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족쇄 푼 대구, 32㎢ 거대 실험실로…글로벌 로봇 표준 쓴다

이승엽 2025. 5. 2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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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알파시티의 한 이면도로.

배송 로봇이 보행자 사이를 누비며 장애물을 피한다.

대구시는 당시 패착으로 지적됐던 '대구 전역'이라는 모호한 사업지를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첨단 제조존)와 수성구 수성알파시티(AI 혁신존) 등 핵심 거점 32.16㎢로 압축하며 전문성을 보강했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2026년 한 해에만 1,5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등 AI 로봇 분야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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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도전만에 ‘AI 로봇 글로벌 혁신특구’ 지정
규제특례 및 해외 실증·인증 지원 나서
대구가 21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AI 로봇 글로벌 혁신특구에 지정됐다. 관련 특구가 구축되는 달성군 국가테스트필드 전경. <대구시 제공>

대구 수성알파시티의 한 이면도로. 배송 로봇이 보행자 사이를 누비며 장애물을 피한다. 2전까지는 보행자 얼굴을 일일이 가리는 '비(非)식별화' 작업에 막대한 시간이 소요됐으나 이제는 영상 원본을 AI가 즉시 학습해 판단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졌다. 법적 근거가 없거나 규제에 가로막혔던 첨단 기술들이 '전면 허용'되는 거대한 테스트베드가 열렸기 때문이다. 대구시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국내 최초 'AI 로봇 글로벌 혁신특구'로 최종 지정되며 글로벌 로봇 수도로의 도약을 공식화 했다.

◆'2전 3기' 끝에 거머쥔 혁신 기회…면적 32.16㎢의 거대 실험실

이번 지정은 지난 2023년 말 1차 공모 탈락의 고배를 마신 뒤 이뤄낸 재도전의 결실이다. 대구시는 당시 패착으로 지적됐던 '대구 전역'이라는 모호한 사업지를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첨단 제조존)와 수성구 수성알파시티(AI 혁신존) 등 핵심 거점 32.16㎢로 압축하며 전문성을 보강했다.

특구 운영은 다음 달 1일부터 2029년 5월까지 4년간 보장된다. 성과에 따라 최대 2년의 추가 연장이 가능해 대구는 최장 6년간 인공지능 로봇 분야의 파격적인 규제 특례를 누리게 된다. 특히 하드웨어 제조 기반과 소프트웨어 인프라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기획-실증-인증-수출'*로 이어지는 원스톱 생태계를 구축했다.

◆영상 원본 학습·도로 실증 '전면 허용'…글로벌 유니콘 정조준

가장 파격적인 변화는 데이터 활용 범위다. 연구 목적에 한해 정보 주체의 동의가 없어도 AI 로봇이 영상 데이터를 촬영·수집·처리하는 것이 허용된다. 달성군 현풍읍에서 로봇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박 모 씨(35)는 "데이터 가공비용이 전체 개발비의 30%를 넘었는데, 원본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개발 주기가 두 달 이상 단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단순한 규제 완화를 넘어 시장 진출을 위한 패키지 지원도 병행된다. 기획 단계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한 해외 인증 취득을 돕고, 독일 프라운호퍼 IML 등 세계적 연구기관과의 국제 공동 R&D(연구개발)를 통해 기술 스탠다드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대구시는 이를 통해 2026년 한 해에만 1,5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하는 등 AI 로봇 분야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세웠다.

◆지역별 특화 전략과 글로벌 영토 확장

중기부는 대구와 함께 경남(차세대 첨단위성), 대전(합성생물학 기반 첨단 바이오제조)을 이번 2차 글로벌 혁신특구 대상지로 확정했다. 각 특구는 국내에서 실증이 어려운 첨단 분야를 해외 수요처에 맞춰 개발하고 인증받는 '한국형 혁신 클러스터'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혁신특구 지정은 국가로봇테스트필드와 연계되어 대구 로봇 산업의 질적 도약을 완성하는 화룡점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구 달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승환씨(41)는 "출퇴근길에 도로 청소 로봇이나 순찰 로봇을 더 자주 보게 될 것 같다"며 "지역 대표 산업이 자동차 부품에서 로봇으로 넘어가는 게 체감된다"고 전했다.

대구시는 올해 1조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목표로 로봇 앵커 기업과 R&D 센터를 집중 공략하며 '글로벌 AX(인공지능 전환) 선도 도시'로의 행보를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