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학원이네? 당장 튀어와" 무서운 여고생…위치추적 깔아 노예 부리듯

#"너 노량진역에 있는 거 다 보여. 가깝네, 당장 튀어와."
고등학생 A양은 B양에게 위치 추적 앱을 설치하라고 강요했다. 보통 위치 추적 앱은 자녀 안전을 위해 부모가 설치한다. 상대방의 현재 위치, 배터리 잔량, 이동 상황을 추적한다. 하지만 B양 스마트폰에 있는 위치 추적 앱은 부모가 보질 않는다.
A양은 앱을 통해 B양의 실시간 위치를 확인한다. 학원에 가거나 집에 있을 때에도 A양의 감시망을 피할 수 없다. 배터리가 남았는데도 B양이 빠르게 답하지 않으면 A양의 괴롭힘은 더욱 거세졌다. 지도 앱으로 이동 소요 시간을 계산한 뒤 시간 내에 오지 않으면 "내일 학교에서 보자"며 협박했다. 앱을 악용한 학교폭력은 학교를 벗어나서도 계속됐다.(※푸른나무재단 학교폭력 피해 신고 내용을 토대로 재구성한 사례)
학교폭력의 본거지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간다. 위치 추적 앱을 이용해 피해 학생을 감시, 호출하거나 중고거래 앱 계정을 탈취한 뒤 피해 학생 계정으로 사기를 저질러 범죄에 연루되게 만든다. 기술이 발전하는 만큼 사이버 학교폭력 범죄 수법도 진화하는 셈이다.
22일 학교폭력 예방 NGO 푸른나무재단에 따르면 위치 추적, SNS, 중고거래 등 앱을 악용한 신종 사이버 학교폭력 피해 사례가 연이어 접수되고 있다. 푸른나무재단은 하루 200건 이상 피해·가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상담 요청 전화를 받고 심리 및 법률 지원 상담을 진행한다.
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의 김석민 학교폭력SOS센터 과장은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이 위치 추적 앱을 연동해서 마치 노예처럼 부리는 상황"이라며 "각각의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순기능이 있는데도 청소년 이용자들 사이에서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 메시지 서비스 'NGL', 학생 대상 성희롱 수단으로 악용

익명 메시지 서비스를 악용한 사이버 학교폭력 사례도 있다. 'NGL'은 인스타그램 스토리 등 SNS(소셜미디어) 계정에 링크를 게시하면 상대방이 익명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앱이다. 익명성을 빌려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로 인기를 끌었지만 청소년들이 욕설과 성희롱 등 비방 글을 퍼뜨리는 수단으로도 사용된다는 비판을 받았다.
NGL 정책상 18세 미만 청소년은 앱 이용이 불가하지만 일부 청소년들은 우회 접속을 통해 여전히 앱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온라인에서 NGL 관련 청소년들의 고충 상담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본인을 중·고등학생이라고 밝힌 게시자들은 신원미상자에게 '속옷이 다 보인다' '중요 부위를 만지고 싶다' 등 성희롱성 메시지를 받았다며 피해를 호소했다.
가해 학생들이 올린 상담 글도 있었다. "NGL에서 성희롱했는데 경찰에 잡힐까요", "NGL에 X드립을 했는데 학폭 몇 호 나올까요" 등 처벌 가능성과 수위를 질문하는 글이 다수 게시됐다.
피해 학생 C양(17)은 "온라인에서 커뮤니티에서 혐오성 유행어가 매년 생기고 성희롱성 저급한 표현을 개그처럼 쓴다"며 "릴스나 숏폼 콘텐츠로 배워서 익명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앱 계정 탈취, 인스타그램 딥페이크 제작 계정도

사이버 학교폭력이 사기나 성착취물 제작 등 범죄로 연결되기도 한다. 앱 계정을 탈취해 피해 학생 계정으로 온라인상 사기 범죄를 저지르거나 피해 학생의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도 피해 학생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된다. 피해 학생의 계정 정보를 요구하고 해당 계정으로 사기 판매하는 방식이다. 통상 가해 학생은 피해 학생의 계정으로 판매 게시글을 올린 뒤 구매자로부터 돈을 편취하고 물품을 전달하지 않는 사기를 저지른다. 피해 학생은 사기 범죄자라는 누명을 쓰고, 사기 신고를 받아 계정을 정지당하는 등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딥페이크 성착취물 제작 문턱도 낮아졌다. 청소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에 '딥페이크' 등 검색어를 입력하면 1만원에서 2만원까지 금액에 성착취물을 제작해준다고 홍보하는 계정이 나타난다. 인스타그램 가계정으로 모객을 한 뒤 텔레그램으로 옮겨 딥페이크 성착취물을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피해 학생 얼굴 사진으로 딥페이크 사진이나 영상을 제작한 뒤 익명성이 보장되는 가계정, 부계정에 올려 유포하는 것이다. 성착취물 배포 범죄로 이어지는 셈이다.
앞서 '딥페이크 영상 유포자를 알려주겠다'며 나체 사진을 요구한 뒤 성착취물을 만든 혐의로 지난 19일 구속 기소된 장모군(17)도 고등학교 재학생으로 파악됐다. 장군은 텔레그램, 인스타그램 등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텔레그램에서 네 딥페이크 영상이 돌고 있다. 사진을 보내주면 유포자를 알려주겠다"고 접근한 뒤 사진을 받아냈다. 장군은 이 사진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피해자들을 협박했다.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이현수 기자 lhs1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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