량이 됐다. 최 대표는 '오토카지(오이·토마토·가지)'라는 패키지를 기획해 온라인에서 판매,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모았다.
그는 요즘 '활기찬 청년마을 만들기'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 해 청년 글로벌 체험단으로 일본 카미야마 마을 해외연수를 다녀온 최 대표는 "농업의 현대화와 디지털화가 본격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공동체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농업시스템 구축에 힘을 쓸 작정"이라고 했다.

영농혁신을 강조하는 경기용인 '용인양계' 박대연(32) 대표는 승계농이다. 대학에서 경영과 식품경제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대기업에 입사해 감사팀과 인사팀을 거쳐 농업회사법인 사육관리 부서에서 일했다. 잘 나가던 직장생활을 그만둔 건 30년 넘게 산란계 농장을 운영한 아버지의 요청 때문이었다.
박 대표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갑자기 아버지 사업에 뛰어들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며 "정부의 청년농업인 영농정착사업에 참여하면서 농업을 이해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산란계 시장을 보다 트렌디한 사업으로 바꿔보기 위해 용인시에 계란 직판 스토어를 오픈했다. 카페처럼 정갈하고 세련되게 꾸며진 그곳에서 생산된 계란은 물론이고 각종 음료와 관련 상품까지 판매한다. 특히 동물복지, 무항생제 CageFree 등 사육환경을 차별화 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박 대표는 '대전 성심당' 처럼 계란을 테마로 한 다양한 사업확장을 꿈꾸고 있다. 그는 "계란을 더 행복한 식재료로 만들어 '용인양계'가 전국 양계 1번가 농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했다.

승계농인 경기 평택 '다산바이오' 박범준(25) 대표는 아버지가 일군 종자 산업이 큰 밑천이다. 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한 그는 재학시절 뉴질랜드에서 1년간 현장실습을 하면서 농사의 비전을 갖게 됐다고 했다.
"선진 농업을 접하면서 재배와 판매, 유통, 마케팅을 배워 창업을 하면 경쟁력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박 대표는 이후 농식품 벤처창업인턴제(한국농업기술진흥원), 한-뉴 FTA 농수산 훈련연수(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농식품창업 해커톤(aT) 등을 이수하고 청년농업인의 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22년 창업과 함께 채소 종자인 무 종자를 생산·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우수한 무 품종을 증식해 판매하는 것으로 고품질(순도 99.99%) 종자를 생산해 국내외에 공급했다. 같은 해 1억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2023년 법인으로 전환한 뒤 원물 직접 생산을 통해 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청년농업인으로서 그의 각오는 야무지다. 박 대표는 "앞으로 스마트팜 구축을 통해 연중 생산 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지역별 맞춤 품종과 저항성 품종을 개발해 지속가능한 농업 경영을 실현해 볼 생각"이라며 "지난 30년간 아버지가 일궈 놓으신 연구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30년을 책임지고 싶다"고 말했다.
세종=정혁수 기자 hyeoksoo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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