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등’ 품은 섬 비경 눈에 담자… 추억은 한 편의 영화가 된다

김기준 기자 2025. 5. 21. 19:59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이작도

청록빛 바다 한가운데서 봉긋하게 솟아오른 금빛 모래의 세상. 대이작도 '풀등'은 길이 5㎞, 폭 1㎞의 광활한 모래섬이다.

하루 두 번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 때만 모습을 보여 주는 풀등은 신기루처럼 보이기도 한다. 1967년 섬마을 사람들의 사랑과 정서를 담은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촬영지, 삼신할미약수터와 구름다리가 출렁이는 부아산, 공중파 방송 '1박2일' 팀이 즐겁게 놀다 간 섬. 여객선 요금도 대중화됐겠다, 초여름엔 이작도로 여행을 떠나 보자. <편집자 주>

'청정자연 생태계의 보고'임을 인정받아 2004년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풀등이 나타나면 '꼬마보라맛조개'와 '광어' 같은 185종의 바다생물들이 일제히 생명의 호흡을 하고 초여름 햇살 같은 사람들의 웃음이 메아리친다. 30∼40년 전만 해도 썰물 때가 되면 꽃게, 새우, 광어 등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이작도엔 25억 년의 나이를 먹은 한반도 최고령 암석이 존재한다. 25억1천만 년 전 암석으로 추정되는 '둘얼래'는 물고기가 너무 많아 돌을 던져 잡았다는 데서 유래했다. 둘얼래 암석을 보고 싶다면 작은풀안해변에서 큰풀안해변으로 이어지는 해안덱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의 작은풀안해변 전경.

대이작도 부아산(162m)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서해의 장대한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장골마을 뒤쪽으로 위치를 잡으면 대이작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산 초입에서 30분 정도만 올라도 소이작도, 풀등, 덕적군도가 한꺼번에 들어온다.

정상부에 놓인 7m 높이의 구름다리는 이작도의 또 다른 매력 코스다. 주변의 섬들을 휘휘 둘러보며 곡예하듯 걷는 기분은 마치 신선이 된 것 같다.

섬마을 사람들은 부아산이 섬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산이라 믿고 살았다. 산의 형상이 여인이 아이를 업은 모습을 닮아 아이를 점지해 준다는 것이다. 실제 산 초입에 있는 약수터에서 샘솟는 물을 떠 놓고 기도를 해 아이를 가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이작도는 영화 '섬마을 선생님'이 촬영된 곳이다. 당시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이 히트를 쳤는데, 영화감독 김기덕이 대이작도를 영화의 공간으로 설정하며 제작했다.

대이작도는 전깃불도 들어오지 않던 시절이었는데, 휘황찬란한 조명을 받은 마을 사람들은 환상의 세계를 경험했다. 아기부터 초등학생, 어른들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엑스트라로 출연했다. '전국에서 영화배우를 가장 많이 배출한 마을'이란 별칭까지 얻을 정도였다.
대이작도 전경.

영화의 주 무대는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남은 '이작초등학교 계남분교'다. 계남분교엔 당시 전교생이 70여 명에 이르렀다고. 옛날 모습 그대로의 '푸세식 화장실'과 작은 교실, 낡은 칠판. 계남분교는 가난했지만 사랑만으로 가슴 설레고 행복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대이작도의 풍광과 역사·문화 아이콘이 넘치다 보니 몇 년 전엔 공중파 인기 여행 프로그램 '1박2일' 출연진이 찾아와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옹진을 새롭게, 군민을 신나게'란 모토로 뛰고 있는 옹진군은 대이작도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대이작도 특산물인 우무를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트레킹 코스, 공연 등을 접목한 '이야기 걷기 축제'도 개최하려 한다"며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를 더 꼼꼼하고 즐겁게 하도록 주민들의 역량 강화 교육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준 기자 gjkim@kihoilbo.co.kr

사진= <옹진군 제공>

Copyright © 기호일보. 무단전재, 재배포, AI학습·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