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줘" 혼자 사는 어르신 비명…다정한 친구에서 영웅 된 AI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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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솜아, 오늘 저녁에 뭐 먹지. 입맛이 통 없네." (혼자 사는 어르신 A씨)
"어제 김치찌개 드셨으니 오늘은 시원한 콩나물국과 생선구이는 어떨까요. 입맛 없어도 건강 생각해서 식사는 꼭 챙겨 드세요." (돌봄로봇 '다솜')
혼자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따뜻한 말벗이 돼 주고 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는 맞춤형 로봇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원더풀플랫폼이 개발한 시니어용 AI(인공지능) 돌봄로봇 '다솜'은 구승엽 대표의 이 같은 상상을 현실화한 상품이다.
사용자의 질문에 단순히 대답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장된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화를 시도하는 쌍방향 모델이다. 스마트 기기 사용이 서툰 노인들이 쉽게 작동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과 디자인을 적용했다.

'기술이 세상을 바꾼다'는 강한 신념의 소유자인 구 대표는 결국 기술 사업으로 돌아와 2016년 원더풀플랫폼을 창업했다. 노인 돌봄 등에 특화된 기술·디자인 등으로 국내외에 출원한 특허가 약 70건에 달한다. 전체 30여명 직원 중 20여명이 개발자인 것도 기술을 중시하는 구 대표의 경영철학과 연관이 있다.
원더풀플랫폼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사회 변화에 주목했다. 구 대표는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TV를 보며 혼잣말을 하고, 귀가 어두워 가족들의 전화를 놓치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일상 대화와 영상통화 기능을 기본으로 다른 기능들을 추가해 탄생한 것이 다솜"이라고 설명했다.

동그란 액정 속 귀여운 얼굴의 '다솜'은 사용자의 일상을 기록하고 경쾌한 목소리로 성경·불경 구절을 읽어주기도 한다. 치매 예방 체조, 퀴즈 게임 등도 같이 할 수 있다. 대화를 통해 식사나 약 복용, 취침 시간 등을 알려줘 규칙적인 생활도 돕는다.
5시간 이상 사용자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 가족이나 생활보호사 등에게 연락한다. "살려줘", "도와줘" 등 사용자의 다급한 외침에 보호자 등에게 긴급호출한 사례는 약 4만건에 달한다. 이중 300여건은 119 등 관제시스템에 연결돼 실제 사고 확인이 이뤄졌다.

돌봄로봇의 기능도 고도화한다. 구 대표는 "생필품이나 배달음식 주문부터 병원예약, 택시호출 등 서비스를 다솜에 연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조만간 개인 맞춤형 생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미 개발해 놓은 기술이 많지만 개인정보보호 등 규제에 막혀 활용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원더풀플랫폼이 창업 이후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약 210억원이다. 원더풀스카이 등 다수의 개인투자조합을 비롯해 지니자산운용, 이렌텍 등이 주요 투자자다. 원더풀스카이는 삼성전자 출신으로 참여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한 진대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 회장이 만든 개인투자조합이다. 구 대표는 "앞으로 가정용 로봇 시장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향후 3~4년 내 IPO(기업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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