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등’ 품은 섬 비경 눈에 담자… 추억은 한 편의 영화가 된다
청록빛 바다 한가운데서 봉긋하게 솟아오른 금빛 모래의 세상. 대이작도 '풀등'은 길이 5㎞, 폭 1㎞의 광활한 모래섬이다.
하루 두 번 바닷물이 빠지는 간조 때만 모습을 보여 주는 풀등은 신기루처럼 보이기도 한다. 1967년 섬마을 사람들의 사랑과 정서를 담은 영화 '섬마을 선생님'의 촬영지, 삼신할미약수터와 구름다리가 출렁이는 부아산, 공중파 방송 '1박2일' 팀이 즐겁게 놀다 간 섬. 여객선 요금도 대중화됐겠다, 초여름엔 이작도로 여행을 떠나 보자. <편집자 주>
'청정자연 생태계의 보고'임을 인정받아 2004년 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정된 풀등이 나타나면 '꼬마보라맛조개'와 '광어' 같은 185종의 바다생물들이 일제히 생명의 호흡을 하고 초여름 햇살 같은 사람들의 웃음이 메아리친다. 30∼40년 전만 해도 썰물 때가 되면 꽃게, 새우, 광어 등을 손으로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

대이작도 부아산(162m)은 그다지 높지는 않지만 정상에 오르면 서해의 장대한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장골마을 뒤쪽으로 위치를 잡으면 대이작도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산 초입에서 30분 정도만 올라도 소이작도, 풀등, 덕적군도가 한꺼번에 들어온다.
정상부에 놓인 7m 높이의 구름다리는 이작도의 또 다른 매력 코스다. 주변의 섬들을 휘휘 둘러보며 곡예하듯 걷는 기분은 마치 신선이 된 것 같다.
섬마을 사람들은 부아산이 섬사람들에게 생명을 주는 산이라 믿고 살았다. 산의 형상이 여인이 아이를 업은 모습을 닮아 아이를 점지해 준다는 것이다. 실제 산 초입에 있는 약수터에서 샘솟는 물을 떠 놓고 기도를 해 아이를 가졌다는 사람들이 많다.
대이작도는 영화 '섬마을 선생님'이 촬영된 곳이다. 당시 이미자의 노래 '섬마을 선생님'이 히트를 쳤는데, 영화감독 김기덕이 대이작도를 영화의 공간으로 설정하며 제작했다.

영화의 주 무대는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남은 '이작초등학교 계남분교'다. 계남분교엔 당시 전교생이 70여 명에 이르렀다고. 옛날 모습 그대로의 '푸세식 화장실'과 작은 교실, 낡은 칠판. 계남분교는 가난했지만 사랑만으로 가슴 설레고 행복했던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대이작도의 풍광과 역사·문화 아이콘이 넘치다 보니 몇 년 전엔 공중파 인기 여행 프로그램 '1박2일' 출연진이 찾아와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도 했다.
'옹진을 새롭게, 군민을 신나게'란 모토로 뛰고 있는 옹진군은 대이작도를 더욱 아름답게 가꾸려는 노력을 시작했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대이작도 특산물인 우무를 활용한 먹거리를 개발하고 트레킹 코스, 공연 등을 접목한 '이야기 걷기 축제'도 개최하려 한다"며 "관광객들을 위한 안내를 더 꼼꼼하고 즐겁게 하도록 주민들의 역량 강화 교육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준 기자 gjkim@kihoilbo.co.kr
사진= <옹진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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