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시 ‘전국 고등셰프 경연대회’는 셰프 고등고시?
‘도시를 바꾸는 문화=요리’라는 중압감속 결선은 회암사지 왕실축제 행사장에서

[헤럴드경제=박준환 기자]양주시(시장 강수현)가 주최하는 ‘전국 고등셰프 경연대회’가 청소년 셰프들 사이에서는 그야말로 셰프 ‘고등고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의 단순한 경연을 넘어 ‘요리는 문화. 그리고 문화는 도시를 바꾼다’는 중압감이 참가자들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심사절차를 보더라도 예선→본선, 예선전→결승전, 서류전형→필기시험→면접 이렇게 2단계 아니면 많아야 3단계가 일반적이지만 유독 양주시 ‘전국 고등셰프 경연대회’는 심사가 복잡하다.
참가 신청을 하면 서면심사를 거쳐야 하고 이를 통과해야 예선을 치를 수 있다. 이어 예선을 통과하면 본선에 이르러 최종인 줄 여기지만 그런게 아니다. 결선이라는 게 또 있다.
서면심사→예선→본선→결선이라는 까다로운 절차를 만들어 놨다.
여하튼 양주시가 지역 대표축제인 회암사지 왕실축제와 연계해 준비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29개 고등학생팀이 참가 신청했다.
양주시 18개팀을 비롯해 인천 7개팀, 서울 2개팀, 수원 1개팀, 경북 영주 1개팀이 참가 신청했으며, 이 가운데 서면심사를 통과한 21개팀이 예선 진출 후보에 올랐다.
사전 서면심사는 외식·조리 분야 전문가 3인이 ▷주제 적합성(양주·회암사지·왕실축제) ▷축제 판매 가능성 ▷창의성 ▷재료 현실성 ▷스토리텔링 설명력 이렇게 5개 항목을 기준으로 점수를 부여했다.
▶예선 11개 팀 선발… 본선 통과 결선행 3개 팀은 ‘춘장·삼도일미·당충전소’

본격적인 현장 심사는 5월 7일 한국외식과학고등학교 한식조리실습실에서 진행된 예선에서 시작됐다. 이날 예선에는 사전심사를 통과한 21개 팀이 참가했고, 이 가운데 11개 팀이 본선 진출팀으로 선발됐다.
이후 5월 16일 본선 역시 같은 장소에서 치러졌으며, ‘춘장’, ‘삼도일미’, ‘당충전소’ 이렇게 3개팀이 결선 진출자로 선정됐다.
본선 심사에서는 ▷학생들의 창의성 ▷현장 조리능력 ▷메뉴 구성력 ▷조리 과정의 위생과 시간 배분 등 실제 조리사로서의 기본기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결선에 진출한 3개 팀의 대표 메뉴는 단순한 조리작품을 넘어, 양주 지역의 농특산물과 상징을 온전히 담아낸 도시형 창작 요리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이들 메뉴에는 양주산 부추와 쌀이 주요 식재료로 활용됐으며, 특히 한 팀은 양주시 공식 SNS 캐릭터인 ‘별산이’를 형상화한 화과자를 선보이며 시정 홍보와 연계 가능한 킬러 콘텐츠 가능성까지 입증했다.
‘춘장’ 팀의 메뉴 ‘부추구수계’는 양주산 부추를 주재료로 사용해 향긋하고 구수한 풍미를 살렸다. 부추와 닭고기의 조화를 통해 건강함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이 요리는 축제형 먹거리뿐 아니라 지역 식당의 신규 메뉴로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삼도일미’ 팀은 ‘쌀맛에 취한 소(완자꼬치)’라는 메뉴를 통해 양주산 쌀을 적극 활용했다. 쫄깃한 완자와 간장 베이스의 소스를 곁들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간편식 형태로 구성돼 도시락 및 야외 축제 식음 콘텐츠로서도 우수성을 보였다.
‘당충전소’ 팀은 양주시 공식 SNS 캐릭터인 ‘별산이’의 얼굴을 형상화한 화과자를 직접 디자인해 제작했다. 이 메뉴는 단순한 디저트를 넘어 ‘도시 브랜드를 먹는 경험’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획형 요리 콘텐츠로, 축제 굿즈화, SNS 바이럴 콘텐츠화, 기념품 상품화 등 다방면으로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결선은 6월 14~15일, 양주시 회암사지 왕실축제 행사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결선 진출팀들은 축제 관람객 앞에서 요리를 직접 조리하여 판매할 예정이며, 심사위원단은 현장에서 ▷메뉴의 맛 ▷판매력 ▷시민 반응 등을 종합해 최종 수상팀을 결정한다.
▶수상작, 지역 상권에 공급 예정…고읍지구 등 활성화 기대

이번 대회의 핵심은 수상에 그치지 않는다. 양주시는 결선 수상작을 중심으로 레시피를 재정비해 고읍지구 등 지역 상권에 직접 공급할 방침이다. 이는 기존 음식점들의 메뉴 차별화, 신메뉴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소상공인들에게 ‘즉시 적용 가능한 창작 요리’를 제공함으로써 실질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그동안의 과정에서 심사위원단은 대회를 통해 드러난 청소년 셰프들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호경 서정대 교수는 “학생들이 주제에 충실하며 창의적으로 구성한 메뉴들은 도시 브랜딩의 소재가 될 수 있을 만큼 완성도가 높았다”고 했다.
이재상 경동대 교수는 “비록 일부 팀은 메뉴 스토리텔링이 부족했지만, 전반적으로 축제형 대회로 매우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양주시의 ‘전국 고등셰프 경연대회’는 지역축제와 교육, 상권을 잇는 복합형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예정이다. 양주시는 대회를 정례화하고, 청소년 셰프 콘텐츠를 중심으로 도시 브랜드를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 접시의 요리로 도시를 바꾼다.”
양주에서 시작된 이 작은 변화는 앞으로 더 많은 청소년, 더 많은 상점, 더 많은 시민을 움직이게 만들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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