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작업실] (25) 황정민 무용수·안무가

어태희 2025. 5. 21.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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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춤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마산 출신의 무용수 황정민(30)씨는 춤을 통해 고향을 더 즐겁고 활기찬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예술가다. 그가 그려내는 춤선(춤의 흐름)은 지역 곳곳의 이야기를 품고 흐른다. 마산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은 춤을 통해 사람과 공간, 공동체를 잇는 작은 무대이자 예술적 거점이다.

어릴 때부터 춤 기반한 활동 즐겨
학원 빌려 연습하다 작업실 구해
2019년 무용단체 ‘ART DM’ 결성

어시장 등 명소 배경 안무 제작
춤으로 지역 매력 널리 알리고
예술가 발굴·역량 키우고 싶어

황정민 무용수가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거울을 보며 안무 창작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황정민 무용수가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거울을 보며 안무 창작을 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무용을 위해서는 넓은 공간이 꼭 필요하겠다. 처음 연습실을 마련하기 전엔 어떻게 연습했나.

△예전에는 지역의 무용학원 원장님들께 부탁을 드려, 학원이 비는 밤 시간을 활용해 연습했는데 한계가 있었다. 서울에 공연 참여차 다녀오면서 느낀 게, 서울에는 대여 가능한 연습실이 많지만 마산엔 그런 공간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팀을 위한 연습 공간을 마련하고, 동시에 대여도 할 수 있게끔 지금의 연습실을 만들게 됐다.

-연습실 입구에 방명록처럼 메모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연습실을 대여한 사람들이 쓴 것인데, 어떤 사람들이 찾나.

△의외로 지역에 춤을 좋아하는 일반인들이 많더라. 그런 분들이 자주 온다. 학생들도 축제나 공연 준비할 때 학교 공간이 부족하면 우리 연습실을 찾기도 한다.

-연습실에 온 방문객과 연결된 사례가 있는지.

△연습실에 춤을 추러 온 분이 있었는데, 움직임이 인상 깊어 자연스럽게 팀에 함께하게 됐다. 춤을 좋아해서 스스로 찾아온 사람을 만나면, 그 마음이 궁금해지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진다. 춤이라는 매개를 통해 낯선 이들과도 금세 가까워질 수 있고, 그 안에서 관계와 커뮤니티가 만들어진다. 단순히 연습을 위한 공간을 넘어서, 춤을 좋아해서 찾아온 이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고,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ART DM이라는 춤 단체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춤꾼’끼리의 연결이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

△현재는 무용 단체 ‘ART DM’을 운영하며, 지역에서 춤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춤을 전공한 청년들이 졸업 후 결국 지역을 떠나거나 춤과 전혀 다른 일을 선택하게 되는 현실이 늘 안타까웠다. 전공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춤을 계속 출 수 있는 환경만 마련된다면 지역에 남아 활동을 이어가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는다. 각자의 자리에서 춤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지역도 함께 풍성해질 것이다.

-연습실을 기반으로 지역의 춤꾼들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획도 하고 있나.

△연습실을 기반으로 지역의 춤꾼들이 서로 연결될 수 있는 프로그램들도 기획 중이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안무가들이 안무를 공유하고 나누는 ‘댄스 딜리버’ 워크숍과, 일반 시민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케이팝, 한국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수업도 운영할 예정이다. 춤을 매개로 새로운 사람들과 관계가 만들어지고, 함께 호흡하며 창작하는 경험이 자연스럽게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ART DM은 2019년 결성됐다고 들었다. 어떻게 단체를 만들게 됐나.

△어릴 때부터 춤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하고 만들어내는 걸 좋아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꾸준히 다양한 예술 활동을 이어왔지만, 문득 그런 일들을 혼자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역 안에서 같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더 의미 있고 즐거울 거란 확신이 생겼고, 그 마음으로 ART DM을 만들게 됐다.

-ART DM의 활동에는 지역성을 담은 창작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팀의 구성원들은 모두 춤을 사랑하면서 동시에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춤과 사람’, ‘춤과 지역’을 잇는 작업으로 이어지게 됐다.
황정민 무용수가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거울을 보며 안무 창작을 하고 있다.

황정민 무용수가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위치한 작업실에서 거울을 보며 안무 창작을 하고 있다.

-어떤 춤들을 만들었나.

△창원 부림시장, 마산 어시장, 창원향교, 진해 편백숲, 임항선 그린웨이 등 지역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무대 삼아 작품을 만들어왔다. 작년에는 밴드 노브레인의 ‘Come On Come On 마산스트리트여’라는 노래를 바탕으로, 발레와 대중무용을 결합한 창작 공연을 선보였다. 올해는 ‘어시장 할머니’를 모티브로, 몸빼바지를 입고 관절을 툭툭 두드리는 몸짓을 중심으로 한 안무를 구상하고 있다.

-개인으로도 지역과 관련된 춤을 많이 선보였다. 지역에 대한 애정이 깊어 보인다.

△마산 어시장을 배경으로 안무를 만든 적이 있는데, 마산이라는 도시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무대 위에서도 충분히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될 수 있다고 느꼈다. 지역을 춤으로 풀어낸 작업은 거의 없었기에, 춤을 통해 지역의 매력을 좀 더 대중적으로 알리고 싶었다.

-무용수로서 목표가 ‘전국무용제’라고 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전국무용제 출전 자격이 걸린 경남무용제에 나서는데.

△그렇다. 이번에 ART DM과 함께 경남무용제에 나선다. 한국무용 장르로 예전부터 품어온 생각을 담았다. 누구나 어려운 순간을 겪는데, 때로는 그 감정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이번 작품은 머무르지 않고 다시 희망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다양한 일을 하고 있다. 무용수이자 안무가, 공간의 운영자, ART DM 대표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

△계속해서 춤과 지역, 춤과 사람을 연결하려 한다. ART DM은 지역 예술가들의 역량을 높이고, 또 좋은 아티스트를 발굴할 수 있는 단체로 일구고 싶다. 또 춤을 배우고 체험하면서 관련 예술굿즈를 파는 복합문화공간도 만들고 싶다. 개인적으론 현재 무용 교육을 하고 있는데 시니어, 장애인 등 다양한 대상과 함께 춤을 나누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어태희 기자 ttott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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