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수비’ 토트넘 무관 기운 끊은 판더펜의 슈퍼 세이브
2008년 이후 17년 만에 트로피 수확
판더펜, 후반 23분 빈 골문으로 향하던 공 걷어내
"공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어쩌면 이 수비 하나가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장면이었을지 모른다. 미키 판더펜이 환상적인 수비로 토트넘 홋스퍼를 우승으로 안내했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2007~08시즌 리그컵 우승 후 17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1971~72시즌 대회 전신 UEFA컵 초대 우승 팀이었던 토트넘은 1983~84시즌 이후 41년 만이자 대회 통산 세 번째 정상에 올랐다.
팽팽하던 0의 균형을 깬 건 토트넘이었다. 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파페 사르가 올려준 공을 쇄도하던 브레넌 존슨이 발을 내밀었다. 제대로 맞지 않았으나 맨유 루크 쇼의 팔에 맞고 맨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존슨이 득점을 책임졌다면 실점을 막은 건 판더펜이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23분 토트넘이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맞았다. 맨유 프리킥 상황에서 골문을 비우고 뛰쳐나온 수문장 굴리엘모 비카리오와 도미닉 솔란케의 호흡이 맞지 않으며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문전에 있던 맨유 공격수 라스무스 호일룬이 빈 골문을 향해 헤더를 시도했다.
호일룬의 머리를 떠난 공이 골라인을 넘어가려는 찰나 판더펜이 나타났다. 판더펜은 높게 솟구쳐 오른 뒤 오른발로 공을 걷어냈다. 맨유 선수들은 머리를 감싸 쥐었고 비카이로는 판더펜과 격하게 포옹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험이 적은 토트넘이 허무하게 실점하면 이후 맨유에 흐름을 내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판더펜의 슈퍼 세이브는 오히려 팀 사기를 끌어 올렸다. 아찔한 위기를 넘긴 비카리오는 경기 종료 직전 쇼의 위협적인 헤더를 막아내며 화답했다.
경기 후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는 “판더펜이 호일룬의 득점을 막아냈다”며 가장 높은 평점 9점을 줬다.
판더펜은 ‘TNT 스포츠’를 통해 “공이 들어오는 걸 보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며 “그라운드가 부드럽지 않아 등이 아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부상이 겹쳐 힘든 시즌이었는데 믿을 수 없는 기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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