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원화 스테이블코인, 금융주권의 미래다

소윤권 엔버스 대표 2025. 5. 22.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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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윤권 엔버스 대표.

최근 대한민국 금융정책의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이다. 글로벌 디지털 전환 속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단순한 디지털 자산이 아니라 금융주권을 확보하고 디지털 경제체제를 재편하는 전략적 도구로 주목받는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방식과 주체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아직 초기단계지만 지금이 방향성을 결정할 골든타임이다.

다행히도 주요 대선 후보들도 이에 주목한다. 이재명 후보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적극 찬성하며 국부유출 방지와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빠른 도입과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문수 후보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규율체계를 만들고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으로 제도적 기반 마련에 방점을 둔다. 이준석 후보는 테라·루나 사태를 언급하며 불법유통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를 요구하고 신중한 접근을 주장한다. 정치적 성향을 떠나 대선 후보들이 공통적으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점은 무척이나 고무적이다.

법·제도적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국회 발의를 앞둔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원화 연동 스테이블코인을 '통화 유사 디지털자산'으로 정의하고 발행을 위해 최소 50억원 이상의 준비금과 금융위원회 인가, 준비금 실시간 공개, 안전한 자산보관, 분기공시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스테이블코인을 전자지급수단으로 정의하고 발행요건과 감독체계를 신설할 계획이다.

민간 영역에선 이미 실험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송금테스트를 완료했고 일부 사례에선 스테이블코인을 지역상품권이나 복지포인트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스타트업과 IT기업들도 지자체와 협력해 다양한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기술적 준비와 시장수요가 이미 충분히 존재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여전히 핵심과제는 규제와 혁신의 균형이다. 과도한 규제는 기술발전을 저해할 수 있고 규제부재는 시스템 리스크를 초래할 수 있다. 금융시스템 안정은 국가안보와 직결되므로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한 체계적 위험관리 프레임이 필요하며 동시에 '최소한의 감독, 최대한의 자율성'이라는 원칙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미국의 사례는 참고할 만하다. 2025년 5월20일 미국 상원은 스테이블코인 규제법안인 '지니어스액트'(GENIUS Act)의 클로처(cloture) 표결을 통과시켰고 현재 하원 승인만 남겨뒀다. 이 법안은 일대일 안전자산 담보, 자금세탁·테러자금 방지규정 준수, 파산시 보유자 우선변제, 빅테크의 발행금지 등을 포함해 글로벌 규제기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는 제도의 핵심이다. 공공부문은 안정성과 신뢰성을 중시하며 민간은 유연성과 혁신에 강점이 있다. 따라서 정부 인증을 받은 민간이 발행하고 중앙은행과 금융위원회가 공동감독하는 혼합형 모델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민간 자율성의 존중'이다. 기술 생태계의 발전은 자유로운 실험과 빠른 피드백에서 비롯된다. 규제당국은 최소한의 기준과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그 외의 부분은 민간의 창의력에 맡겨야 한다. 이는 단순히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차원을 넘어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대한민국의 금융주권을 재설계하는 전략자산이다. 따라서 그 방향성은 금융의 미래를 넘어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것이다. 최소한의 감독, 최대한의 자율성이 기본방향이어야 한다. 정치권의 결단, 제도권의 합리적 조정, 그리고 민간의 창의적 실험을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르네상스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소윤권 엔버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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