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AI 패권 쥐려면 정부가 인프라 구축 앞장서야” [SFF 인터뷰]
(시사저널=송응철 기자)

세계는 지금 인공지능(AI)을 둘러싼 소리 없는 패권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영탁 SK텔레콤 성장지원실 부사장은 한국이 패권을 거머쥐기 위한 선결 과제로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인프라가 있어야 '개발 역량 업그레이드→수요 창출→인프라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AI 인프라 구축에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국내 통신업계의 AI 현주소는.
"현재 생성형 AI가 확산하면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등 통신사들의 인프라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통신사들이 전국 커버리지 네트워크 등 대규모 시스템에 대한 안정적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의 AI 기술은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
"SK텔레콤은 'AI 컴퍼니'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다양한 AI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멀티 대형언어모델(LLM) 기반의 개인 비서 서비스 '에이닷'이 대표적이다. 또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GPU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이 AI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보이스피싱 탐지와 자율주행 로봇, 시각장애인 안내 등 다양한 산업 특화 AI 솔루션도 제공하고 있다."
글로벌 AI 패권경쟁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은.
"AI 국가 역량 강화는 AI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우선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그래야 모델과 서비스 개발 역량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이는 모델과 서비스의 수요 창출로 이어지며, 다시 인프라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다."
AI 인프라 조성을 위한 과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재 막대한 AI 투자 부담과 초기 수요의 불확실성, 전력·데이터·인재 공급 등 민간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정부는 민간의 투자 불확실성 제거와 혁신적 시도를 촉진하는 제도적·산업적 기반 조성 등을 통해 AI 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는 정책에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AI 시장이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게 급선무다. 이는 글로벌 AI 시장의 공통된 이슈이기도 하다. 이에 각국 정부는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전력망의 확충, 다양한 재생 및 대체 에너지원 개발 등 경쟁적인 지원 정책 추진 중이다."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 상황은 어떤가.
"앞서 '기간전력망특별법' 등 대규모 전력의 안정적·경제적 공급을 위해 여러 정책 방안을 강구했다. 이제는 정책의 실행력이 중요해진 시점이다. 전력계통영향평가 규제, 경쟁국 대비 높은 산업용 전기요금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및 운영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거점 AI 특구를 지정해 전력계통 영향평가 유예와 전용 전력공급 체계 및 요금제 적용 등 에너지 규제 특례를 마련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AI 활성화를 위한 또 다른 제안이 있다면.
"AI 학습용 데이터 공급이 원활해져야 한다. 학습용 데이터는 AI 연구·개발에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저작권이다. 모든 학습용 데이터에 저작권료를 지불할 경우 막대한 비용이 소요돼 R&D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와 일본 등의 경우 데이터를 AI 학습용으로 활용할 경우 저작권을 면책토록 하는 조항을 저작권법에 반영하고 있다."
국내 저작권법은 어떤가.
"국내 저작권법 일반조항에도 '공정 이용' 관련 내용이 존재한다. 그러나 여전히 법해석상 모호성이 남아 있다. 이 부분에서 제도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공공기관 등이 보유한 데이터의 민간 활용도 증진을 위한 정부 시책도 중요하다고 본다."
AI 경쟁국 정부는 어떤 지원을 하고 있나.
"AI 3대 강국을 포함한 해외 국가들은 글로벌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유치와 직접 투자 등을 통해 자국 내 AI 특구를 구축하고, 이를 글로벌 허브로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이 그런 경우다. 유럽연합(EU)도 올해 4월 2000억 유로(약 325조원)를 조성해 최소 4곳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인베스트AI 이니셔티브' 계획을 발표했다. 아시아권에서는 일본이 '아시아의 AI 허브'를 표방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 최대 30%의 법인세 감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건설 시 최대 450억엔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인 진흥책을 추진하며 글로벌 빅테크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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